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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길을 걷는 남파랑길은 구곡 마을을 지나서 청자 해안길 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이동하며 백사어촌체험마을을 지나고 미산 마을을 지나서 23번 국도 청자로를 걷는다. 국도를 걸으면서 고바우공원 전망대를 지나고 하저 마을에서 해변으로 내려가 해안길을 걸어 가우도 입구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다산 초당에서 마량항까지 강진 바다둘레길이 있는데 1코스가 "오감을 찾아가는 바다둘레길"로 마량항부터 가우도 출렁다리까지이고 2코스는 "산 따라 강 따라 어촌풍류길"로 가우도 출렁다리에서 다산초당까지이다. 바다를 건너가는 코스다. 길은 대구면 구수리를 지나 수동리로 넘어간다.
백사 마을로 가는데 울타리에 처음 보는 특이한 나무들이 심겨 있었다.
잎이 하트 모양인 유칼립투스 웹스테리아나라고 한다.
이건 유칼립투스 블랙잭이란 식물이다. 유칼립투스를 처음 만난 것은 산티아고 순례길이었다. 스페인에서 조림에 사용한 수종이었다. 쭉쭉 뻗은 키 큰 유칼립투스 나무 숲을 통과하면 풍기는 묘한 냄새에 취하는 느낌도 들었었다. 그런데, 작은 관목 수준의 유칼립투스라니 믿기지 않았다. 사실 유칼립투스는 700여 종이 넘고 잎의 모양, 냄새, 색깔까지 다양하다고 한다. 대부분 호주 원산이다.
남쪽으로 우리가 지나온 남호 마을과 포구를 뒤로하고 백사 마을로 향한다.
백사 마을이 보이기 시작한다. 흰 뱀 하고 연관이 있을까? 하는 상상을 잠깐 했었는데 그것은 아니고 바다에 흰모래가 많은 곳이라고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사람의 손이 많이 탄 지금 하고는 분명 풍경이 다르지 않았을까 싶다. 고려 시대 대구면에서 청자를 팔러 나가는 경로였다는 이야기도 있다.
백사어촌체험마을을 운영하는 모양이었다.
해변에 위치한 논에서는 벼가 많이 자랐다. 벼를 앞에 두고 멀리 바다 건너 두륜산 자락을 보는 풍경도 일품이다.
해안선을 따라 백사 마을 앞을 지난다. 한 농가 앞에 장의자가 하나 놓여 있었는데 낡고 낡아서 과연 저기에 사람이 앉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조차 들었다. 나이 드신 가벼운 할머니라면 가능할까? 쇠받침이 있으니 튼튼할까? 하는 호기심을 해결한다고 차마 앉아볼 수도 없었다.ㅠㅠ
송아지는 언제 보아도 예쁘다. 어미소는 사람이 지나가도 아무런 상관이 없지만, 엄마소를 졸졸 따라다니는 송아지들은 호기심에 눈이 반짝거린다.
관광객들이 많이 지나는지 담벼락에 새겨 넣은 문구가 아주 강력하다. 어디서도 본 적이 없는 아주 강력한 멘트다. "쓰레기 버리면 당신의 밥으로 들어갑니다" 맞는 말이기는 한데, 생각이 있는 사람에게는 강력하지만 생각이 없는 사람에게는 아무 소용이 없고,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들은 대부분 눈앞의 이익과 편함만 보는 생각이 없는 사람들이다. 이장님이 하셨는지, 청년회에서 했는지 모르겠지만 저비용의 고전적인 방법을 사용하셨다. 두꺼운 종이에 글씨를 파고 락카를 뿌리면 되는 간단한 방법이다. 나름 여러 색상을 사용하고 적절한 위치도 고른 흔적이 엿보인다.
해안길을 걷지만 바다 건너로 도암 방조제가 시야에 들어올 정도로 가까워졌다. 바다 건너 풍경도 보고 둑방길에 올려놓은 눈사람 인형들에 미소도 건네면서 길을 이어간다. 바다 쓰레기를 재활용한 모양이다.
길은 대구천을 건너서 전면으로 보이는 여계산(311m)을 보면서 청자 해안길을 이어간다.
