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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터미널을 출발한 남파랑길은 충민로 도로를 따라서 장군산과 마래산 자락 사이의 고개를 넘는다. 여수 엑스포 박람회장 인근의 아파트 단지를 통하여 박람회장에 도착하면 엑스포 광장을 지나 해안길을 따라 오동도 입구에 닿는다.

 

여수 터미널을 출발하면 터미널 앞 교차로를 건너서 동쪽으로 충민로 도로변을 걷는다. 

 

우측으로 장군산을 보면서 길을 시작한다. 장군산이라는 이름은 이순신 장군과 연관된 것으로 추정한다고 한다.

 

여수를 소개하는 입간판에서 여러 가지 정보를 얻는다. 2023년이 여수 개항 100주년으로 4월 1일부터 4일까지 여러 행사를 벌이고 있다는 소식과 여수 산업단지 인근에 있는 영취산에서 진달래 축제가 열린다는 것이다. 방문했을 당시는 개항 100주년 기념 주간의 마지막 날이었다. 

 

영취산 진달래의 연분홍빛 아름다움은 보지 못했지만 충민로 벚꽃 가로수를 넉넉하게 누리며 걷는다.

 

길 우측으로 장군산, 종고산, 마래산에 둘러싸인 여수시 연등동을 보면서 언덕을 오른다.

 

보행로는 눈처럼 흩날리던 하얀 벚꽃이 가득하다. 올해도 남파랑길을 걸으면서 벚꽃놀이를 제대로 한다.

 

고갯길을 얼마나 올라왔을까? 장군산과 종고산 사이로 멀리 해안까지 빽빽하게 들어선 집들이 두산 사이에 위치한 충무동, 광무동을 가득 채우고 있다. 장군산 끝자락에는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는지 공사가 한창이다.

 

길은 고개를 넘으며 시립 현암 도서관과 여수 중앙 여중고 앞을 지난다. 학교가 언덕 위에 있기도 하지만 울창한 숲으로 가려져 있어 마치 비밀의 정원 같다. 

 

언덕길의 보행로 담장을 덮은 담쟁이덩굴이 아름답다. 콘크리트 담벼락으로 삭막할 수도 있었을 공간이 담쟁이로 인해 명품길로 변모한 모습이다. 지금 걷고 있는 충민로는 1975년 이전만 해도 여수 도심으로 갈 수 있는 유일한 도로였다고 한다. 오랜 역사를 품은 길이 정성스러운 가꾸기로 훌륭하게 유지되고 있는 모습이 참 보기 좋다. 여수 사람들은 이 길을 윗길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그렇다고 충민로 도로 담벼락이 담쟁이 한 가지로 채워지지는 않았다. 어떤 곳은 나무로 자연스러운 모습을 연출하고 있었다.

 

2012년 충민로가 2차선에서 4차선으로 확장되면서 집 앞으로 도로가 지나게 된 곳도 있었을 텐데 그런 집들은 나름 예쁜 화단을 꾸며 놓았다.

 

그냥 방치하면 음침하고 삭막했을 공간이 정성스러운 손길로 행인의 눈길을 끄는 훌륭한 공간이 되었다. 도치샘이라는 우물이 대로변에 있다는 것도 좋고 오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공간이라는 점도 훌륭하다.

 

길은 마래산 아랫 자락에 위치한 아파트 단지 사이의 공간을 가로질러 꽃가람공원에 닿는다.

 

길은 박람회장 4문을 통해서 여수 엑스포 박람회장으로 진입한다. 여수 엑스포가 2012에 열렸으나 10년이 넘었다.

 

방치된 박람회장 지붕을 보니 10년이란 세월과 이곳이 현재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살짝이나마 상황을 엿볼 수 있었다. 박람회가 끝난 지 10년이 지났지만 활용 방안을 제대로 찾지 못한 모양이다.

 

거대한 박람회장은 조형물과 우리와 같은 몇몇 여행자가 전부이다.

 

휑한 엑스포 광장을 지나 해변으로 나간다. 엑스포 주제관 건물 방향으로 이동한다.

 

주위를 둘러보니 동쪽으로는 여수 엑스포역과 전망을 감상하며 쉴 수 있는 스카이 타워가 보이고 박람회장 쪽으로는 여수 엑스포 컨벤션 센터가 눈에 들어온다. 현재 그나마 활용되고 있는 공간이라고 한다. 기차역이 박람회장 바로 옆에 있는 줄은 몰랐다.

 

여수 엑스포항에는 커다란 크루즈선이 정박해 있었다. 하루 1회 제주행 여객선도 다닌다. 엑스포 당시 상징물과도 같았던 빅오는 재개장을 앞두고 한창 정비 중이었다.

 

주제관을 지나서 건물을 보니 반대쪽에 보는 것과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자연 채광을 감안한 외관 디자인도 그렇고 건물 자체가 바다 위에 떠있는 구조였다. 남쪽으로는 오동도가 젊은 시절을 추억을 소환한다. 생애 첫 지리산 등반을 끝내고 내려온 곳이 여수였고 이곳에 근무하는 지점의 직원이 사준 콩나물 국밥과 돌산대교 그리고 오동도의 기억이 가물가물 스쳐 지나간다.

 

박람회장을 빠져나와 해안을 돌아가는데 자그마한 자율주행 차량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타시오라는 이름으로 여수 엑스포 해양 공원 3.4Km를 운행하고 있다. 운전사 없이 운행하며 사람이나 자동차가 지나면 멈추고 새가 지나도 멈춘다고 한다.

 

해안은 해양 관광 도시의 면모를 자랑하듯 고급 호텔과 요트 등이 늘어서 있다. 우리가 걷는 해안길은 자율 주행 셔틀이 오가는 구간이기도 했다. 

 

자산의 전망대와 케이블카 승차장으로 연결되는 공영 주차타워. 길은 오동도 입구에서 우측 계단을 통해 자산을 올라야 하는데 알고 보니 주차타워의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갈 수 있는 방법도 있었다. 오동도 입구는 평일임에도 사람들로 북적북적하다.

 

여수 낭만 버스는 시티투어 버스로 1코스는 여수 엑스포역에서 오동도를 거쳐 향일암과 수산시장등을 간다. 놀이동산에서나 볼법한 동백열차는 오동도를 오가는 셔틀이다. 아무튼 오동도 입구에서 우측으로 계단을 오르면 인파를 벗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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