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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정마을 앞을 지나면서 황산면 부곡리로 들어왔던 서해랑길은 옥동제 저수지를 지나면서 옥동리로 들어서고 국내 유일의 금광인 노루목산을 보면서 옥동리 들판을 걷는다. 들판을 가로지른 길은 작은 대산 아랫 자락을 돌아서 옥동마을과 삼호마을을 지나고 옥매광산이 있는 옥매산을 돌아서 원문마을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옥동제 저수지를 지난 길은 좌측으로 노루목산을 보면서 들판을 가로지른다. 보슬비가 내릴 때는 우산을 들고 비가 조금 그쳤다 싶으면 우산에 묻은 물기를 탈탈 털어서 배낭에 넣기를 반복한다. 그래도 끊임없이 장대비가 쏟아지는 것이 아니라서 정말 다행이었다.

 

간척지 논을 가로지르는 농로에서는 좌측으로는 금광인 노루목산이 멀리 정면으로는 옥이 생산되는 옥매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이곳 논에는 연을 심은 모양이다. 연밭은 잎도 지고, 꽃도 지고, 열매도 대를 숙여서 완전히 겨울 분위기다. 옥매산을 배경으로 펼쳐진 연밭이 지금도 장관인데 꽃이 피는 시절에는 얼마나 화려했을까? 하는 상상을 해본다.

 

옥동리 들판을 걸으며 수문 너머 멀리  우리가 가야 할 대산 아랫자락을 바라본다.

 

구름 가득한 흐린 하늘에 구멍이 뚫리며 노루목산을 비춘다. 영화의 한 장면 같은 신비한 그림이다. 노루가 많았다고 이름 붙여진 노루목산의 원래 모습이 저러지는 않았을 텐데 하는 생각을 해본다. 실제로 금을 캐는 위치는 지하 80미터 아래로 내려간다고 한다. 원석을 파쇄하여 어렵게 금을 얻는다고 하는데 광맥은 진도의 가사도까지 이어진다고 한다. 문제는 1톤의 원석을 캐도 금은 5~12그램이라고 한다.

 

흐린 날씨에 전깃줄에 앉은 참새가 쓸쓸한 들길 걷기를 달래준다. 물론 참새들이 우리를 반기는 것은 아니겠지만......

 

길은 농로를 돌아서 대산 아랫자락의 임도로 걷기 시작한다.

 

해남 배추, 진도 대파는 유명세일 뿐 반드시 그렇게 심어야 하는 법은 없으니 바다 건너 진도가 보이는 이곳 해남 땅에도 엄청난 대파 밭이 펼쳐져 있다. 대파를 심는 농부들의 노하우를 살짝 엿보고 간다.

 

구름을 뚫고 햇빛이 비추고 있는 누루목산을 뒤로하고 대산 아랫자락의 해안길을 따라 이동한다. 

 

옥동리의 노지 새우 양식장은 땅갈기와 둑정비가 한창이었다. 온도, 염도등에 민감한 새우를 계속 키우면 땅이 망가지기 때문에 노지에 물을 대고 치어를 풀어서 6개월 정도 키워 출하한 다음에는 물을 빼고 땅을 갈아 주는 것이 좋다고 한다. 물 빼기와 중장비를 동원한 땅갈기까지 새우 양식도 쉬운 일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옥매산을 바라보면서 옥동리 마을 안으로 들어간다. 옥동리는 옥매산 아래에 있는 마을이라고 붙여진 이름이다.

 

옛 정취가 남아있는 옥동리 골목길을 지나서 서쪽 삼호마을 방향으로 이동한다. 가지 끝에 외롭게 남은 석류 열매 하나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까치밥처럼 저 석류도 새들을 위해서 주인장이 남겨 놓으셨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지난다.

 

배추밭 너머 옥매산은 조선시대에는 옥을 생산했고, 일제강점기에는 알루미늄의 원료인 명반석을 대량 채굴했다고 한다. 인근 옥연마을에는 이곳에서 생산한 옥으로 옥공예품을 만든다.

 

수확이 끝난 배추밭에 배추 겉잎들을 대형 포대에 담아 놓았다. 소량의 배추라면 우거지로 활용하겠지 하는 생각을 하겠지만 저 많은 물량을 우거지로 활용할 것 같지는 않고 어떻게 사용하는지 호기심이 생긴다. 수분을 제거해서 가축들에게 먹이는 녹사료로 만들기도 하는데, 저 대량의 겉잎들은 어떻게 사용할지 정말 궁금하다. 배추 수확 과정에서 특히, 절임 배추 용으로 바로 사용하는 배추들은 겉잎을 많이 떼어내는데 좋은 활용처가 있다면 좋을 듯하다.

 

길은 삼호마을을 지나 옥매산 아랫자락을 돌아간다.

 

한 집에서 자라는 유자나무에 탐스러운 유자가 주렁주렁 매달렸다. 부러움 한가득이다.

 

삼호마을을 지나온 길은 옥매산 아랫자락을 따라 북쪽으로 이동한다.

 

옥매산 아랫 자락을 걷는 길 좌측으로는 1963년에 완공된 혈도 간척지가 광활하게 펼쳐져 있다. 바닷물을 다시 들어오게 하는 역간척 주장과 초대형 태양광 단지 추진이 맞서고 있는 곳이다.

 

배추 수확이 끝난 자리는 전쟁이 휘몰아간 폐허처럼 보이지만 상품으로 인정받지 못한 배추들이 밭 사이사이에 우뚝 서서 주인장의 처분만을 기다리고 있다. 대부분 버려질 가능성이 높으니 우리 같은 사람들은 저 배추만으로도 김장을 하고도 남을 분량이다. 아깝다! 하는 탄식만 나온다.

 

길은 옥매산 아랫 자락을 벗어나 원문마을을 향해서 들길을 걷는다.

 

들길을 걸어간 서해랑길 4코스는 원문마을 버스정류장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원문마을은 우수영이나 목포, 화원으로 가는 버스들이 지나는 곳이니 마을에 들어서면 식당이나 마트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실상은 아무것도 없었다. 버스 정류장에 앉아 김밥으로 아쉬움을 달래고 5코스 걷기를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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