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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 해안길과 산길을 모두 걷는 해파랑길 35코스도 이제 막바지다. 삿갓봉 삼거리를 지나면 정동진 마을까지 내리막 길이 이어지므로 가볍게 길을 마무리할 수 있다. 산을 내려오면 모래시계 공원과 정동진역을 지나 36코스의 시작점인 괘방산 등산로 입구에서 35코스를 마무리한다.
삿갓봉 삼거리에서 바라본 삿갓봉 방면의 모습이다. 삼거리에서 삿갓봉까지는 2분 거리이고 외솔봉을 경유하여 기마봉까지 3.5Km, 밤재 정상까지 5.3Km라는 표지판이다. 밤재를 지나면 이 지역 최고봉인 753미터의 피래산으로 이어진다. 우리는 정동진 방향으로 이동한다.
나무 숲 사이로 정동진 쪽의 풍경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저질 체력에게 완만한 내리막의 숲길을 내려가는 것은 그저 좋다! 마냥 이런 길이었으면 하는 마음이지만 인생이 굴곡지듯 길 또한 내리막이 있으면 오르막도 있고 흙길이 있으면 아스팔트 길이 있기 마련이다.
배 모양으로 유명한 호텔도 보이기 시작하고 정동진리 마을도 보이기 시작한다. 산행이 끝나가고 있는 모양이다.
숲길 걷기를 끝내고 드디어 평지로 내려왔다. 34코스와 35코스를 이어서 걷는 대장정이 끝나가고 있다.
정동진리 마을길을 통해서 해안으로 이동한다. 마을길을 벗어나면 큰길을 만나는데 산행 직전에 심곡리에서 만났던 헌화로다.
정동진 해수욕장의 전경이다. 정동진에 오면 역사 근처만 방문한 것이 고작이었는데, 이렇게 해파랑길을 걸으니 정동진 해수욕장도 꽤 규모가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차 타고 와서 보는 그림과 걸으면서 보는 그림은 보고 느끼는 것에 너무 큰 차이가 있음을 새삼 깨닫게 된다.
이 지역 최고봉인 피래산에서 발원한 정동진천이 마을을 가로지르며 흐른다. 마을 중앙에 고성산이라는 50여 미터의 작은 산이 있는데 이 산 때문에 고성동이라 불리기도 했다고 한다. 고성산이라는 이름이 고성에서 흘러 내려온 산이라고 붙인 이름이라고 하니 그저 웃을 뿐이다. 정동진이라는 이름은 광화문의 정동방이란 의미다. 정동진천과 동해 바다가 만나는 지점에서는 마을 주민이 투망으로 고기를 잡고 있었다. 좋은 동네에 산다!라는 말을 속으로 남기며 다리를 건너 모래시계 공원으로 넘어간다.
모래시계 공원과 초대형 모래시계. 모래 무게만 8톤에 이르는 세계 최대 크기의 모래시계라고 한다. 오래가 모두 떨어지는데 1년이 걸리고 1년마다 반 바퀴를 돌린다고 한다.
하단에 팔천 칠백 육십 시간 후...라고 적힌 정동진 해시계. 1년 365일에 24시간을 곱하면 8,760시간이 나온다. 잠시나마 나의 일 년 후를 상상해 보는 시간이다.
사용하지 않는 객차를 개조해 만든 정동진 시간 박물관. 알록달록한 객차도 인상적이지만, 내부에는 다양한 시계를 관람할 수 있다고 한다.
정동진역과 모래시계 공원 사이로는 레일 바이크도 운영하고 있다.
해파랑길은 정동진천 옆으로 설치된 데크길을 통해 동해선 철로 아래를 통과하여 정동진리 마을로 들어간다. 관광 시설이 즐비한 바다 쪽 풍경도 좋고, 마을 가운데에 위치한 고성산 너머로 정동진천 상류 쪽 풍경도 좋다.
동해선 철로 아래를 통과해서 나오면 무료 공영 주차장이 크게 자리하고 있다. 오늘 우리도 이곳에 자동차를 세워놓고 정동진역에서 누리호 기차를 타고 묵호역에 내려 해파랑길 34코스를 시작했었다.
정동진역에 도착했다. 청년 때도, 신혼여행 때도, 아이들이 조금 자랐을 때도 다녀갔던 추억이 있는 장소다. 아담한 크기의 역은 그때나 지금이나 크게 바뀌지 않았다.
커플티 맞춰 입고 삼각대 세워서 수동 필름 카메라로 한때를 기록하던 그 장소다. 모래시계 소나무는 수많은 사람들의 사진 속에서 배경이 되었을 것이다. 새벽 일출을 보겠다고 역사 주변 모래사장은 사람들로 북적였었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청량리역에서 밤차를 타면 일출 전에 기차가 도착해서 동해의 일출을 감상할 수 있었던 곳이었다. 추억에 푹 잠기게 하는 장소다.
예전에는 정동진역 플랫폼에서 해안으로 바로 내려갈 수 있었지만 지금은 레일 바이크가 자연스러운 울타리가 되었다.
레일바이크 매표소 앞에서 좌회전하여 골목길을 빠져나가면 정동진 버스 정류장을 지나 괘방산 등산로 입구에 닿는다.
괘방산 등산로 입구에서 오늘의 긴 여정을 끝낸다. 내일은 이곳에서 해파랑길에서 가장 어렵다는 36코스를 걸을 예정이다. 무릎이 잘 버텨 줄지 걱정 반, 얼마나 좋은 풍경을 만날까 기대 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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