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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금 마을을 지난 남파랑길은 거대한 삼산 방조제 둑방길을 지나 정남진전망대에 오른다. 전망대에서 내려오면 우산 마을인데 길은 우산 마을의 돌의도로 이어지는 제방을 지나 돌의도와 회진면 신상리를 잇는 관덕 방조제로 이어진다.

 

 

사금 마을을 지나는 남파랑길은 마을 포구를 지나 전면으로 보이는 삼산 방조제를 향하여 이동한다.

 

삼산 방조제는 끝이 가물 정도로 길다. 삼산 방조제로 들어가는 입구에서는 724미터의 천관산이 그 위용을 드러내었다. 오전 내내 구름 속에 가려 있었는데, 이제는 구름이 걷히고 구름 모자를 쓰고 있다.

 

삼산 방조제 입구에는 소설가 이승우 문학지도를 안내하고 있었다. 이곳 관산읍 신동리는 이승우 작가의 소설 "샘 섬"의 무대라고 한다. 79코스 후반부터 80코스까지 이청준, 한승원 문학길과 함께 하는데 작가들의 작품을 읽은 사람이라면 더욱 실감 나는 걷기 코스가 되지 않을까 싶다.

 

삼산 방조제와 득량만 바다 위의 구름들은 비행기가 저공비행하듯 낮게 흘러간다.

 

삼산지구 공유수면매립공사의 준공비 너머로 정남진 표지석에 세워져 있다. 이곳의 간척 공사는 1997년부터 2010년까지 진행되었으니 최근에 만들어진 간척지다. 삼산 방조제도 최근 것이지만 정남진이라는 이름도, 표지석도 모두 최근의 것이다. 수도권에서 젊은 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기차를 타고 정동진 여행을 하던 추억을 가진 사람이 많다. 그런데, 정동진을 여행하던 당시만 해도 정남진이라는 소리는 들어보지 못했는데, 남파랑길을 걸으면서 처음 접하게 된 것이다. 공식적으로 정남진 이야기를 시작한 것은 2001년 국립지리원에 질의, 회신 형식으로 받은 결과가 계기가 되어 위의 그림처럼 표지석도 세우고 공원도 만든 것이라 한다. 김신두 작가의 "둥근 바다"라는 작품이다.

 

멀리 정남진 전망대를 보면서 걷는 삼산 방조제 둑방길에는 주기적으로 거리 표식이 새겨져 있었다. 그림에는 2,400미터 표식이 있었다. 2014년 8월에 설치한 모양이고 이런 거리 표식은 50 미터마다 설치되어 있다. 마지막은 3,050미터 표식이다.

 

삼산 방조제의 배수갑문을 지나면서 만난 담수호인 삼산호는 거울처럼 푸른 하늘을 담고 있다. 정남진 전망대도 바로 앞으로 다가왔다.

 

삼산 방조제를 지나면 삼산리에 속한 우산도로 넘어오게 된다. 사실 우산도라는 섬은 일제강점기까지의 이름이고 2010년 삼산 방조제가 만들어지기 이전에 이미 신상리, 돌의도를 잇는 관덕 방조제가 만들어지면서 육지화된 곳이다. 삼산 방조제가 들어서고 정남진에 대한 소개가 늘어나면서 이곳에 전망대도 들어서고 공원도 만들면서 관광지화 한 것이다.

 

데크 계단을 통해 전망대로 오른다.

 

계단을 오르는 것은 늘 부담이지만 이곳은 계단을 오른 보람을 선사한다. 푸른 하늘과 흰구름, 녹음이 가득한 삼산 방조제의 방풍림, 하늘을 나름의 해석으로 그리고 있는 거울 같은 삼산호까지 눈이 확 트이는 절경이다. 바다도 하늘도 온통 푸르러서 수평선을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다. 이제는 더 이상 보지 않을 것 같았던 득량만의 마스코트, 득량도도 그림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삼산 방조제가 만든 간척 농지들은 대부분 우산도 북쪽에 위치하다 보니 여기에서 보면 우산도와 방조제 사이에 담수호 하나만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데크 계단을 좀 더 오르면 또 다른 경관이 펼쳐진다. 이번에는 득량만 바다로 향하는 우산항의 모습이다.

