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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호와 영산호를 연결하는 수로 중간에 있는 세한대학교 앞에서 시작하는 서해랑길 17코스는 전체적으로 완만한 길을 걷는다. 수로를 따라 올라가다 영산강 강변을 따라 북서쪽으로 이동하고 영산재와 농업테마공원을 지나면 전라남도농업박물관 앞을 돌아 삼호대교를 건너서 목포지방해양수산청 앞에서 여정을 마무리하는 길지 않은 길이다.

 

육교를 통해서 삼호읍내로 연결되는 도로를 건너온 서해랑길은 세한대학교 앞에서 여정을 시작한다. 세한교 다리 앞으로 나가서 수로를 따라 걷기를 시작한다. 세한 대학교는 1994년 대불 공대로 시작하여 1996년에 종합대학교로 승격했으며 2012년에 세한대학교로 이름을 변경했고 다음 해에 당진 캠퍼스를 추가로 개교한 사립대학교이다.

 

대학교 주변에 오면 식당이 많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방학이라 그런지 문을 연 식당을 찾기는 어려웠고, 대신 편의점에서 간편식으로 식사를 대신했다. 추운 날씨에 뜨거운 국밥을 먹으니 16코스를 걸으며 꽁꽁 얼었던 몸이 사르르 녹는 것이 참 좋았다. 

 

수로를 따라서 세한대학교의 야구장과 축구장, 골프연습장 옆을 차례로 지나며 캠퍼스를 벗어난다. 편의점에서 음식을 사가는 중국인 학생들을 만났는데 이 학교의 중국인 유학생만 5백여 명에 이른다고 하니 규모가 보통이 아니다.

 

대학교를 지나고 수로를 가로지르는 마지막 다리인 수로교를 지나면 둑방길 안쪽으로 보리를 심어 놓은 넓은 들판이 펼쳐진다. 시야는 푸른 하늘과 들판, 흰구름으로 쾌청한 모습이지만 차갑고 강한 강바람에 온몸이 얼어 버렸다.ㅠㅠ

 

북쪽으로 향하던 수로 끝자락에 이른 길은 북서쪽으로 방향을 틀어서 영산강 강변 둑방길을 따라서 걷는다. 둑방길 위와 아래의 길이 나란히 가므로 둑방 아래로 걸어도 되지만 둑 아래로 걷는다고 바람을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서 둑방길 위로 올라서 길을 걷는다. 이 추위에 귀마개와 장갑이 없었다면 큰 낭패를 볼뻔했다. 지난 여행 때 진도에서 구입한 방한 귀마개가 그나마 체온 유지에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고 있다.

 

출렁거리는 영산강을 옆에 두고 잘 포장된 둑방길을 걷는다. 영산강이 삼호대교가 있는 영산강 하구둑으로 막혀 있으니 영산호라고 부르는 것이 맞을 것이다. 

 

하늘의 뭉게구름은 예쁘기만 한데 왜 이리 바람은 차갑고 강한지, 고개를 들 수가 없다. 한강, 낙동강, 금강과 함께 영산강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4대 강 정비 사업에 포함되었던 강이다. 길이와 강 유역의 면적으로 치며 영산강은 섬진강에 이어 5위의 강이지만 대도시를 지나고 유량이 많은 영산강을 4대 강으로 이르다고 한다. 광주와 전남 지역의 젖줄로 담양군 월산면의 병풍산이 발원지라고 한다. 옛날에는 나주 영산포까지 바닷물이 오가고 홍어를 실은 배가 영산포까지 들어갔다고 한다. 

 

산호리 대촌마을 산호양수장이 있는 까치목길에서 잠시 둑방길이 마을길로 갈아타지만 이내 다시 둑방길로 나간다.

 

강 건너로는 마치 한강변 아파트 단지를 보는 듯한 그림이 펼쳐진다. 무안군과 목포시가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실제로 전남도청이 위치한 남악 신도시는 목포시와 무안군에 걸쳐 있으며 도청의 주소지는 무안군이다. 시외버스를 타고 남악 신도시를 지난 적이 있는데 서울의 주상복합 단지가 빼곡한 도심과 다르지 않았다. 

 

길은 어느덧 한옥호텔 영산재와 멀리 영산강 하구둑이 보이는 위치까지 왔다.

 

강 건너 아파트 단지들도 좀 더 가까이 다가왔고, 뒤를 돌아보면 우리가 걸어온 둑방길은 아득해졌다.

