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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동면 마전리에서 시작한 남파랑길 11코스는 진동면 다구리로 진입하는데 다구리에 도착하면서 해가 지는 바람에 다구리에서 요장리로 넘어가는 경로를 재검토했다. 원래의 남파랑길 경로는 다구 방파제를 지나 산길로 진입해야 하는데 조명도 없고 길을 잃을 위험도 있어 해양관광로 도로를 따라서 이동하여 광암항을 거쳐 진동 시내로 진입했다.

 

구산 초등학교를 지나 마전리 입구에서 남파랑길 11코스를 시작한다. 길은 우측 마전 마을 방면이 아니라 좌측 진동 읍내 방면으로 이동한다.

 

진동 읍내로 가는 해양 관광로를 올라가면서 바라본 마을 풍경, 멀리 산 위로 10코스에서 우리가 넘어온 유산리 고개가 눈에 들어온다.

 

도로변으로는 인도도 없고 길도 넓지 않은데 낙엽까지 쌓여있다. 다행히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보행자를 발견하면 속도도 줄이고 거리를 조금 두고 지나간다. 개중에는 사람은 안중에도 없이 쌩하고 지나가는 사람도 있기는 하다. 어찌했든 길은 마산합포구 구산면에서 진동면으로 넘어간다.

 

작은 포구가 있는 도만 마을을 지나 길은 구불구불 이어진다.

 

배수로가 마련된 도로 구간은 그나마 보행을 위한 공간이 있어 좋다. 이곳 도로의 이름이 해양관광로이지만 1002번 지방도의 일부로 이 지방도는 진주와 사천을 거쳐 지리산 아래의 하동읍까지 이어진다.

 

구불구불 길을 걸어 장고개에 올라서니 마산 앞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남해 바다를 황금빛으로 물들이던 석양도 이제 그 빛을 잃어간다.

 

장고개를 터벅터벅 내려가면 다구리 마을을 만난다.

 

서쪽으로 걸어가는 길에서 만난 황금빛 석양이 다구리 마을을 비추고 있다.

 

어촌 마을에 넓은 논과 포구까지 있는 아름다운 다구리 마을에 도착했다. 때마침 아름다운 석양이 은은한 조명을 비춰 주기도 했지만 석양이 없더라도 마을 전경 하나로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마을이었다. 남파랑길은 이 마을을 관통해서 길을 이어간다.

 

넓은 다구벌, 마을 앞 죽도, 진동만, 잔잔한 남해 바다와 섬들까지 환상적인 풍경 때문이었을까, 마을 뒷산 마을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곳에는 임진왜란 당시의 의병장 제말의 묘소도 있다. 

 

도로에서 좌회전하여 마을로 내려가는 길, 아름다운 풍경에 감탄의 연속이다.

 

가을걷이가 끝난 다구리 들판 너머로 석양이 산 아래로 내려가면서 강렬한 색채의 향연으로 귀중한 선물을 건네준다.

 

사람의 손으로는 도저히 흉내도 낼 수 없는 순간의 풍경화 한 폭을 눈에 담는다. 눈이 호강하는 시간이다.

 

까치밥을 남겨둔 주인장의 마음이 느껴지는 정겨운 마을길을 천천히 내려간다.

 

구불구불 이어진 농로를 따라 이어가는 길은 지금 보아도 미소를 짓게 하는 정겨움이 있다. 직사각형으로 경지 정리가 되지 않았지만 그래서 더욱 정이 가는 논 풍경이다.

 

11월 중순인데 아직도 벼를 베지 않은 논도 있었다. 황금빛 벼이삭조차도 아름답다.

 

다구리 마을 중앙 정자에는 260년이 넘는 팽나무가 마을을 지키고 있었다. 비석에는 푸조나무라고 적혀있다. 푸조나무도 팽나무과로 검은 팽나무라고 도 부른다.

