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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파랑길 33코스도 막바지에 이르렀다. 고불개 해변, 가세 해변, 하평 해변을 지나면 마을 길을 통해서 묵호항역을 지나 묵호역 뒤쪽 마을길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고불개 해변은 산으로 둘러싸인 비밀의 해변 같다. 모래사장이 있기는 하지만 기암괴석이 주인공인 해안선을 가지고 있다. 우측으로 보이는 바위가 호랑이 바위 포토존이다.

 

바다가 잔잔하다 보니 바위 투성이의 해변이어도 산책으로, 바위 위에 돗자리를 깔고 가족과 함께 바다를 즐기기에도 최고인 해변이다. 물도 맑으니 신선놀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고불개 해변을 떠난 해파랑길과 행복한섬길은 오르막 숲길을 통해서 가세 해변으로 향한다.

 

가세 해변으로 향하는 길. 숲 사이로 보이는 뻥 뚫린 유리 같은 바닷물과 바위들이 그야말로 절경이다. 그대로 첨벙 뛰어들고 싶은 바다다.

 

숲길에서 내려오면 만나는 가세 해변이다. 좁은 길로 차가 들어올 수도 있지만, 아는 사람만 찾아올 수 있는 한적한 해변이다. 아담하지만 한적하게 해수욕을 즐기기에는 최상의 공간인 듯싶다. 정식 해수욕장이 아니라 편의 시설이 없는 게 흠이다. 멀리 묵호항이 눈에 들어온다. 사람이 많이 없는 시기에 이런 곳에 낚싯대 하나 걸쳐 놓고 망중한을 즐기고 싶은 마음이다.

 

가세 해변에서 하평 해변으로 가는 길은 철로 담장에 바싹 붙어서 조릿대 사이를 걷는 길이다. 이런 곳에 길을 만들어 놓았다니, 훌륭하다.

 

바위 절벽 가까이로 이어지는 데크길은 절벽 위 소나무의 절경을 눈앞에서 감상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소나무 사이로 더 가까이 보이는 묵호항 방파제, 해파랑길 33코스도 끝을 향해 나아간다.

 

바위 해안에 설치된 방호벽과 테트라포드 위로 길은 이어진다. 

 

묵호역으로 가기 전 마지막 해변인 하평 해변에 도착했다. 한적한 해변에는 자전거를 타고 낚시하러 오신 출조객만이 해변 전체를 전세 내고 낚시를 즐기고 계신다.

 

하평 해변을 떠나면 이제 마을길을 통해서 길을 이어간다.

 

묵호항의 끝자락을 지나며 본격적으로 묵호 시내로 진입한다.

 

철로 아래의 굴다리로 좌회전했다가 굴다리를 지나서 우회전한다. 굴다리 아래에는 아이들의 그림을 타일로 붙여 놓았다. 삭막할 수 있는 철로 굴다리를 밝은 색으로 칠하고 벽화를 붙여 놓으니 분위기가 밝아서 좋다.

 

굴다리를 나와 걷는 마을길의 이름은 향로봉길이다. 해파랑길 33코스의 종점인 묵호역 뒤편까지 이어지고 해파랑길은 계속 이 길을 따라간다. 길이름에는 봉우리가 있지만 지금은 작은 언덕이 있을 뿐 야트막한 야산도 보이지 않는다. 묵호항 항구를 만들면서 깎아버렸기 때문이란다. 그나마 이름이라도 남아있으니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이곳에는 봄의 전령사 목련이 활짝 피었다. 담벼락에 붙어 잠시 목련 구경을 하고 길을 이어간다.

 

화물 전용역인 묵호항역이다. 역사 안에는 제주 돌하르방에 대한 사연이 적혀 있었는데 인근에서 수석 채집을 취미로 하며 식당을 하던 주인이 식당을 폐업하며 30여 년간  애지중지하던 것을 역에 기증한 것이라 한다. 이야기 속에는 1990년 이후 오징어와 명태의 어업량 급감과 묵호항과 방파제 건설로 인한 인근 어민들과 상인의 몰락이 있었다.

 

작은 언덕을 넘어가는 길, 벚나무의 꽃봉오리가 다음 주면 꽃을 활짝 피울 건데 다시 올 거지? 하고 묻는다.

 

울릉도까지 2시간 40분이면 갈 수 있는 배가 묵호항에 정박해 있다. 평일에는 하루 1회, 주말에는 하루 2회 운항한다고 한다.

 

동해시청이 있는 신시가지는 웬만한 대도시 수준이지만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번영을 누렸던 이곳은 옛 정취만이 남은 구시가지가 되어 버렸다. 그나마 삭막한 철로 주변의 벽을 밝은 색으로 칠하고 조명을 설치하는 것으로 정비해 놓아서 그나마 다행이다.

 

마을길을 걷다가 향로봉길 끝에서 해파랑길 33코스를 마무리한다. 이곳의 스탬프함은 화단에 홀로 서있다.

 

묵호역으로 가려면 굴다리 밑으로 좌회전해서 돌아가야 하고 해파랑길 34코스를 걸으려면 우회전해야 한다. 다음 여정은 묵호역에서 시작할 듯하다. 다음 주에는 활짝 핀 벚꽃을 맞이할 듯싶다. 기대를 품고 집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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