 

전망대에 도착하니 우리를 처음으로 반겨주는 것은 귀여운 십이지상 캐릭터였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했다.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 하며 내 띠를 찾아본다. 홍콩이나 마카오에서 자주 만나는 심각한 표정의 십이지상보다는 낫지 않나 싶다.

 

지름 7미터의 "율려"라는 조형물도 정남진을 상징한다고 한다.

 

안중근 의사의 동상 너머로 웅장한 천관산을 제대로 볼 수 있다. 도립 공원으로 관리하는 지역이다.

 

우산항 너머로 푸르른 득량만 남쪽 바다를 감상한다. 다도해의 섬들이 수평선을 대신하는 풍경이다.

 

우리가 앞으로 가야 할 관덕 방조제와 신상리 방면의 전경도 한눈에 들어온다. 바로 앞으로는 우산도와 연결된 돌의도가 있다. 돌의도와 건너편 신상리를 연결하는 관덕 방조제도 보인다. 정남진 방조제라고도 부른다. 방조제 앞으로 섬이 하나 있는데 소회도라는 섬이다. 방조제가 생긴 이후로 흘러온 자갈과 모래가 쌓이면서 육계사주로 방조제와 연결되었다고 한다.

 

우리가 이곳을 방문한 요일은 월요일이라서 전망대가 쉬는 날이니 10층 전망대를 오를지 말지를 고민할 필요는 없었다. 주위 풍경을 보면서 넉넉한 휴식 시간을 가진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가끔 산책 나오신 분들만 있을 뿐이 사람도 많지 않았다. 이곳 벤치에 앉아 거의 한 시간을 쉬었던 것 같다.

 

전라도 천년 가로수길은 고려 현종 당시 처음으로 전라도가 세상에 등장한 지 1천 년이 되는 2018년을 기념하여 가로수를 심거나 보완하고 공원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라고 한다. 2017년부터 10년간 수행하는 사업을 시작하며 세운 조형물이다. 고려 현종 당시 강남도(전주)와 해양도(나주)를 합치고, 전주와 나주 첫 글자를 따서 전라도라 부르기 시작했다. 길은 도로를 따라 내려가다가 좌회전하여 공원으로 내려가는 숲길로 향한다.

 

공원으로 내려가면서 바라본 전망대의 모습과 반대편 천관산의 모습이다.

 

해안 전망대 앞을 지나 내려가는 공원길에는 예쁜 부들 모양의 조명이 땅에 꽂혀 있었다. 밤이 되면 나름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낼 것 같다. 불빛정원이다.

 

길은 단풍연못을 돌아서 가는데 주위로는 대중스타조각공원이 있어서 여러 드라마 또는 영화 주인공들과 사진도 찍고 드라마에 빠져 지내던 때의 추억도 소환해 볼 수 있다.

 

단풍연못을 통해 바라본 전망대의 모습이다. 이곳에 전시된 인물이 한둘이 아니라서 한 명씩 지나며 인물의 캐릭터와 이야기를 떠올리는 재미도 쏠쏠하다. 한 가지 돈 안 드는 아이디어를 제시하면 조각상 인근에 QR코드를 배치하여 관람객이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스캔하여 해당 캐릭터의 대사를 듣거나 일부 장면을 보게 해 주면 관람객들이 좀 더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길은 공원 주차장을 빠져나와 얼마간 정남진 해안로 도로를 걷는다. 우산 마을 포구를 지나는 길이다.

 

정남진 해안로 도로를 따라 걷던 길은 돌의도를 보면서 돌의도와 우산도를 잇는 둑방길을 걷는다.

 

우측으로는 높다란 천관산을 보면서 푸른 풀이 가득한 둑방길을 걸어 돌의도로 향한다.

 

돌의도 마을길을 지나면 신상리로 이어지는 관덕 방조제를 걷는다. 전면으로 보이는 산은 큰재산(214m)과 용두산(218m)이다. 방조제가 1965에 만들어졌으니 마을의 낡은 집들이 그 무렵 지어졌다고 해도 대충 맞을 듯하다. 길은 방조제를 지나 산 좌측으로 신상 마을까지 내려가고 마을에서 큰재산과 용두산 사이의 고개를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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