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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숲길을 지나온 남파랑길 19코스는 옥포 해안 데크길을 걸으며 시내 구간의 도로변 걷기를 장승포까지 이어간다. 옥포 조선소를 한 바퀴 빙 둘러 가는 길이다.

 

숲길 끝에도 정자가 있지만 데크 계단을 내려가도 데크길 끝, 바다 위에도 정자가 있다. 정자 주위로 물속이 투명하게 보일 정도로 물이 맑다. 

 

해안에 튀어나온 바위섬은 뱀쥐섬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었다. 바위 해안으로 이어진 데크길을 걷는다.

 

우리가 이곳을 지날 무렵이 점심시간이었는데, 때마침 산악회에서 오셨는지 등산복 차림의 시끌벅적한 한 무리가 지나가고, 그 이후로는 조선소 정복을 입은 직원들이 점심 식사를 끝내고 해안 데크길로 산책을 나오신 모양이다. 조용하면 더 좋았겠지만 사람이 많은 까닭에 쫓기듯 해안 데크길을 걸었다.

거제도 섬 & 섬 길 중의 하나인 "충무공 이순신 만나러 가는 길"은 해안 데크길을 지나 옥포항에서 끝나지만 남파랑길 옥포항을 지나 조선소 주위를 돌아간다.

 

거대한 조선소 귀퉁이에 자리한 옥포항은 커다란 배들에 밀려 더욱 왜소해 보인다.

 

내부 방파제가 있는 옥포항을 돌아서 간다. 이곳은 조라 매립지라고 한다.

 

옥포항 포구 주위로는 관처럼 생긴 보관함 20여 개가 설치되어 있었는데 보관함마다 세계의 국기를 그려 놓았고 그 나라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붙여 놓았다. 무슨 용도일까 하는 호기심이 있었는데 찾아보니 어민들이 사용하는 어구 보관함이라고 한다. 항구에 널브러져 미관도 해치고 안전에도 문제가 있는 어업 도구들을 정리해서 보관하도록 한 시설이었다. 단색의 보관함이 미관에 문제가 있으니 고육지책으로 국기도 그려 넣고 나라 소개도 붙인 모양이다.

 

옥포항 수변 공원에는 여객선 승차권을 소재로 한 포토존도 만들어 놓았다. 이 공원도 점심 식사를 하고 내려온 조선소 직원들로 북적대고 있었다. 차를 마시면서 가볍게 공원을 거니는 여직원들이 많았다. 남직원들은 해안 데크길까지 멀리 산책을 나가고 여직원들은 가까운 곳에서 휴식하는 모양이었다. 특수한 복장을 착용한 직원들도 있었고, 사무동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근로자들도 있었다. 공원 바로 옆에 대우 조선 해양의 복합 업무 단지인 오션 플라자가 자리하고 있다. 젊은 청년들이 많이 있었다. 청년들이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서 나름의 재능도 발휘하고 삶을 잘 살아갈 수 있다면 국가 균형 발전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텐데 하는 생각도 해본다.

 

오션 플라자 앞을 지나 도로변을 걷기 시작한다. 이번 여정에서 굴다리나 다리 아래로 여러 번 가로질러갔던 거가대로 옆의 인도를 걸어간다.

 

오션 플라자 길건너에는 임진란 거북선 2호가 전시되어 있었다. 내부에 전시관이 있는 공간이다. 주차장에 세워진 자동차와 오토바이, 자전거까지 얼마나 많은 인원들이 근무하는지 상상이 가질 않는다. 건물 준공 당시에는 상주 인원이 3,500명에 달한다는 뉴스가 있었다.

 

거가대로 도로변 인도를 걷던 남파랑길은 도로 바로 옆의 하천변을 따라서 길을 이어간다.

 

옥녀봉 자락에서 발원하여 아주동을 가로질러 바다로 흘러가는 아주천변의 산책길을 걷는다. 아주천이 옥포 조선소와의 자연스러운 경계를 만들고 있다. 아주천 난간에 땅콩처럼 생긴 캐릭터가 있는데, 거제시의 캐릭터인 몽돌이와 몽순이이고 거제 해변에서 자주 만나게 되는 몽돌을 소재로 한 것이다.

 

조선소 주위를 걷는 것이라 삭막하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했는데 1970년대에 세워진 조선소의 역사만큼이나 조선소 쪽으로 키 큰 메타세쿼이아 나무가 쭉쭉 뻗어 있고 거가대로 도로 쪽으로는 아름드리 벚나무들이 줄지어 서있다. 녹음이 올라오기 시작하는 봄이면 이곳은 벚꽃으로 환상적인 풍경을 만들겠구나 하는 상상이 되었다. 

 

어느덧 길은 옥포 조선소 서남쪽 모서리를 돌아간다. 모서리 안쪽의 대우 조선 해양 땅이 아주동 1번지이다. 아주동이 대우 조선 해양과 함께 발전해 온 것은 사실이지만 아주동과 대우 그룹, 그리고 대우 그룹과 아주 대학교가 하나로 연결된 것은 아니다. 대우에서 1977년 아주 공대를 인수하여 지원했지만 아주대학교의 아주(亞洲)는 아시아를 지칭할 때 쓰는 한자이고 아주동의 아주(鵝洲)는 거위 아를 사용해서 전혀 다르고 아주동의 역사는 신라의 아주현까지로 올라간다. 

 

30년이 넘는 수령의 메타세쿼이아가 줄지어 늘어선 길을 따라 대우 조선 해양 남문 방향으로 계속 직진한다. 계속 도로변을 걸으니 지루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멍 때리면서 걷기에도 좋다.

 

때로는 메타세쿼이아가 인도에 있어도 좋다. 이런 그림은 인도가 메타세쿼이아의 땅을 침범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아무튼 대우 조선 해양 정문을 지나면 도로는 일운 터널을 통과하여 옥림리로 가는 길과 좌회전하여 장승포로 가는 길로 나누어진다. 남파랑길은 장승포를 향해서 길을 이어간다.

 

장승포로 가는 길은 조금은 좁지만 보행자와 자전거를 위한 길이 마련되어 있었다.

 

장승포동으로 진입한다. 한때는 옥포 조선소로 인해 인구가 늘어나면서 옥포만 주위의 옥포1동, 옥포2동, 아주동, 마전동, 장승포동, 능포동이 1989년부터 1995년까지 장승포시로 승격되었었다. 지금도 장승포에는 시외버스 터미널이 있다. 대부분은 부산으로 가는 버스들이다.

 

배 모양의 구조물 위에 장승과 솟대가 손님을 맞는 두모 로터리에서 남파랑길은 능포로를 따라서 이동한다. 장승포라는 이름은 이곳 두모(杜母) 고개에 장승이 있어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로터리 너머로는 특이한 모양을 가진 거제 문화 예술 회관도 보이고 장승포항도 눈에 들어온다.

 

장승포 터미널을 향해서 능포로 도로변을 걷는다. 고래로 유명한 울산의 장생포와 이름은 비슷하지만 장승포는 말 그대로  두모 고개에 장승이 있어서 붙은 이름이다.

 

장승포 터미널에서 19코스를 마무리한다. 이곳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3시 장승포에 예약한 숙소에 바로 들어가지 않고 능포 일대를 한 바퀴 돌아서 장승포항으로 나가는 20코스 일부를 걷기로 했다. 내일 거리가 긴 20코스를 끝내고 여유 있게 집에 돌아가려면 오늘 조금 걸어 두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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