천태산(552m) 자락에서 발원한 대구천은 두륜산과 주작산을 바라보며 바다로 나간다. 이런 지천들에서 맑은 물이 끊임없이 바다로 나가야 강진만의 바다와 갯벌이 건강할 텐데 지도를 쭉 둘러보면 물길이 간척지로 막히고 상류에서는 댐으로 막히니 당연히 바다 생태계는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청자 해안로는 곳곳에서 절경을 선물해 준다. 푸른 하늘을 살짝 가린 흰구름, 칙칙한 색깔의 해안 둑방의 바위와 아스팔트 사이에서 존재감을 뽐내는 노란 안전벽, 녹음 가득한 소나무 숲까지 눈을 상쾌하게 만들어 주는 총천연색 향연이다.
들길에서 자귀나무가 군락을 이루었다. 합환목이라고도 불리는 나무이다. 낮에는 그림처럼 양쪽으로 활짝 펴져있던 잎이 밤이 되면 하나로 포개져 꼭 잎 전체가 축 늘어진 것처럼 보인다. 자귀꽃으로 술을 담근 것이 전통 혼례에 쓰이는 합환주이다.
길은 미산마을 앞을 지나 작은 산을 돌아서 가는데 이곳에서 우측 대구면 읍내로 가면 고려청자 박물관도 만날 수 있다. 작은 산을 돌면 해안길을 따라 멀리 보이는 오르막길로 청자로 국도로 진입한다.
국도변을 4백 미터 정도 걸으면 고바우 전망대가 나오는데 그 이후로는 하저 마을까지 국도변을 걷지만 국도 옆으로 보행로가 마련되어 있어 안전하게 걸을 수 있다.
우리가 방문했을 당시의 고바우 공원 전망대는 한창 공사 중이었다. 공사로 원래의 보행로도 찾기 어려웠다. 이름이 어째서 고바우가 되었을까 궁금해하면서 혹시 신문에 실리던 네 컷짜리 시사만화 주인공 고바우 영감과 연관이 있는 것 아니야! 하는 상상도 했었다. 머리가 한 톨인 주인공으로 기억한다. 김성환 작가가 1950년부터 연재를 시작하여 2000년까지 그렸으니 대단한 작품이다. 그렇지만 고바우라는 이름은 해안에 있던 괴바위라는 이름의 큰 바위 이름이 변한 것이라 한다. ㅎㅎ
전망대는 강진만 풍경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곳이었다. 공사가 끝나면 더 좋게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공원인지 풀숲인지 모를 공간도 공사가 끝나면 정비될 것을 기대해 본다.
고바우 공원을 지나면 국도 옆으로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서 하저 마을로 향한다.
국도 옆 산책로는 삼바우골을 지나면서 끝나고 국도의 갓길을 따라 걷는다. 갓길이 넉넉해서 부담 없는 길이다. 삼바우골 버스 정류장 뒤로 산을 오르면 여계산 자락의 전망대로 갈 수 있다.
바다 양쪽으로 인도교가 놓여 있는 가우도가 보이기 시작했다. 81코스 종점이 얼마 남지 않았다. 섬의 생김새가 소의 멍에를 닮았다고 가우도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국도변을 걷던 길은 하저 마을 입구에서 좌측 마을길로 빠져서 해안으로 나간다. 길은 고바우 전망대를 지나면서 저두리로 들어왔는데 저두리라는 마을 이름은 저두산에서 온 것이고 저두산은 산 모양이 돼지 머리처럼 생겼다고 붙은 것이다. 저두리에 상저, 중저, 하저 마을이 있고 가우도 가는 길에 하저 마을을 지나는 것이다.
하저 마을 골목길을 지나 해변길로 나간다.
저두 바닷길 해안 도로를 따라서 북쪽으로 이동한다. 종점인 가우도를 보면서 걷는 길이다.
하저어촌체험마을을 지나는데 마을 앞바다에는 독살 체험을 위한 전용 공간도 만들어 놓았다. 썰물이 되면 수문을 열어 물을 빼는 방식인 모양이다. 물고기를 일정량 풀어놓을 수도 있겠다 싶다. 캠핑공간도 넉넉했다.
가우도 모노레일도 보이고 인도교와 그 뒤로 집라인도 보인다. 가우도 입장료는 따로 없고 모노레일을 타지 않고 2.5Km 정도의 산책길을 걸을 수도 있다. 산책길을 걸으면 출렁다리 3개도 만난다.
멀리서부터 쿵짝쿵짝하는 음악 소리가 들리던데 역시 가우도 입구에서 들리는 소리였다. 주말을 맞아서 사람도 많았다. 가우도 앞에서 여정을 마무리하고 바로 이어서 82코스를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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