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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랑길 21코스는 무안군 망운면을 떠나 운남면 동쪽을 북에서 남으로 가르며 내려가는 전체적으로 평탄한 경로를 걷는다. 운해로 도로를 따라 내려가는 길은 도로를 벗어나며 신촌마을, 원하묘마을을 거쳐 해안으로 나가서 해안길과 들길을 번갈아 걷는다. 동암마을, 용동마을을 지나 신기 저수지를 지난 길은 죽산마을과 간척지 논길을 가로질러 영해마을에서 코스를 마무리한다.

 

무안 21 코스는 용동마을에서 운해로 도로를 따라 시작한다. 운해로는 무안군의 현경면에서 시작하여 망운면, 운남면 읍내를 거치는 무안의 동맥과 같은 역할을 했던 도로이지만 지금은 신안과 목포로 이어지는 77번 국도가 있어서 오가는 차량이 많지는 않다. 운남면으로 길을 출발한다.

 

무안의 농어촌 버스들은 운해로를 따라서 운행한다. 용동은 망운면이지만 다음 정거장인 두곡마을은 운남면이다.

 

작년에 수확해서 저온 창고에서 보관하던 양파가 출하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상당한 기간이 흘렀음에도 싱싱해 보인다. 창고 바깥에 쌓인 보관 기구들이 얼마나 많은 양파를 이곳에서 보관했었는지 짐작하게 한다. 저온 창고에 들어가기 전에 강한 통퐁 시설로 건조 작업을 거친 후에 약 0도에서 저온 보관하면 8개월까지는 보관할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출하 전에 선별 장치와 사람 손을 거치기는 한다.

 

운해로 도로는 고가도로를 통해서 77번 국도를 가로질러서 두곡마을로 향한다. 남쪽으로 내려가는 77번 국도는 김대중대교를 넘어 신안군 압해도로 이어지고 압해대교로 목포로 연결된다.

 

이른 아침 동쪽 하늘은 구름이 많지만, 구름을 뚫고 나오려는 붉은 태양은 아침이 아니라 석양이 아닌가 하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풍경을 만들고 있다.

 

운해로 도로를 따라 걷던 길은 두곡교차로에서 횡단보도로 국도를 가로질러 국도 건너편으로 길을 이어간다.

 

얼마간 국도 옆의 농로를 따라 걷다가 좌회전하여 들길로 접어든다.

 

구릉지의 들길을 따라 내려온 길은 운남신촌로 도로를 따라서 신촌마을로 향한다. 

 

하묘리에 속한 신촌마을을 지나 남쪽으로 계속 진행한다.

 

구릉지가 이어지는 무안 들판에서 논을 만났다 싶으면 대부분 간척지라고 보면 틀림없다. 방죽골 논길을 통과하여 들길을 이어간다.

 

구릉지 밭 사이로 이어지는 농로가 작아 보일 정도로 주변에 양파밭이 끊임없이 펼쳐져 있다. 이 많은 양파를 심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일 텐데 하면서 길을 이어갈 뿐이다.

 

벌거벗은 배추라고 해야 할까? 대머리 배추라고 해야 할까? 가을에 배추를 묶어 주는 여부에 따라 얼마나 큰 차이를 보이는지 그 결과를 실제로 만나는 현장이다. 속배추로 활용하는지, 그냥 버려지는 것인지 모를 일이다.

 

원하묘마을 인근을 지나는 길, 물 빠진 갯벌을 비추는 햇살을 보면 해안으로 나간다.

 

오랜 세월의 흔적을 가진 해안 둑방길을 따라 길을 이어간다. 

 

청계만을 사이로 바다 건너편은 톱머리 해변이다. 물이 빠져서 바닥이 드러난 먼 갯벌에는 푸릇푸릇 감태가 마치 잔디밭처럼 자리를 잡았다.

 

잠시 해안길을 걸었던 길은 다시 농로를 따라서 들길로 들어간다. 흐린 하늘이지만 짙은 구름들 사이로 고개를 내밀려는 태양과 구름의 한판 싸움이 벌어지는지 평범하지 않은 하늘에 자꾸 시선이 간다. 

 

멀리 정면으로 유도 섬도 보이는 풍경, 초등학교 시절이었다면 동그란 태양을 그려 넣었을 풍경이다. 한 폭의 유화를 보는듯하다.

유도와 동암마을 방향으로 이동하는 길이 동쪽이다 보니 아침 태양을 정면으로 마주한다.

 

다시 해안으로 나오니 어제 서해랑길 20코스로 걸었던 톱머리 해수욕장이 손에 닿을 듯하다.

 

동암마을을 향해서 걷는 해안길에서 황금 해변을 만난다. 구름을 어렵게 뚫고 나오는 태양이 모래사장과 바다를 황금빛으로 물들이고 있다.

 

바다로 길게 뻗어나간 갯길, 육지에서 손에 잡힐듯한 곳에 자리한 유도, 외로이 포구를 지키고 있는 어선까지 모든 것이 자연 속에서 나름 멋을 자아낸다.

 

남동 방향으로 내려오던 길은 남서쪽으로 방향을 돌리며 동암마을을 지난다. 무안 동암묘가 있는 마을이다. 동암묘는 정조의 아버지인 사도세자의 원혼을 달래기 위해서 18세기에 마을의 어른들이 처음 지은 사당이라고 한다. 

 

동암마을을 지난 길은 다시 내륙으로 방향을 잡아서 용동마을로 향한다.

 

걷기 여행을 하다 보면  용과 관련된 마을 이름이 많은데 용동마을도 마을의 지형이 용꼬리를 닮았다고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전국적으로 1,200개가 넘는다고 한다. 

 

구릉지의 들판길을 걷는 여정 멀리 신기저수지가 보이기 시작한다. 서해랑길은 신기저수지 동쪽을 살짝 지나쳐 간다. 종점까지 3.5Km 정도가 남았다.

 

신기 저수지를 지나 작은 언덕을 넘으면 죽산마을이다. 

 

죽산마을 골목길을 빠져나간 길은 우측으로 마을회관을 두고 양금로 도로를 가로질러 들길을 이어간다.

 

1월 말에 만나는 배추밭 풍경이 생경스럽다. 겉모양은 시든 것처럼 보여도 가을에 잘 묶어 두었으니 한 꺼풀 벗겨 내면 단맛이 감도는 월동배추로 소비자에게 전달될 것이다. 남부 지방의 월동 배추는 2월까지도 출하된다고 한다. 속배추에 쌈 싸 먹는 상상을 하니 슬그머니 입안에 군침이 고인다.

 

양파밭 지평선은 상상도 못 했다. 물론 구릉지라 보이는 착시이기는 하지만 무안의 엄청난 양파 재배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이다.

 

어느덧 운남면 남단까지 내려왔다. 운남면 남단은 거대한 간척지가 자리한 곳이다. 들판 너머 야트막한 대박산과 북쪽의 운남면 읍내 방향도 돌아본다. 1960년대부터 70년대까지 이루어진 간척 사업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농경지이다.

 

간척지 논길을 거쳐 영해로 도로에 올라서면 이제 21코스 종점까지 8백 미터가 남는다.

 

1970년대 이전만 해도 섬이었던 영해도는 간척사업으로 이제는 걸어서 들어간다. 간척 이전만 해도 물이 들어오면 거대한 호수처럼 보여서 영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영해마을로 들어가는 길 옆으로는 해당화를 정성스럽게 심어 놓았다. 마을을 가꾸는 정성이 느껴진다.

 

영해마을 입구에서 21코스를 마무리하고 바로 22코스를 이어서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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