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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동남쪽 끝자락 오동도 입구에 도착한 남파랑길은 자산을 넘어서 거북선 대교 아래로 내려가 하멜 전시관을 거쳐 여수 해양 공원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동백으로 수놓은 오동도 안내문을 뒤로하고 매표소 뒤쪽으로 돌아가면 자산 공원으로 올라갈 수 있는 계단을 만날 수 있다.

 

손님들을 애타게 부르는 오동도 유람선을 뒤로하고 자산 공원으로 향하는 계단을 하나둘 오르기 시작한다. 높지 않은 높이이지만 오르막 계단은 늘 부담이다. 

 

오동도 방파제 너머로 오동도를 향해서 걷는 사람들, 사람들을 태우고 달리는 동백열차가 내려다 보인다.

 

아직 완전히 떨어지지 않은 동백꽃이 고맙다. 오동도 동백 군락지에서 동백을 보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래준다.

 

공영 주차 타워가 보이는 지점부터는 계단 난간으로 사람들의 소원을 적은 하트 모양의 나무가 가득 매달려 있다. 힘들게 올라오는 옆지기를 기다리며 사람들의 소원을 읽어보면 가족과 연인에 대한 사랑 고백과 건강 기원, 부자가 되게 해 달라는 소원들이다. 

 

자산공원 팔각정에 올라서니 그야말로 소원을 비는 하트 나무 투성이다. 

 

자산에 올라서니 앞바다로는 인근에 거대한 산업단지를 가지고 있는 도시답게 큰 배들이 줄지어 정박해 있다. 바다 건너 남해는 얼마 전 우리가 걸어서 지나갔던 곳일 것이다. 남쪽으로는 조선소가 살짝 보이는 돌산도가 길게 뻗어있다.

 

남파랑길은 해상 케이블카 승차장 뒤를 돌아 자산 공원으로 향하지만 케이블카 승차장과 공영 주차장 타워, 팔각정 주위로는 짧게 산책을 다녀가도 좋을법한 산책길과 전망대가 있었다.

 

해상 케이블카 승차장을 돌아 자산 공원으로 향하는 길에서는 팔각정에서는 살짝 보이던 돌산도의 조선소가 제대로 보인다. 부산의 영도의 깡깡이 마을이 떠오르는 그림이다.

 

자산공원으로 오르는 길, 이곳부터 산 아래의 하멜 전시관을 안내하고 있다. 공원에 있는 곤충 박물관도 이곳으로 갈 수 있다.

 

공원으로 가는 길에서 붉은 철쭉이 화사하게 우리를 반겨준다.

 

자산공원에 들어서자 1967년에 세워진 이순신 동상이 우리를 맞는다. 국민들의 성금으로 세워진 것으로 광화문 동상보다 1년 앞선 것이다.

 

공원에는 배모양으로 생긴 건물이 있었는데 여수항 해상교통관제센터로 이 건물 1층에 곤충 박물관이 있다.

 

공원을 내려가는 길에는 일제강점기 일본군이 만들었던 고사포 진지에 대한 안내문과 충혼탑을 만난다. 지금 여수 공항은 율촌면에 위치하고 있지만 마지막 항전을 준비하던 일본군은 신월동 해안으로 해상 비행장을 만들었다고 한다. 해상 비행장을 보호하기 위해 이곳에 포대를 설치했다는 설명이다. 그런데, 일제가 패망하고 국군 14 연대가 그 해상 비행장에 주둔하게 되었는데 제주 4·3 항쟁 진압을 위한 파병에 반대하는 군인 봉기가 발생하면서 여순 사건이 발생했다고 한다. 충혼탑과 함께 공원 뒷자락은 마음을 숙연하게 하는 공간이다.

 

길은 공원 입구를 나가서 종화동 시가지로 가지 않고 중간에서 좌회전하여 산허리를 따라 거북선 대교 방면으로 이동한다.

 

산허리의 산책로를 걷다 보니 숲 사이로 거북선 대교가 보이기 시작한다. 이전에는 돌산도로 가기 위해서는 1984년에 세워진 돌산대교가 유일했으나 엑스포 직전에 거북선 대교로도 돌산도로 갈 수 있게 되었다.

 

거북선 대교 위로 자산 공원에서 돌산도 돌산 공원을 잇는 해상 케이블카가 운행하고 있다.

 

산책로는 거북선 대교를 지나서 우측으로 계단을 내려가는데 거북선 대교를 지났다는 말은 발아래로 지나는 자산 터널 위를 통과했다는 말이기도 하다.

 

계단을 내려가니 우리는 인식할 수 없었지만 내 발로 밟고 지나갔던 자산터널을 볼 수 있었다.

 

길은 거북선대교 바로 옆 계단을 통해서 해안으로 내려간다.

 

거북선 대교 아래로 내려오니 해상 케이블카의 높이가 아찔하게 느껴진다. 다리 아래로 여수 낭만포차거리가 조성되어 있는데 낮 시간이다 보니 문을 연 곳은 없었다. 저녁에 오면 전면으로 보이는 하멜등대, 거북선 대교의 조명과 함께 재미있는 공간이 되겠다 싶다.

 

하멜은 제주도에서 표류하다 13년간 조선에 있게 되는데 1663년부터 4년 동안 이곳 전라좌수영에 억류되어 있다가 일본으로 탈출하여 고향인 네덜란드로 돌아갔다고 한다. 자신이 속했던 동인도회사로 부터 밀린 임금을 받기 위해 쓴 것이 하멜 표류기이다. 전시관은 무료이다.

 

하멜 등대라고 이름한 하멜등대를 뒤로하고 해안을 따라 여수 구항을 걷는다.

 

어선이 오가는  바다 너머로 해상 케이블카의 정류장이 있는 돌산 공원도 보이고 멀리 돌산대교도 눈에 들어온다.

 

종포마을 표지석이 세워져 있는 여수 해양공원에 도착했다. 종고산 아랫자락의 포구가 있던 곳이라고 종포마을이라 불렀다고 한다.

 

공원 한구석에는 인공 폭포와 함께 밤디불거리라는 조형물이 세워져 있었는데 밤바다, 디지털, 반딧불로 만든 이름이라고 한다. 이곳에서 여정을 마무리하고 다음을 기약하며 집으로 돌아간다.

 

67미터의 높이에서 전망도 감상하고 차도 마실 수 있는 스카이타워를 보면서 이번 여행의 아쉬움을 갈무리하고 기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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