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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산리 해안도로를 걷고 있는 남파랑길 59코스는 달천도를 보며 걸으며 달천 마을에 닿는다. 해안 도로를 통해서 59코스의 종점인 궁항마을까지 쭉 갈 수도 있지만 남파랑길은 달천마을에서 마을 안길로 들어가 산 아래로 이어지는 마을길을 따라 북쪽으로 이동하다가 다시 도로로 내려와 궁항마을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해안도로에 자전거와 보행자를 위한 길이 따로 조성되어 있지만 해안으로도 도로 쪽으로도 높지 않은 경계석만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가끔씩 지나가는 자전거들은 이런 길에서는 양방향으로 오갈 수 있으므로 보행자는 우측통행하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남쪽으로 내려가던 해안도로는 감도마을부터 만났던 운두도를 바라보았지만, 남쪽 끝자락에서 서쪽으로 달천도를 바라보면 걷는다.

 

여자만 바다를 따라 장 정비된 자전거길을 달리는 사람들을 보면 참 좋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여수 옛 전라선 폐선 구간을 달리는 구간도 좋았고, 이곳도 경치를 감상하며 달리기에 참 좋아 보인다. KTX나 기차를 타고 내려와 자전거를 타려면 여수시 공유 자전거를 이용하거나 다른 승객의 통행에 불편을 주지 않도록 접거나 분해해서 가방에 싣는 방법이 있다.

 

드디어 달천도가 보이기 시작한다. 섬의 모양이 둥근달처럼 생겼다고 월천이라 부르다고 달천이 되었다고 한다.

 

달천도는 1982년 새마을 사업의 일환으로 만들었다는 연륙교를 통해 육지와 연결되어 있다. 여수 시내버스도 연륙교로 달천도 안에 까지 간다. 남파랑길은 연륙교 앞을 지나 도로를 따라 달천마을로 간다. 육지에도 바다 건너 섬에도 달천마을이 있는데 육지에 있는 마을을 육달천마을, 섬에 있는 것을 섬달천마을이라고 구분해서 부르기도 한다.

 

바다 건너 섬달천을 보면서 달천마을의 달천길 해안도로를 걷는다.

 

뒤돌아 보면 달천도와 육지를 연결하는 연륙교가 작은 개천을 건너는 돌다리처럼 보이기도 한다. 누군가는 섬과 육지 사이를 매립하여 육지로 만들려는 시도를 하려고 했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을 하게도 한다.

 

도로를 따라 계속 직진하면 59코스의 종점인 궁항마을에 닿지만 길은 중간에 우회전하여 달천마을 안으로 들어간다.

 

골목길로 언덕을 올라 달천마을 중앙을 가로지르는 마을길을 걷는다. 정렬각(貞烈閣)이란 곳을 지나는데 정렬비를 보호하기 위한 장소로 비는 일제강점기 때 세워진 것이라 한다. 23세에 남편을 잃고 시댁과 처가를 전전하며 남편이 죽은 후에 얻은 아들을 키워낸 한 부인을 기리며 자손들이 세운 것이다. 63세에 아들과 손자를 앉혀놓고 하실 말씀 다하시고, 씻고, 머리 다듬고, 옷을 입으시고 돌아가셨다고 하니 그분의 죽음이 부럽다. 여한 없이 고통 없이 편안하게 세상을 떠나는 것만큼 복이 있을까!

 

바로 옆 해안도로를 보면서 마을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마을길을 따라 달천마을에서 복산 3리, 4리로 이동한다.

 

낮은 산 아래로 집을 짓고 밭을 일구며 사는 조용한 마을이었다.

 

길은 언덕배기에 위치한 밭들 사이로 지나가는 농로를 따라 언덕을 오른다.

 

언덕에 오르니 멀리 달천도 연륙교부터 우리가 달천마을부터 걸어온 마을길과 밭들이 한눈에 보인다.

 

길은 언덕을 내려와 다시 도로를 만난다. 작은 고개를 하나 넘으면 궁항마을이다. 언덕 위 농로를 걸을 때 이 도로로 여성 두 분이 걸어서 지나가셨는데 아마도 남파랑길을 걸으시는 모양이었다. 우리처럼 마을 안으로 들어오지 않고 달천마을에서 도로로 직진하신 모양이다. 남파랑길 가이드대로 걷는 것도 좋지만 때로는 자신의 상황과 환경에 맞게 경로를 선택하는 것도 괜찮아 보인다.

 

궁항마을로 가는 고갯마루에 오르니 달천도의 끝자락과 작은 바위섬을 두고 마주하고 있는 궁항마을 끝자락이 눈에 들어온다.

 

궁항마을로 가는 길가에는 로즈마리가 가지런히 꽃을 피웠다. 인근 카페에서 심었는지 마을에서 심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도로변에서 로즈마리를 만나니, 그것도 꽃을 확 피운 로즈마리꽃을 만나니 향기만큼이나 기분이 좋아진다.

 

보라색 꽃을 피운 로즈마리를 음식에도 쓰기는 하지만 로즈마리 향기는 뇌를 자극해서 기억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는 한다. 보라색 꽃은 아름답지만 향기는 잎이 더 진한듯하다.

 

길은 다시 도로를 벗어나 궁항마을 안쪽으로 들어가는데, 마을 입구에서 아주 귀한 분을 만났다. 청초한 노란색의 꽃을 피운 고들빼기다.

 

국화과의 두해살이식물이고 꽃과 줄기를 보면 이거 우리가 먹는 고들빼기김치의 그 고들빼기 맞아? 할 수 있다. 그렇지만 김치를 해 먹는 것은 봄에 뿌리와 뿌리에 바로 나온 잎을 먹는 것이고, 꽃은 여름부터 가을까지 핀다고 한다. 쌉싸름한 고들빼기김치를 생각하니 입안에서 군침이 돈다.

 

궁항마을의 골목길을 걸어가다 보니 아래로 활처럼 길게 휘어진 마을 해변도 보인다. 

 

길은 해변으로는 내려가지 않고 마을회관 쪽으로 우회전하여 버스 정류장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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