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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성이 있는 복항 마을을 지난 남파랑길은 시방 마을을 지나 상금산(285m)과 대금산(438m) 산행을 시작한다. 시방 마을에서 올라가는 길은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등산로가 아니기 때문에 경사도가 있고 조금은 거칠다. 

 

나들이객들로 분주한 복항 마을을 지나서 옥포 대첩로 도로를 따라서 길을 이어간다. 카페와 나들이객들이 타고 온 자동차, 사람들이 뒤섞이며 어지럽다. 

 

시방 방파제와 선착장, 그리고 시방리에 속한 이수도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이수도는 섬이지만 전기도 있고 상수도도 공급되는 곳이다. 해저 상수도관을 통해서 육지처럼 상수도가 나오는 곳이다. 그러니 작은 섬인데도 민박집과 펜션들이 성업하고 있는 곳이 되었다. 시방 선착장에서 배로 5분이면 닿는 곳이다. 

 

길을 조금 더 걸으니 길 위로 데크 전망대도 마련해 놓았다. 시방 마을은 멀리 거가대교를 전망으로 가지고 있었다. 

 

길은 시방 마을 정류장을 지나 우회전하여 본격적으로 오르막을 오르기 시작한다. 18코스의 종점인 김영삼 대통령 생가 표지가 등장했다. 시방 마을이라는 이름은  해안 모양이 활처럼 휘어져 이수도를 향해서 활을 쏘는 모양이라고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오르막을 오르다 보면 거가대로 아래 굴다리를 통과해서 시방리 마을길을 걷게 된다.

 

오르막을 오르다 뒤돌아본 복항마을과 시방 마을 풍경은 야산으로는 카페들과 풀빌라가 점령했고 그 영역은 계속 확장되고 있다. 사람들이 몰리니 어쩔 수 없겠다 싶지만 이곳도 원주민이 밀려나는 젠트리피케이션에서 자유롭지 못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청명한 하늘과 바다는 아름답다.

 

차츰 고도를 높여가는 길, 앞으로는 대나무 숲이 흔들흔들 우리를 부르고, 등뒤로는 거가대로도 복항 마을도 두모 몽돌 해변도 점점 멀어진다.

 

길은 봇골 소류지 옆을 지나는데 저수지 위쪽에 집을 가지고 있는 주인장의 길장식에 온갖 추측이 난무한다. 집으로 들어가는 진입로에다 다양한 상호가 새겨진 업소용 발매트를 깔아 놓았는데 매트 사업을 하던 사람일까? 아니면 어디에서 버려진 매트를 재활용하는 것일까? 하는 아무 의미 없는 추측을 하면서 길을 이어간다.

 

길을 오르다 보니 이 높은 곳에 마을이 있었다. 길이름이 시방 1길이니 상금산 아래 첫 동네인 것이다. 봇골이라는 이름도 있다.

 

길은 마을 뒤편의 봇골 등산로 입구라는 표식과 남파랑길 리본을 따라서 대나무 숲 속으로 들어간다.

 

한쪽은 우리나라 야산에 많은 조릿대가 숲을 이루고 다른 한쪽은 대나무가 숲을 이룬 독특한 터널을 지난다.

 

이제는 산 아래 시방 마을도 보이지 않고 멀리 거가대교 전경만이 보일 뿐이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이 아니다 보니 가끔씩 멧돼지가 헤쳐 놓은 땅도 보이지만 남파랑길 리본이 잘 매여 있어 길을 찾아가기는 어렵지 않았다.

 

나무들 사이로 오후의 태양이 비추이는 것을 보니 산 능선에 가까워진 모양이다.

 

능선에 오르니 등산로와 임도의 갈림길 표지가 나온다. 이제부터는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양호한 길을 걷게 된다. 남파랑길은 등산로로 가지 않고 임도 방향으로 움직인다.

 

임도로 나오니 푸릇푸릇한 대나무의 위세가 장난이 아니다. 하늘을 향해 시원시원하게 뻗은 대나무를 보면 그 생명력이 내게도 전해지는 느낌이다.

 

길은 임도 중간에서 다시 진달래 평원을 향해 오르막을 오른다. 이 구간에서는 대금산을 오르내리는 여러 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 외국인 부부도 있었다.

 

능선에 자리한 벤치에 앉아 김밥을 먹으며 잠시 쉬어 간다. 찬 바람이 불어 조금은 쌀쌀한 날씨지만 보온병에 담아 온 따스한 커피 한잔과 즐기는 풍경 감상은 정말 좋았다. 마치 지리산 노고단에서 산 능선을 바라보는 느낌이다. 지리산 노고단도 봄이면 진달래가 일품인 곳이다.

 

겨울눈으로 내년 봄을 기다리고 있는 진달래를 보면서 내년봄이면 연분홍 빛으로 가득할 이곳을 상상해 본다.

 

진달래 평원을 지난 남파랑길은 대금산 정상으로 가지 않고 능선을 통해 하산길에 접어든다.

 

시루봉을 향해서 등산로를 걷는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이고 완만한 내리막길이 이어지므로 걷기에 무난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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