 

정자 앞에는 풍욕대라는 비석을 세워 놓았다. 역사와 깊이가 있는 마을이라는 것이 느껴진다. 문제는 시간이 오후  5시 30분을 넘고 있다는 것이다. 시간이 늦어도 해만 있으면 문제가 아닌데, 벤치에 앉아서 잠시 쉬면서 다음 경로를 확인하고 있는데 주위가 갑자기 캄캄해지는 것이었다. 마을 풍경에 감탄하느라 별 생각이 없던 차에 날이 갑자기 어두워지니 당황스러웠다. 다음에 지나가야 하는 경로에 숲길이 있었기 때문이다. 혹시나 해서 강아지랑 산책 나온 마을분에게 길이 어떤지 물어보았더니 도로 말고는 우회로가 없고 컴컴해서 숲길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말씀이었다.

 

결국 우리는 숲길로 다구리에서 요장리로 넘어가는 경로를 포기하고 마을에서 도로로 다시 나와서 도로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진동 읍내까지 4km가 나았으니 아주 많이 넘은 거리는 아니다.

 

"아래 주도" 주도 마을 아래라는 의미이고 원래의 남파랑길은 해안가의 주도 마을을 지난다. 우리는 해양관광로를 통해서 주도 마을 입구를 지난다.

 

길 좌측 해변으로 광암 해수욕장의 불빛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캄캄한 도로를 걷느라 긴장했는데 이제 광암 해수욕장으로 들어가 원래 남파랑길과 합류한다. 해변의 화려한 불빛들이 우리를 반긴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 방향으로 이동하면 진동면 읍내에 닿을 수 있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은 남파랑길 12코스에서 만나게 되는데 정부에서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중에 하나이다.

 

광암항 방파제에 설치한 경관 조명이 이곳을 조금 특별하게 만든다.

 

광암함을 따라 걷다가 이미 해도 졌으니 저녁을 해결하고 가기로 했다. 미래 식당이란 곳에서 백반으로 먹었는데 만족스러운 식사시간이었다. 미역국도 생선 조림도 좋았지만 고춧잎 반찬이 인상적이었는데, 주인아주머니 나름의 아이디어였다. 고춧잎나물을 반찬으로 내놓으면 요즘 젊은 사람들은 잘 먹지 않길래 양념을 조금 강하게 해서 조렸더니 고춧잎인 줄 모르고 맛있다고 잘 먹는단다. 아무튼 저녁을 맛있게 해결하고 진동면 읍내를 향해서 나머지 경로를 계속해서 걷는다.

 

저녁을 먹고 나오니 주위는 이미 캄캄해졌다. 진동 앞바다도 바다 건너편의 불빛만 반짝일 뿐 칠흑과 같은 어둠이다. 이제는 요장리 해안으로 이어지는 요장 해안길을 따라 이동한다.

 

요장 해안길은 해안으로는 가드레일이 있어 안전에는 문제가 없었고, 중간중간 가로등도 있어 진동을 가로질러 내려오는 태봉천을 따라 올라가는 것도 문제가 없었다. 멀리 진동면 읍내의 고층 아파트 불빛이 오늘의 목적지에 거의 다 도착했음을 알려준다.

 

태봉천을 건너 읍내로 진입하기 직전에 삼진 119 안전센터가 있는데, 최근에 재건축한 안전센터 앞에는 1970년대까지 화재 진압에 사용했다는 완용 펌프를 전시하고 있었다. 팔의 힘으로 물을 뿌리는 장비이다.

 

향군교를 통해 태봉천을 건너 진동면 읍내로 진입한다. 마을의 가로등이 조용하게 밤을 밝히고 있지만, 읍내로 들어가는 순간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향군교 북쪽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의 청동기시대 집단묘역이라는 창원 진동리 유적지가 자리하고 있다.

 

길은 불을 환하게 밝힌 진동 전통 시장을 지나서 통영, 고성 방면으로 좌회전하여 이동하게 된다.

 

이번 여정은 진동 교차로에서 마무리하고 11코스의 나머지는 다음 여정에서 이어 걷기로 하고  시내버스로 마산역으로 이동하여 집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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