 

길은 수상스키장 좌측, 둑방길 끝에서 한옥 호텔 영산재 방향으로 좌회전하여 호텔 앞으로 나아간다.

 

영산재 호텔 앞으로는 쌀문화테마공원이라는 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아름다운 공원답게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가족 단위의 방문자들이 많았다.

 

길은 영산재 호텔까지 진행했다가 공원 안으로 들어간다.

 

둑방길에서 추위에 떨었던 우리는 날이 춥지만 벤치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하고 길을 이어간다. 추위와 피곤 때문일까? 벤치에 앉은 옆지기는 졸음이 몰려오는지 잠시 눈을 감았다. 따뜻한 곳에 있으면 쉽게 졸리는 것은 경험상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추워도 졸리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아 자료를 찾아보니 우리 몸은 추우면 몸을 경련시켜 열을 내고 열을 내기 위해 에너지를 많이 쓰다 보니 피로감을 쉽게 느낀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추우면 소변도 자주 마려운데 땀으로 가는 수분이 적으니 대신 소변으로 많이 가고 교감신경이 활성화되어 요도에 가해지는 긴장도도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공원의 수로를 넘는 다리를 지나면 우회전하여 도로 쪽으로 나가서 공원을 빠져나간다.

 

공원을 빠져나오면 도로를 가로질러 도로 옆으로 이어지는 산책길을 걷는다.

 

산책길은 길게 이어지지 않고 도로로 나와서 모텔들이 몰려 있는 도로를 따라서 큰길로 빠져나간다.

 

나불외도로라는 도로 이름인데 나불도 유원지에서 전라남도농업박물관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나불도는 섬의 모양이 나불이라는 악기처럼 생겼다고 붙은 이름인데 영산강 하구둑 공사와 대규모 간척 사업을 하면서 육지화되었다. 대불 공단 서쪽 끝에 대아산(183m)이 있는데 대규모 간척지에 들어선 대불공단은 서쪽의 대아산과 동쪽의 나불도의 이름을 합쳐 만들 이름이라고 한다.

 

큰길로 나오니 서쪽으로는 공단을 마주하고 북쪽으로는 영산강 하구둑이 시야에 들어온다.

 

농업박물관 주차장으로 나온 길은 큰길로 나가서 북쪽으로 삼호대교로 향한다. 공중 화장실에서 잠시 정비의 시간을 가졌다. 박물관을 다녀올 여유는 없었고, 정문  앞에 다녀오니 놀이공원 입구처럼 보인다.

 

녹색로 도로 건너편으로 대불 공단을 보면서 북쪽으로 길을 잡는다. 영암군의 끝자락이라고 영암의 명물 무화과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무화과가 있는데 투르키예가 압도적으로 생산량이 많고 이집트, 알제리, 이란 등이 생산량이 많은 국가들이다.

 

호남선 철도와 대불부두를 이어주는 대불선 철교 아래를 지나는데 길 건너로는 영암 F1 자동차 경기장을 홍보하는 스포츠카 조형물이 걸려있다.

 

영산강 하구둑 옆을 지나는 삼호대교에 들어선다. 

 

우측으로 대불선 철교와 영산호를 보면서 영암군을 떠나 목포시로 들어간다.

 

3백여 미터의 삼호대교를 지나면 방조제 위를 걷는다. 도심에서 멀지 않아서 그런지 걷기 하러 나온 시민들도 보이기 시작한다.

 

영산호 표지석 인근 목포시와 영암군의 경계에 "모든 권리는 의무의 이행에서"(To Acknowledge the duty that accompanies every right)라는 독특한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왜 이곳에 저런 문구를 새겨 놓았지? 하는 의아심이 있었는데 알고 보니 YMCA 지원 봉사 단체인 와이즈맨(Y's Men)의 국제 표어라고 한다.

 

목포시로 들어서니 각종 표지판이 난무한다. 서해랑길은 교차로에서 좌회전한다. 직진하면 목포 IC를 지나며 무안군으로 들어가는데 서해랑길 19코스로 가는 길이고 내일 걸을 서해랑길 18코스는 좌회전하여 목포시 외곽을 한 바퀴 돌아간다.

 

17코스의 끝자락, 25호 광장교차로 앞의 육교로 도로를 건넌다.

 

해양수산청, 삼향교 앞에서 서해랑길 17코스 걷기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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