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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반도를 돌고 있는 남파랑길은 여수 시내를 벗어나 여수반도 끝자락의 화양만으로 내려간다. 소호로 도로를 따라 길을 이어가는 56코스는 잠시 송소마을로 들아갔다가 다시 소호로 도로변으로 나와서 길을 이어간다. 도로에서 용주리로 들어가면서 여수 화양면으로 넘어가는데 용주리의 방조제 둑방길을 지나면 다시 화양로 도로변을 걸어 웅동 교차로에 이른다.
여수 소호 요트장을 떠나 남파랑길 56코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소호동 남쪽 소제마을이 있던 곳은 2024년까지 이어지는 택지 개발 사업이 진행 중이라 공사가 한창이었다.
요트장 인근의 체육시설이 있는 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길을 이어간다. 요트장 앞에 정박된 범선 모양의 요트를 보니 한편으로는 요트를 소유 혹은 이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간에 확연한 차이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작은 요트야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레저 스포츠지만 저런 요트는 부유층의 전유물이 아닌가 싶다. 골프가 상류층의 전유물인 시대에서 대중화의 길을 걸었던 것과 같은 길을 요트가 걷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다시 길을 걷기 시작하는데, 중고등학교 교정에서나 볼법한 등나무 쉼터가 우리 눈을 놀라게 한다. 그것도 보랏빛 등나무 꽃이 주렁주렁한 상태로 우리를 맞는다.
등나무 쉼터는 소호로 옆 산책로로 군데군데 계속 이어졌다. 등나무 쉼터가 있는 매력 있는 해안 산책길이었다.
이 해안 산책로의 단점이라면 자전거 도로가 인도를 점유해 버린 것이다. 앞이나 뒤에서 언제 달려올지 모르는 자전거에 긴장하며 걸어야 한다. 인도로 충분한 공간을 자전거에 내어 주었으니 아! 아쉽다.
길은 워터파크가 있는 리조트와 전 세대에 테라스를 적용했다는 타운 하우스 단지 앞을 지난다. 우리가 지날 때는 입주 직전이라 단지 앞이 북적였다. 전세가 2억이 넘는 곳이라니 나와는 거리가 좁혀지기 어려운 집이다.
길은 소호로 도로에서 송소 선착장 방면으로 우회전하여 마을 관통하는 도로를 따라 걷는다.
송소 마을은 숙박시설과 식당, 카페가 대부분이었다.
송소 마을을 돌아 나가면 승마장 앞에서 다시 소호로 도로를 만나서 도로를 따라 걷는다. 이제 여수 시내를 벗어나 화양면 용주리로 들어선다.
용주리 고개를 넘어서면 "용주리 부활동산"이라는 버스 정류장을 지나는데 도로 우측 사방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는 교회 공동묘지를 지칭하는 것이었다. 알고 보니 부활동산이라고 이름 붙인 교회 공동묘지가 전국 곳곳에 있었다.
용주리 고개를 내려가면서 보이는 용주리의 풍경은 작은 만을 가진 바다와 완만한 구릉에 넓게 밭을 일구며 살아가는 모습이다. 포구가 있는 고내 마을과 호두 마을에는 멸치 잡이를 하는 어민들이 많다고 한다.
마을 입구에는 "용주 할머니 장터"라는 이름의 버스 정류장이 있었는데 옥수수 수확철이면 인근 밭에서 수확한 옥수수를 이곳에서 직접 파신다고 한다. 장터로 마련해 놓은 천막 주위로는 꽃밭도 조성해 놓았다. 로컬 푸드라는 시각에서도 도농 간 교류라는 측면에서도 참 보기 좋은 모습이었다.
길을 이어가는데 어디선가 향기로운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주위를 둘러보니 냄새의 주인공은 도로변의 찔레꽃이었다. 사람이 일부러 심지 않아도 우리나라 산과 들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식물이지만 평소에는 눈길도 주지 않았는데 꽃을 피우고 향기를 뿜어대니 사람의 주목을 받는다. 실상 찔레는 가시가 있어서 그렇지 찔레순은 나물로도 먹고 열매는 영실이라고 한약재로 쓰인다.
용주리 밭 곳곳에는 바닷 바람을 맞으며 옥수수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었다. 옥수수 하면 강원도 옥수수만 생각했는데 여수는 전라남도 옥수수 재배의 15%를 차지할 정도로 재배 면적이 상당했다. 그리고 강원도 보다 한 달 일찍 옥수수를 수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한다.
여수도 따뜻한 남쪽나라 답게 완두도 마늘도 중부지방과는 다른 생육을 보인다. 작은 차이인데도 딴 세상에 온듯한 느낌이다.
길은 용주리 마을길을 가로질러 해안으로 나간다.
용이 여의주를 물고 승천했다는 용주리에는 고내마을과 고외마을이 있는데 조선 시대 설치했던 돌산만호진을 기준으로 성내를 고내 성 밖을 고외라고 했다고 한다. 버스 정류장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길을 이어간다.
용주 마을의 포구를 뒤로하고 방조제 방면으로 이동한다.
방조제 둑방길에서 바라보는 용주리의 바다는 잔잔한 호수와도 같다.
둑방길을 지난 남파랑길은 오르막길을 통해서 화양로 큰길 방향으로 이동한다.
화양로 4차선 큰길을 만난 남파랑길은 화양면 사무소를 1.5Km 남겨 놓았다. 쌩쌩 달리는 차로변을 걷는 것은 갓길이 조금 있더라도 늘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길은 잠시 주유소와 식당이 있는 뒷길로 빠졌다가 다시 도로로 돌아온다.
뒷길을 걸으며 보는 바다 풍경도 일품이다. 골재 채취 업체 전용 부두인 모양인데 거울처럼 산과 하늘을 비추며 푸른빛과 초록빛이 도는 호수 같은 바다가 아름답다.
잠시 뒷길로 빠졌던 길은 다시 화양로 큰길로 나와서 횡단보도로 길을 건너 반대편 도로 갓길을 한동안 걸어야 한다. 갓길을 걷다 보면 웅동교차로를 만나는데 우회전하여 옥적리 방향으로 가면 화양면을 가로질러 서쪽 반대편으로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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