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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아노관광단지를 지난 길은 골프장 옆을 지나며 작은 고개를 넘어 장수마을에 이른다. 장수마을을 지나면 잠시 남쪽으로 돌아서 산을 돌아간다. 인지마을을 지나서 매봉산 자락의 고개를 넘고 계곡을 따라 송촌마을과 후포마을을 지난 다음에는 당포재를 넘어서 당포 정류장에서 14 코스를 마무리한다.
오시아노관광단지에서 그나마 잘 운영되고 있는 것은 캠핑장과 27홀의 오시아노 골프장이다. 우리 같은 뚜벅이에게는 그림의 떡이지만 바다를 보면서 라운딩을 즐길 수 있는 골프장이다. 골프장을 지나면서 작은 고개를 넘는다.
골프장 입구를 지나면 내리막길을 지나며 장수마을 버스정류장을 지난다.
골프장을 지난 길은 도로를 벗어나 장수마을을 향하여 들길을 걷는다. 이곳에 처음 정착하신 분도 백 살을 넘게 살았고 이후로도 장수하는 분이 많았다고 장수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서해랑길은 마을 안으로는 들어가지 않고 마을 앞으로 흐르는 수로를 따라서 남쪽으로 내려간다.
장수마을 앞의 작은 수로를 따라가는 길, 산 중턱에는 어김없이 오래된 폐교가 보인다. 삶은 녹록하지 않았겠지만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했을 계곡 풍경을 상상해 보면 인구 감소가 현실이 된 지금이 마냥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수로 옆 농로를 걷던 길은 다시 도로로 나와서 도로를 따라 걷는다.
장수마을을 거쳐 인지마을에 내려온 시간이 오후 5시, 막차가 있기는 하지만 버스가 인지마을을 거쳐서 읍내에 도착할 시간을 감안하면 두 시간이 넘는 시간을 밖에서 보내야 했다. 생각 끝에 화원면 개인택시를 불러서 읍내로 나갔다. 1만 원 조금 넘는 비용으로 나갈 수 있었는데 읍내로 나가는 길에 배추 수확 현장에 영문으로 된 박스도 있고 컨테이너도 있어서 배추를 수출도 하냐고 물어보니 기사분은 잘 모르시는 모양이었다. 자료를 찾아보니 대만, 캐나다 등지로 연간 2만 톤이 넘는 신선배추를 수출하고 있다고 한다. 대만의 배추 수입국 1위는 한국이다.
저녁식사는 읍내의 상아라는 식당에서 백반으로 해결했다. 멋모르고 백반 두 개 주세요 했는데 벽에 걸린 메뉴판을 보니 점심에만 주문을 받는 백반이었다. 그럼에도 주인은 조금 머뭇거리더니 원하시면 해드릴게요 하면 음식을 준비했다. 돼지불백에 구운 갈치까지 훌륭한 한상이었다.
다음날 아침 인지로 가는 버스는 인터넷에서 찾은 정보대로 정시에 출발했다. 터미널은 따로 없고 주차장 옆 하리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면 된다. 시간표를 메모해 둔다.
다음날 인지마을로 돌아온 우리는 마을 앞을 지나 매봉산 자락의 고갯길을 오르기 시작한다.
고개를 오르는 오르막길에서 만난 목련의 겨울눈을 보니 이곳에는 벌써 봄이 오는 듯하다.
고개를 넘은 길은 송촌마을을 향하여 내리막길을 내려간다. 사람의 인생처럼 오르막이 있으면 늘 내리막이 있지만, 완만한 내리막길은 언제나 좋다.
고개를 넘으며 길은 인지리에서 후산리 송촌마을로 들어왔다.
수확이 끝난 배추밭에 겉잎을 포대에 담아 놓았는데, 아무래도 그 쓸모가 궁금하다. 다른 마을에서도 톤백에 배추 겉잎을 가지런히 담는 모습을 본 적이 있었는데 어떻게 쓰이는지 정말 궁금하다. 사료화하는 기술이 있다고는 하는데 실제로 어떻게 활용되는지 알 수가 없다.
후포마을을 지난 길은 도로를 벗어나 들길로 좌회전하여 산아래의 농로를 따라간다. 그렇지만, 우리는 그냥 도로를 따라 걷기로 했다. 이른 아침 오가는 자동차가 거의 없는 길이라 걸을만했다.
길은 해안 둑방길을 지나며 원래의 서해랑길과 합류하여 도로를 따라 당포재 고개로 향한다.
내륙으로 깊게 들어온 바다를 보며 길을 이어간다. 날은 화창하지만 산 그림자 속에서 길을 걸으니 서늘하다.
당포재 고개로 향하는 길, 좌측 해안 끝 매봉산 아랫자락에는 온덕마을이 자리 잡고 있다. 원래 이름은 온득리였다고 하는데 지금의 이름인 온덕이 따뜻하고 좋아 보인다.
매봉산(248m)을 보면서 걷는 길, 해안도로는 좌회전하여 온덕마을을 지나 화원반도 끝자락으로 가지만 서해랑길은 계속 직진하여 고갯길을 넘는다.
당포재로 올라가는 길은 도로를 따라 올라가는데 자동차들이 가는 길과 다르게 중간에 고갯마루로 이어지는 작은 소로를 따라 길을 간다.
헉헉 거리며 올라왔지만 당포재 고갯마루에서 바라보는 바다 풍경은 일품이다.
당포재 고갯마루에서 다시 관광로 도로와 만나서 고개를 내려간다.
관광로 도로를 쭉 따라 내려가도 당포마을에 이르지만 조금이라도 안전한 길을 찾아가는 서해랑길은 마을 앞에서 도로를 벗어나 들길로 돌아간다.
도로를 계속 따라갔다면 양달에서 걸을 수 있었겠지만 산아래 농로를 걸으니 서늘한 응달에서 추위를 견디며 내려가야 한다. ㅠㅠ
농로 중간에 있는 정자를 지나니 논 너머로 14코스의 종점인 당포 버스 정류장이 보이기 시작한다.
당포 정류장 앞에서 여정을 끝내고 버스 정류장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한 다음 15코스 걷기를 이어간다. 워낙 날씨가 춥다 보니 양달에 있어도 추위를 피할 수 없었다. 당포마을은 당포라는 이름처럼 포구였던 마을이지만 지금은 방조제로 바닷물이 들어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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