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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진읍에 들어선 해파랑길 48코스는 반암리 솔밭길과 반암항을 거쳐 목적지인 거진항에 도착한다.

 

길은 거진항까지 계속 해안길을 따라 이어진다. 작은 동산인 마산이 있던 거진읍 송죽리를 지난 반암리로 들어간다. 솔숲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고 솔숲 옆으로 이어지는 농로를 따라간다. 

 

오전 10시를 바라보는 시간, 태양이 아직 머리 위로 올라오지는 않은 상황이라 해변 솔숲이 길에 그늘을 만들어 주어 싱그러운 느낌으로 걸을 수 있어 좋다. 

 

잠시 7번 국도 인근으로 나가기도 하지만 이내 반암리 마을길로 들어간다.

 

반암리 마을길을 지나는데 각 집마다 걸려 있는 주소 팻말이 독특하다. 생선 한 마리에 "후리질 소리"라고 적어 놓았다. 멸치라고 추측했는데 멸치가 맞았다. 마을길에서 만난 아주머니에게 여쭈어보니 멸치가 맞다고 하셨다. 마을에 멸치가 많이 났었다는 말씀이셨는데, 후리질 이란 배로 긴 그물 바다에 펼쳐 놓고 그물 양쪽 끝을 U자 형태로 육지로 당기면서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말하는데 후리질 소리는 육지로 몰아온 멸치를 족대로 퍼올리면서 부르는 소리라고 한다. 그리고, 부산 기장의 대변항에서 멸치 그물을 터는 소리를 후리 소리라고도 한다.

 

반암항을 지나 거진 11리 해변을 향한다.

 

반암항 공사에 사용될 테트라포드들이 일부러 만들어 놓은 설치 작품 같다. 소나무와 테트라포드를 지나는 자전거길은 언젠가 테트라포드가 바다로 나가면 바뀔 풍경이지만 그 누구도 의도치 않은 풍경이 기억에 남을 듯하다.

 

길은 반암항을 뒤로하고 송포리로 진입한다. 거지읍 사무소가 위치한 곳이다. 기다란 송포리 해변도 좋아 보이지만 아직 해수욕장으로는 개발되지 않았다.

 

송포리 해안 너머로 거진항에 더 가까이 다가왔다. 특이한 것은 중간에 2006년에 완공된 아파트 단지가 하나 있는데 아파트 단지와 바다와의 거리가 불과 10미터라는 것이다. 해안 침식으로 아파트 단지의 안전도 우려되는 상황이 있었지만 바다와 인접한 이 아파트의 가격은 고공 행진 중이다. 

 

해안 침식으로 해변이 좁기는 하지만 이렇게 맑고 좋은 바다에 왜 해수욕장을 만들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생길 정도의 송포리 해변을 지난다.

 

해안길에서 해오름 해변길 도로로 올라와서 소나무 가로수가 있는 인도를 걷는다. 마을 입구에 있는 쉼터에서 동네 소년 3명이 정자에 앉아 쉬고 있는 것을 보았는데 어느덧 그 아이들이 자전거 경주를 하면서 우리를 지나간다. 이 길에 자전거 전용 도로가 없는 것이 염려가 되기는 했지만 친구들과 신나게 자전거를 타며 노는 모습이 좋아 보였다. 너희 때가 좋을 때다!라는 말을 중얼거리면서도 나의 어릴 적을 떠올리면 괜스레 우스워진다. 그때는 잔소리 듣기 싫고 내 힘으로 살아가고 싶다는 마음에 빨리 어른이 되었으면 했었다.  

 

거진 1교로 건봉산 자락에서 발원하여 동해로 흘러드는 자산천을 건너면 송포리에서 거진리로 들어간다. 예전에는 자산천이 두 갈래로 동해로 유입되었는데 하나로 흐르게 만들면서 그 대신 생겨난 땅에 사람들이 집을 짓고 살면서 마을이 커졌다고 한다. 부산과 원산을 오가는 배가 중간에 쉬는 곳이었고, 동해 북부선 거진역도 있어서 한때 물류의 중심지였다고 한다. 1980년대 초반까지 인구의 급속한 팽창은 거진리를 거진 1리부터 거진 11리까지 분할하게 했지만 지금은 어업의 쇠락으로 인구가 줄고 있다.

 

거진리 끝자락의 거진 11리 해변이다. 아기자기한 조형물을 많이 만들어 놓았다. 

 

재미있는 벽화에서 명태에 대해 한수 배워 간다. "갓 잡혔을 땐 생태", "생태를 얼리면 동태", "생태를 반쯤 말리면 코다리", "새끼 때는 노가리", "바짝 말리면 북어", "추운 겨울에 얼었다 녹였다를 반복하면 황태"

 

거진 11리 해변은 땡볕 아래서 낚시하는 사람과 함께 벌써 해수욕하는 사람도 있고 도로 쪽으로는 차를 세워두고 캠핑하는 사람들도 있다. 나름 넓은 백사장을 가진 해변이다.

 

고성 주요 항구 중의 하나인 거진항에 도착했다. 국가 어항으로 관리되는 거진항은 규모가 큰 만큼 항구 내부의 물결도 출렁출렁 크다.

 

드디어 해파랑길 48코스 종점에 도착했다. 바로 앞에는 마트도 있어서 냉커피도 마시고 아이스크림도 사 먹는 휴식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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