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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 마을을 출발한 길은 해안을 걷다가 송림 마을 뒷산을 넘어 송림 마을 포구를 거쳐 송림 방조제를 지난다. 송림 방조제를 지나면서 송림리에서 안남리로 넘어간다. 안남리로 넘어오면 해안선으로 이동할 수 없으므로 산 아랫자락을 도는 농로와 들길을 걸어 신기마을을 거쳐 신기 수문동 버스정류장 앞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장사 마을 포구 방향으로 해변을 걷는다. 태양 빛에 눈부시게 빛나는 흰구름이 이쁘기는 한데, 태양을 한 뼘도 가려주지 못하니 빛 좋은 개살구다.
장사 마을 해변을 걷던 길은 마을 뒷산을 오른다. 장사 마을과 송림 마을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산이다.
마을 뒷산에 올라서면 산 반대편으로 송림 마을이 내려다 보인다. 산 정상으로는 정자도 설치되어 있다. 길은 산 정상으로 가지 않고 좌측 내리막길로 산을 내려간다.
좌측 내리막길로 산을 내려가면 송림 방조제로 이어지는 해안길을 만날 수 있다. 바다 건너 신기 수문동 나루터도 보이고 그 뒤로 득량만 너머 보성 땅의 오봉산 자락도 시야에 들어온다.
해안으로 내려오면 송림 마을 포구를 지나 송림 방조제 방면으로 해안길을 걷는다.
서남쪽을 보면 득량만 바다가 끝없이 이어진다. 우측으로는 송림 포구 너머로 우리가 지나가야 할 송림 방조제도 보인다. 뭉게구름이 몰려오는 것이 소나기라도 뿌릴 것 같지만 해안길은 여전히 그늘하나 없다.
길은 송림 방조제 배수갑문에서 좌회전하여 방조제 둑방길을 걷는다.
방조제를 지나는데 바다 쪽으로 특이한 장비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실뱀장어를 잡는 도구들이다. 연어는 바다에 살다가 알을 낳기 위해서 하천으로 돌아오지만, 장어는 반대로 민물에 살다가 알을 낳기 위해서 바다로 간다고 한다. 그리고 알에서 부화한 뱀장어들이 다시 하천으로 돌아오는데 방조제 둑에 있던 도구들은 히라시라고도 부르는 실뱀장어를 잡는 도구들이었다. 칠흑 같은 밤에 배터리에 연결한 조명으로 집어등을 밝히면 실뱀장어들이 몰려드는데 이때 뜰채를 이용해서 잡는 방식이다. 대부분 양식장에 팔리는데 워낙 금값이라 쌀 때는 마리당 2백 원에서 비싸면 6백 원에도 나간다고 한다. 1Kg에 2~3백만 원이니 진짜 금값 맞다.
송림 방조제가 만들어 놓은 저류지를 보면서 둑방길을 지난다. 이곳으로는 동강면 마륜리에서 내려오는 마륜천의 물이 내려온다. 방조제를 지나면서 송림리에서 안남리로 넘어간다. 이후로는 우측 농로로 길을 이어간다.
산 아랫자락을 따라 이어지는 농로는 모내기 준비가 한창인 안남리 들판을 하나하나 지나간다. 계속 좌측으로 돌아 산 아랫자락을 따라간다.
길은 농로 갈림길에서 좌측 고갯길을 오른다. 앉을 만한 공간이 보여서 배낭을 내려놓고 잠시 쉬어간다.
고개를 넘어가는 길에는 우측으로는 3만 2천 평방미터(약 9,700평)가 넘는 대형 시설 재배를 하는 농가가 있고 좌측으로는 2021년 전라남도 정원 페스티벌에서 개인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우림원이라 이름한 정원이 있었다. 산 전체를 정원으로 꾸며놓은 곳인데 그래서 그런지 이곳을 빠져나가는 길은 울타리 나무조차도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우측 시설 재배 농가로는 높은 둑도 있고 줄지어 심긴 가시나무가 울타리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 길에서는 우측에 뭐가 있는지 도통 알 수 없다.
고개를 넘은 길은 해안 쪽으로 길을 잡는다.
해안으로 내려왔던 길은 다음 계곡의 농로를 돌아서 건너편 북성산 아랫자락을 돌아간다.
북성산 아랫자락을 돌아 계곡을 따라 신기 마을로 올라가는 길, 한 농가 앞 논 주위로 노란 꽃들이 줄지어 피어있다. 멀리서 보았을 때는 우리 집 화단에서 찬밥 신세인 수선화가 아닌가 싶었다. 그런데, 가까이 가서 보니 수선화가 아니라 연못이나 습지에서 자라는 노랑꽃창포였다. 유럽 원산의 여러해살이풀이다. 논 주위 수로에 자리를 잡은 모양이다. 이 또한 귀화 식물로 그림에서 보다시피 다른 식물이 자리하지 못할 정도로 퍼지기 때문에 생태 교란종으로 분류하고 있다고 한다.
아기 동물들은 언제 보아도 귀엽다. 송아지 두 마리와 함께 있는 어미소가 낯선 우리들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우리는 너희에게 아무런 손도 대지 않을 거야, 애들 잘 키워! 통상 소는 1년에 한 번 번식을 하고 임신을 하면 283일이 임신 기간이라는데 저 어미소는 쌍둥이를 낳은 모양이다.
계곡을 올라온 길은 신기 마을로 들어간다.
신기 마을은 옛날에는 마을의 지형이 도자기 같다고 옹포라 했다고 한다. 신기 마을 골목길을 가로질러 남쪽으로 내려간다.
길은 마을 고개를 넘어 산 아랫자락으로 이어진 농로를 따라서 해안으로 나간다.
산 아랫자락의 농로를 걸어 해변으로 나오면 둑방길에 뜬금없이 자갈 지압길이 등장한다. 길 좌측으로 신기 마을의 갯벌 체험장이 있는데 체험장부터 방조제까지 지압길을 만든 모양이다. 우리는 우측 신기 방조제의 도로를 따라서 신기 수문동으로 이동한다.
다양한 체험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신기 거북이 어촌 체험마을 바로 앞이 75코스의 종점인 신기 수문동 버스 정류장이다. 이곳에 도착한 시간이 1시 37분. 장선포에 1시 40분에 도착한다는 버스는 이미 이곳을 지나간 모양이다. 다음 버스 시간이 16:00이니 두 시간 넘게 이곳에 앉아 있을 수는 없었다. 76코스의 장선포까지 가면 버스 후보가 조금 더 있으니 계획하지는 않았지만 76코스를 이어서 걷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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