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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를 빠져나와 무안군 삼향읍으로 넘어간 길은 마동마을과 마갈마을을 지나 봉수산 자락의 고개를 넘으면 이후로는 복룡마을을 거쳐 도림천으로 나가서 청계면까지 이르는 완만한 길을 걷는다.

 

삼향동주민센터를 떠나 영산로 대로를  따라 북쪽으로 이동하는 길은 워낙 큰 대로이고 다니는 자동차도 많다 보니 곳곳에 육교가 많다. 육교를 보면 어린 시절 크기가 작은 초등학교로 가려면 육교를 건너야 했었는데, 그 당시만 해도 안전장치가 많지 않다 보니 오르내리는 길이 무서웠었다. 수도권에서는 많이 사라진 풍경이기도 하다.

 

길은 목포 IC를 앞에 두고 좌회전하여 들길로 나간다.

 

목포시 북쪽 가장 끝자락의 대양동을 걷는 길은 1번 국도 고하대로 아래의 굴다리를 통과하여 목포를 벗어난다.

 

1번 국도를 지나 해안으로 나가는 길은 마동마을 방조제를 지나면서 목포시 대양동에서 무안군 삼향읍으로 넘어간다. 이곳도 바다였던 곳인데 방조제가 생기면서 논도 생기고 큰 도로도 뚫렸다.

 

영암과 목포 구간을 지나면서 보지 못했던 갯벌을 오래간만에 만난다. 서해 다운 갯벌이다.

 

곳곳에 잔설이 남아 있는 해안길을 따라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길을 이어간다. 남서쪽으로는 목포와 신안군 압해도를 연결하는 압해대교도 멀리 보인다.

 

해안길을 따라 북쪽으로 이동하는 길은 복구 방조제를 지난다.

 

특이한 이름을 가진 복구마을을 지나는 길, 내륙으로는 뾰족한 봉수산(207m)을 보면서 걷고, 바다 쪽으로는 멀리 중도와 우도를 보면서 걷는다.

 

복구마을에서 왕산로 도로로 나오니 복구마을의 이름이 무슨 뜻인지 얼추 유추하게 된다. 복 복(福) 자와 입 구(口) 자이니 복이 들어오는 마을이라 풀이를 해도 좋겠다.

 

얼마간 해안 도로를 따라 걷는다. 귀마개를 착용하고 걸으니 날은 서늘해도 땀 없이 뽀송뽀송하게 걸으니 좋다.

 

왕산로 도로를 벗어나 마을길로 들어서는데 이 동네는 바다를 바라보는 언덕에 새로 지은 예쁜 집들이 많았다. 경치 좋은 위치한 전원 마을이다. 목포와 멀지 않은 곳에서 전원생활을 하고 싶은 이들에게 좋은 선택지가 아닌가 싶다.

 

목마른 말이 물을 마시는 지형이라는 유래와 칡이 많았다는 유래를 가지고 있는 마갈 마을을 지나면 봉수산 자락을 넘는 고개로 향한다.

 

고도 1백 미터를 넘지 않는 높지 않은 고갯길이지만 높이가 조금 높아졌다고 이곳의 눈은 녹지 않았다.

 

고개를 넘어가니 산 아래로 무안삼향농공단지가 시야에 들어온다. 고개를 넘기 이전부터 고약한 냄새가 이마를 찌푸렸는데 고개를 넘으니 산 아래에 돼지 농장이 자리하고 있었다. 무안군이 전남에서 압도적으로 돼지 사육 농가가 많은 현실을 처음으로 만나는 순간이다. 무안군의 대표적인 특산품인 양파만큼이나 돼지는 무안군의 대표적인 생산품이다. 그러하니 길을 걸으며 후각으로 양돈장의 존재를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밖에 없다.

 

고개를 내려가면 복룡마을을 지나간다. 용이 엎드려 있는 지형이라고 붙은 마을 이름이라고 한다. 커다란 나무와 함께 있는 마을 쉼터에서 마을의 역사가 느껴진다.

 

복룡마을을 빠져나온 길은 북쪽의 저수지를 보면서 이동한다.

 

마을 앞바다에 달이 비친다 해서 월호마을이라는 붙였다고 하는데, 예전의 바다는 간데없고 지금은 작은 저수지와 논뿐이다. 저수지 둑방길에 깔끔하게 조성된 산책길을 걷는데, 마을 청년 서너 명이 지나가며 반가운 인사를 건넨다. 어디를 가나 처음 만나도 인사를 주고받는 동네는 좋은 인상을 남긴다.

 

색은 조금 바랬지만, "천하농자지대본", "신명 나는 마을"이라 적힌 마을 벽화를 보니 반갑게 인사를 건네며 지나던 청년들과 밝은 마을 분위기가 전혀 무관하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월호마을을 지난 길은 지산천을 지나서 도림천 방향으로 이동한다. 옛날에는 이곳까지 바닷물이 들어왔을 텐데 지금은 온통 논이다.

 

지산천을 지나 도림천에 이른 길은 둑방길을 따라서 길을 이어간다. 맑고 푸른 하늘에 하천과 콘크리트 둑방길이라는 비슷한 풍경이 계속 이어진다. 인기척에 놀라 하늘로 후드득 날아오르는 철새들, 옆지기와 나누는 이런저런 수다가 적막을 깨운다.

 

길은 어느덧 무안군 삼향읍을 지나 청계면으로 들어왔다. 도림천을 건너는 다리도 지나고 하수처리장도 지나니 멀리 청계면 읍내가 성큼 발 앞으로 다가온다.

 

청계면 읍내로 들어서니 서해랑길 19코스가 끝나간다는 설렘에 발걸음이 가볍다.

 

청계 119 안전센터를 지나 도남교 다리 앞에서 우회전하여 도로를 따라가면 교차로에서 국립목포대학교 도림캠퍼스를 만난다.

 

청계면 복합센터에서 코스를 마무리한다. 승달산에서 맑고 깨끗한 물이 흐른다고 하여 마을이름을 청계리라 했다는데, 서울의 청계천과 같은 한자를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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