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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학도 공원을 지나온 서해랑길 18코스는 목포항 해안길을 걸으며 목포종합수산시장과 항동시장을 지나고 항동 보리밥골목을 통해서 작은 언덕 위에 위치한 목포진지와 목포진역사공원을 지난다. 언덕을 내려오면 시가지를 걸어 목포근대역사관에 이르고 역사관 옆길을 통해서 본격적으로 유달산에 오르기 시작한다. 길은 유달산 정상으로는 가지 않고 유달산장에서 좌측으로 빠져서 숲 속 산책로를 걷는다. 일부 구간이 유달산 둘레길과 함께 간다. 

 

원래의 서해랑길 경로는 공원 안쪽에서 산책로를 따라 걷다가 공원을 나오지만, 우리는 목포 요트 마리나와 목포어린이바다과학관이 있는 해안으로 조금 일찍 빠져나왔다. 공원 내부의 다리를 몇 개 거쳐 가야 하는데 다리 앞에서 개와 함께 산책하던 시민을 피하다가 길을 놓친 모양이었다. 개줄을 잡고 정신없이 통화를 하고 있는 사람은 피해 갈 수밖에 없었다. 부두 너머 멀리 유달산과 케이블카 정류장이 시야에 들어온다.

 

공원을 빠져나가며 삼학도 복원 공사 전에는 어떤 모습이었길래 엄청난 예산을 들여서 복원 공사를 했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시민들을 위한 좋은 공원이 확보된 것은 좋은데 수로를 파서 상징적으로 섬의 모양을 만든 거대한  조경 공사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는 느낌이었다. 1천2백억이 넘는 예산을 투입한 공사였다.  공원을 나오면 부두에 정박해 있는 어선들을 보면서 부두를 빙 둘러 간다.

 

목포항 부두를 빙둘러가면 목포종합수산시장을 비롯한 시장 골목을 만나게 된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곳이다.

 

오전 10시 조금 지난 시각 아주 이른 점심 식사를 했다. 서포식당이란 곳이었는데 청국장으로 몸도 녹이며 정갈한 반찬으로 배를 넉넉하게 채우고 길을 이어갔다. 

 

식사 후 해안로를 따라 내려가는 길에는 어선에 필요한 다양한 물품을 판매하는 가게들이 자리한 선구의 거리도 지난다. 도시 사람들이 대형마트에서 필요한 각종 물품을 구매하듯이 어민들은 목포에 나오면 이곳을 필수로 다녀가지 않을까 싶다.

 

길은 보리밥 골목으로 우회전하여 골목길 안으로 들어간다.

 

골목길을 지나 계단을 오르면 소년 김대중 공부방을 만나는데, 인근으로 한창 공사 중이었다. 우리 현대사에 사후에 더욱 사랑받는 이런 인물이 또 있을까 싶다. 1930년대에 그가 공부했던 곳으로 건물은 여러 차례  리모델링했고 소년 시절과 정치인 시절의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다. 그의 공식적인 최종학력은 목포상고이다.

 

좌측으로 길을 돌아 목포진지에 이른다. 정면으로 유달산이 눈앞으로 다가온다. 목포진지는 조선 세종 당시 설치된 목포만호진이 있던 자리이다. 홍살문을 지나면 객사를 비롯한 목포진역사공원을 자세히 볼 수 있다.

 

목포진지가 있는 언덕에서 내려오면 목포근대역사문화공간을 걷는다. 곳곳에 일제 강점기에 세워진 건물들이 남아 있는 곳이다. 우측으로 목포근대역사관이 보이는데 길은 한 블록 돌아서 간다.

 

목포근대역사관 2관인 구 동양척식주식회사 목포지점도 지난다. 일제가 조선과 대만의 토지와 자원을 수탈하고 착취하기 위해 세운 회사이다. 영국과 네덜란드의 동인도 회사를 본뜬 것이다. 의열단의 나석주 의사는 경성에서 동양척식주식회사와 조선식산은행에 폭탄을 던지셨다.

 

길은 목포근대역사관 1관 방향으로 오르막길을 오르기 시작한다. 위로 멀리 유달산의 정자와 유선각도 눈에 들어온다.

 

목포근대역사관 1관은 일본 영사관이 있던 자리이다. 이런 역사의 흔적을 만나면서 우리는 다시 그런 일을 겪지 말아야 할 텐데 하면서도, 역사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변하지 않는 이웃나라만큼이나 해방 때나 지금이나 크게 바뀐 것 같지 않아 안타까운 마음이다.

 

오르막길은 노적봉예술공원미술관을 지난다. 목포 출신의 서양화가 소화 김암기 화백의 그림이 많다고 한다.

 

미술관을 지나면 바로 노적봉을 만날 수 있다. 계단을 오르면 바로 주차장을 만난다. 자동차로 올라갈 수 있는 곳이다. 임진왜란 당시 이곳에 대량의 군량미가 있는 것처럼 꾸미고 주민들에게 군복을 입혀서 돌게 하여 병력이 많은 것으로 오인시켜 왜군을 물러가게 했다고 한다.

 

주차장에서 계단을 오르면 충무공 이순신 장군상과 바위 위의 정자도 만난다.

 

바위 계단을 오르니 청년 시절 이곳을 방문했던 추억이 아스라이 떠오른다. 시내 전망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곳인데 천자총통도 풍경에 한몫한다.

 

남쪽과 서쪽의 풍경이다. 남쪽으로는 유동로가 시가지를 가로질러 해안으로 달려가고 목포 여객터미널과 바다 건너 공단도 보인다. 서쪽으로는 유달로가 목포유달초등학교를 지나 해안로로 간다.

 

동쪽으로는 복원한 삼학도가 풍경의 주인공이다. 복원 이전의 모습이 어떠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지금의 모습은 삼학도의 모습이 남아 있는 것 같아 다행스럽다는 생각도 든다. 목포시의 학습 비용이 너무 컸던 것 아닌가 싶다.

 

길은 유달산 정상으로 가지 않고 유달산장 좌측의 유달산 둘레길을 따라 산 중턱의 숲길을 걷는다.

 

유달산 남측의 둘레길은 남향으로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상쾌하게 걸을 수 있었다.

 

오르락내리락 숲길은 평일임에도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양쪽에 스틱을 든 어르신들도 한두 분이 아니었다. 아주 평이하지도 거칠지도 않은 매력적인 숲길이었다.

 

케이블카 승강장 아래쪽에 있는 연못도 통과한다. 일제강점기에 쓰였다는 수원지라고 한다. 

 

수원지를 지나면 케이블카 승강장으로 이어지는 갈림길을 만난다. 케이블카는 바다 건너 고하도로 이어진다. 고하도는 목포대교로 육지와 연결되어 있는 곳이다. 아리랑고개라 불리는 곳도 넘는다.

 

길은 고하도로 연결되는 케이블카 아래를 통과하여 이어진다.

 

드디어 앞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낙조대에 도착했다. 석양이 질 때면 그 진가를 발휘하겠지만 날이 쾌청한 대낮에 보는 전망도 훌륭하다.

 

앞바다의 고하도와 우측으로는 육지와 고하도를 연결하는 목포대교를 조망할 수 있다. 제주 가는 배를 타면 통과하는 다리이다. 고하도 해안으로 조성된 데크길도 보인다.

 

목포 대교 앞으로 목포해양대학교도 눈에 들어온다. 서쪽으로 향하던 길은 낙조대를 지나면 유달산 정상을 우측에 두고 북쪽으로 길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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