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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을 거쳐 여수로 진입한 남파랑길은 율촌면 읍내를 빠져나오면 율촌천을 따라 해변으로 나간다. 조화리와 취적리 마을길과 들판을 걷는다. 전라선 철도변을 걷기도 하고 오며 가며 철도를 횡단한다.

 

여수를 북에서 남으로 쭉 내려가는 남파랑길 여수 52코스를 시작한다. 평범한 길이지만 51코스, 52코스를 이어서 걷고 53코스 일부도 걷는 긴 여정이라 쉽지만은 않다.

 

때마침 점심시간이라 읍내에서 점심 식사를 하기로 했다. 도시락을 챙겨 왔지만 맛집이 즐비한 골목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황가네 국밥이란 집에서 돼지국밥으로 점심을 해결했는데 황당하면서도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었다. 정갈한 반찬에 국밥도 훌륭한데 또 다른 음식이 우리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국밥을 기다리고 있는데 데친 배추와 부추를 얹은 순대를 주시는 것이다. 우리가 시키지 않은 음식에 당황해서 주인장에 이게 뭐냐고 물으려니 서비스로 준 것이니 드시라고 한다. 황당했지만 기분 좋은 서비스였다. 지켜보니 2인 이상 손님들에게는 국밥이 나오기 전에 순대와 배추, 부추를 함께 데쳐서 내가는 모습이었다. 

 

점심 식사를 끝낸 다음에는 읍내를 빠져나와 사항교로 율촌천을 건너 하천 건너편에서 둑방길을 따라간다.

 

다리를 건너면 율촌천을 따라 둑방길을 걷는다. 그늘하나 없는 벌판 속에서 햇빛을 오롯이 받으며 걸어야 한다. 율촌의 율은 밤나무 율(栗) 자로 밤나무가 크기 좋은 토질로 밤나무가 많았다는데서 이름이 유래한다고 한다. 그런데, 다른 세금에 더해 밤 세금까지 더해지는 병폐가 있자 조선 숙종당시 밤나무를 대대적으로 베어버리는 일이 있었다고 한다. 

 

바다로 향하는 율촌천을 따라 우리로 해안으로 향한다. 어디서 맛있는 냄새가 솔솔 풍겨 온다. 

 

맛있는 냄새의 주인공은 꼬막이었다. 둑방길 끝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꼬막 가공 공장이 있었다. 꼬막 통조림을 본 적이 있지만 이곳에서는 간편식을 포함하여 다양한 제품을 만들고 있었다. 둑방길은 해룡 산업단지에서 나오는 커다란 도로로 막히는데 길은 도로 아래 굴다리를 통과하여 이어간다.

 

굴다리를 통과한 다음에는 우회전하여 도로 옆 길을 따라간다.

 

봄꽃이 완연한 조화리 들판을 가로질러 마을로 들어간다.

 

야트막한 언덕에 자리한 조화리 마을로 들어간다. 조화리의 옛 이름은 둑실이라고 했는데 대규모의 사항염전을 막아주는 둑이 있었다고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한자로 표기하면서 득실이 되었다.

 

조화리 마을에서 바라본 바다 풍경은 넓은 갯벌과 섬들이 보인다. 이곳에도 고흥의 소록도과 같은 이름의 소록도가 있다. 다만 소록도, 중록도, 대록도가 나란히 광활한 산업단지 사이에 외로이 떠있는 모습이다.

 

길은 득실 교회 앞을 지나 마을을 빠져나간다. 교회 이름에 조화리의 옛 이름인 득실이 남아있다.

 

득실 마을 앞바다로 보이는 민가가 많은 섬은 송도로 율촌면 여동리에 해당한다. 해룡 산업단지 끝자락에서 배로 들어갈 수 있다.

 

득실마을을 빠져나가면서 길은 평범할 수 있지만 생경스러운 풍경들이 이어진다. 길가에 텃밭을 만들었는데 보통이라면 돌을 쌓았을 텐데 이곳에는 굴 껍데기나 조개껍질 같은 폐각을 망에 담아 쌓아 놓았다. 꾸준한 관리만 된다면 이 또한 좋은 폐각 활용법이 아닌가 싶다. 길을 조금 더 걷다 보니 펫 메모리얼 파크라고 붙인 건물을 지난다. 반려 동물 장례식장이라고 한다. 고양이나 개를 키우지 않는 집을 찾기 어려울 정도의 시대에 살고 있다 보니 이러한 시설도 있구나 하는 새로운 경험을 해본다. 매장은 불법이고 종량제 봉투에 버리는 것은 현재는 적법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한동안 삶을 함께 했던 반려동물과 잘 이별하기 위한 공간인 셈이다.

 

길 옆에서 남해에서 만났던 고사리밭을 이곳에서도 만난다. 남해의 광활한 고사리밭과는 다르지만 다시 보니 반갑다.

 

길에서 바라본 고사리밭에서는 몽글몽글 고사리가 올라오고 있었다. 이렇게 이쁘게 사람들의 발걸음을 붙잡으니 고사리 수확철에는 남해 고사리밭은 아무나 통과할 수 없다는 것이 이해가 갔다.

 

여수로 들어가면서 계속 만날 전라선 철로를 처음 만나면 철로 앞에서 좌회전하여 철로옆 샛길을 따라간다.

 

철로 옆을 따라 걷다가 농로를 통해서 조화리에서 취적리로 넘어간다. 넓은 들판 너머 해안으로 방조제와 배수갑문이 보인다. 이 평야도 한때는 갯벌이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취적리로 들어선 남파랑길은 외진 마을을 살짝 거쳐서 다시 전라선 철도를 향해서 농로를 걷는다. 취적이라는 이름이 독특한데 단어 자체는 피리를 분다는 의미로 취적리 뒷산인 대통산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대나무통이라는 산이름에서 피리를 분다는 취적리라는 이름이 나왔다니 마을의 역사에 호기심이 간다.

 

길은 전라선 철도 아래 굴다리를 통과하고 바로 이어서 여순로 도로 아래의 굴다리도 통과한다.

 

여순로 도로 아래 굴다리를 나오면 좁은 공간의 독특한 장소를 만나는데 순천 방향으로 가는 차로와 여수 방향으로 가는 차로가 분리되면서 만든 공간이다. 길은 여수 방향으로 가는 차로도 건너서 도로를 따라 걷다가 우측길로 봉정마을을 향한다.

 

예전에는 불무골이라고 불렸던 봉정마을을 향해서 들길을 걷는다.

 

산으로 둘러 쌓여 있는 까닭일까? 포근한 느낌을 주는 봉정 마을의 마을길을 지난다.

 

봉정 마을을 지난 남파랑길은 다시 여수로 향하는 여순로 도로로 나와서 도로 옆의 작은 길을 통해 신산마을로 향한다.

 

신선 마을에 도착한 길은 다시 굴다리를 통해 여순로 도로 아래를 통과한다. 한창 공사 중인지 굴다리 앞을 막아 놓았는데, 굴다리 건너편에서 안전을 담당하는 신호수께서 건너오라고 하신다. 포클레인이 한창 작업 중인 공간을 지나니 신호수는 불편을 드려 미안하다는 정중한 말씀까지 해주신다. 많은 공사 현장에서 중년 여성이 신호수를 하는 모습은 좋은 선택이지 않나 싶다.

 

여순로 도로 아래를 통과한 길은 KTX 산천이 달리는 전라선 아래를 굴다리로 다시 통과한다.

 

신산마을의 마을길을 걷는 남파랑길은 멀리 율촌 제2 산업단지로 연결되는 도로가 지나는 신선 2교 아래쪽으로 농로를 통해서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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