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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오르락내리락하지만 괘방산 자락의 능선을 걷는 해파랑길 36코스는 당집을 떠나 괘방산 봉우리와 삼우봉을 지난다. 능선에서 바라보는 절경을 누리는 시간이다. 왜 이런  코스를 만들었을까? 하는 의문에 스스로 답하게 되는 시간이다.

 

당집 숲 속에 앉아서 가진 충분한 휴식 시간은 감탄의 연속이었다. 철갑을 두른듯한 우람한 소나무 숲에 둘러싸인 정갈한 공간 속에서 숲의 아름다움에 한번, 숲을 비집고 들어 오는 잔잔한 햇살에 한번, 정말 좋다! 를 연발하는 시간이었다.

 

베일을 벗듯 나무들 사이로 동해의 전경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해파랑길이나 강릉 바우길 표식이 중간중간에 있기는 하지만 산악회 리본은 나름 공해 우려인지, 매너인지 많이 매달아 놓지 않는 모습이 나름 좋아 보였는데, 여기에는 철책에 온통 산악회 리본으로 가득하다. 군사 시설은 아닌 것 같고 아마도 사유지에 들어오지 말라고 철책을 쳐 놓은 모양인데 그 철책에 산악회들이 시위하듯 리본을 걸어 놓았다. ㅎㅎ

 

이제 해파랑길 36코스도 중반을 넘어서고 있다. 산을 자주 다니는 분들이라면 괘방산을 넘는 해파랑길 36코스의 난이도를 굳이 왜 어렵다고 했는지 이해할 수 없을지도 모를 정도로 전체적으로는 완만해 보이지만 곳곳에 배치되어있는 가파른 오르막은 사람을 겸손하게 한다. 그렇지만, 재미있는 어려움이라고 표현해도 좋을 정도로 어려운 고비는 길게 가지 않는다. 

 

삼각형 모양의 새로운 바우길 표식도 만나고, 인근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쉼터도 만나지만 바로 앞으로 보이는 전망 좋은 괘방산 정상을 보니 여기에 머물러 있을 이유가 없다. 계속 고고!

 

당집 이후 계속 이어진 오르막길에 헉헉 거리는 것을 숨길수 없다. 그런데, 괘방산 정상 쪽에서 아까부터 시끌벅적한 한 무리의 사람들이 우리를 향해 걸어오고 있었는데 등명락가사로 내려가는 포장 임도에서 그들을 만났다. 다들 괘방산을 넘어오느라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지만 풍경은 제각각이었다. 지긋한 나이에 단체로 산을 탄 모양인데, 어떤 이는 핸드폰으로 근처에 있는 모든 사람이 대화 내용을 파악할 정도로 수다를 떨고 있었고, 나머지 일행들도 좀처럼 입을 다물지 않았다. 산을 즐기는 방식이야 누가 강제할 수 없지만 그리 아름다운 모습은 아니었다. 길은 콘크리트 임도를 넘어서 계단으로 직진한다.

 

괘방상 정상으로 향할수록 점점 더 시야를 가리는 것은 없어지고 탁 트인 시야로 감탄사를 연발하게 된다.

 

이 광경을 보려고 우리가 오르막을 올랐구나. 우리가 걸어온 숲길도 한눈에 볼 수 있고, 푸른 동해 바다와 해안가에 자리한 작은 해변들도 시야에 들어온다.

 

괘방산에서 최고의 전망을 자랑하는 자리. 단순하지만 거칠것 없는 최고의 전망을 선사하는 장소였다.

 

괘방산 정상에서는 최고의 전망을 감상할 수 있는 기쁨도 있었지만 언덕을 장식하고 있는 노랑제비꽃이 얼마나 반가운지, 봄꽃을 누리는 기쁨을 무엇에 비할 수 있으랴.

 

한동안 괘방산의 탁트인 전망을 즐긴 우리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송신탑 바로 아래를 휘감아 돌아간다. 

 

삼우봉으로 향하는 길에서 잠시 345미터의 괘방산 정상을 다녀온다. 

 

괘방산 정상에서는 주위의 나무들 때문에 그리 전망이 좋은 것은 아니다. 전망 좋은 곳은 정상이 아닌 곳에 있다.

 

괘방산 정상에서 내려와 삼우봉을 향하여 길을 이어간다. 숲 속에 수줍게 핀 진달래는 만날 때마다 반갑다. 

 

괘방산 정상 부근부터 우리를 따라온 것인지, 아니면 이곳에 터를 잡고 살고 있는데 우리가 방해꾼이 되었는지 유난히 큰 새소리가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나뭇가지 사이로 살짝살짝 보이기도 하지만 정체를 확인하기는 어려웠고 소리만 남겨 보았다.

 

삼우봉 가는 길에 만난 모전리 방면의 풍경이다. 내일 안인항에서 시작할 해파랑길 37코스는 저 풍경 어디인가는 걸을 것이다.

 

320미터의 삼우봉에 도착했다. 괘방산과는 높이가 25미터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곳에서 통일 공원과 강릉 임해 자연 휴양림으로 내려갈 수 있다. 통일 공원에는 무장 공비들이 타고 왔다가 좌초된 잠수함이 전시되어 있다고 한다.

 

삼우봉 인근에서 바라본 풍경이다. 좌측으로는 한참 건설 중인 안인 화력 발전소의 대형 방파제가 보이기 시작한다. 석탄 하역 시설도 들어선다고 한다. 원전 2기에 맞먹는 국내 최대 규모의 석탄 화력 발전소라는데 탄소 중립을 부르짖는 시대에 석탄 화력 발전소의 미래는 과연 어떻게 될지......

 

삼우봉 바로 옆에 있는 바위 전망대에 올라서면 안인항 쪽의 탁 트인 전망을 감상할 수 있다.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의 포토존이다. 바위 전망대에서 보니 안인 화력 발전소의 엄청난 방파제 규모를 실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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