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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여정으로 해파랑길 34코스부터 37코스까지 걸을 예정이다. 34코스는 이전에 비해 경로가 많이 바뀐 편이다. 묵호역을 출발하여 묵호 시장을 지나 묵호 등대 전망대에 이른다.

 

정동진에 차를 세워두고 기차를 타고 묵호역으로 내려와 34코스 걷기를 시작한다. 이른 아침 강릉에서 동해로 향하는 누리로 기차에는 손님은 거의 없었다.

 

묵호역에서 역사 뒤편 해파랑길 시작점으로 이동하는 길에서 타일 벽화. 시장 풍경을 부조 만들어 놓았는데 훌륭한 작품이다. 

 

34코스 시작점에 있는 스탬프함을 지나며 본격적으로 해파랑길 34코스 걷기에 나선다.

 

발한 삼거리에 만난 등대 모형. 묵호 등대를 닮은듯하다. 뒤로 보이는 묵호 야시장은 금요일과 토요일 저녁에 묵호 중앙 시장에서 열린다고 한다.

 

묵호 중앙 시장은 동쪽 바다 중앙 시장으로 이름이 바뀌었다고 한다. 이른 아침 시장은 장사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이른 아침을 먹기는 했지만 출출한 김에 큰길 옆에 문을 열고 있는 한 분식점에 들어가게 되었다. 어묵 5개가 1천원, 잔치 국수가 1천 원이라니 우연히 들어간 분식점에서 만난 혁명적인 가격이었다.

 

둘이서 국수 두 그릇에 어묵 다섯 개를 먹는데 3천 원이라니...... 커다란 주방도 없는 전기 버너로 국물을 데우는 아주 작은 분식점이었지만 맛도 좋았다. 잔치국수 다운 잔치국수였다. 이런 것을 1천 원에 먹을 수 있다니. 엄지척이었다. 해파랑길에서 만난 행운에 기분이 좋았다.

 

묵호항은 멀찍이 떨어져서 걸어간다. 평일에는 하루 1회, 주말에는 하루 2회 울릉도 가는 배를 탈 수 있는 묵호항 여객터미널이다. 여객선 터미널 앞으로 무료 공영 주차장을 넓게 만들어 놓아서 묵호항을 다녀가는 사람들도, 울릉도를 다녀오려는 사람들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묵호 별빛 마을은 묵호항이 내려다 보이는 언덕 마을을 도시 재생 사업으로 정비한 곳이라 한다. 어린 왕자의 캐릭터들로 포토존을 만들어 놓았다.

 

주말이지만 조금 이른 아침 시간이라 그런지 묵호항 주변은 조용하다. 

 

묵호항 수산물 위판장은 각종 생선을 경매하느라 활기가 넘친다. 오징어가 넘쳐나던 옛 묵호항의 그림은 그저 옛이야기일뿐이다.

 

묵호항 방파제 초입에 자리하고 있는 묵호 수변 공원 앞에서 묵호 등대를 향해서 오르막을 오르기 시작한다.

 

골목을 통해서 등대오름길을 걷기 시작한다. 시멘트 담장에 그려진 그림들로 오르막의 부담도 덜어낸다. 옛 점포들을 그려놓은 벽면은 진짜 가게로 착각할 정도의 모습이었다. 

 

바람개비로 장식한 등대 오름길. 바람개비들이 바다를 향해있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오르는 길이다.

 

"힘들지? 힘 빼!" 하는 문구에 빵 터지고 말았다. 천천히 곱씹어 보면 "힘내!"가 아니라 "힘 빼!" 하는 문구가 더 공감이 되는 듯하다. 위기와 고비를 맞을수록 생각을 쥐어짜고, 조바심 낼 것이 아니라 한숨 크게 내어 쉬며 마음의 여유를 찾는 것이 끝까지 갈 수 있고,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교훈이다.

 

등대 오름길 중턱에 오르니 벌써 뷰 맛집이다. 남쪽으로 묵호 방파제와 동해시가 내려다 보이는 풍경이다.

 

은빛 물결이 잔잔한 동해 바다는 해파랑길에서 오전에 누리는 축복이 아닌가 싶다. 바다에 정박해 있는 배 한 척이 이곳 동해, 묵호항도 부산, 울산항처럼 큰 항구라는 것을 깨닫게 한다.

 

좁은 골목으로 오밀조밀 다양한 볼거리를 만들어 놓은 재미있는 길이다. 가정집 장독에 '행복하자구요, 건강하자구요"라고 적힌 문구에 미소가 지어진다. 해파랑길 안내판 아래에는 작게 "해물금길"이라는 별칭이 적혀 있는데, 추암 해변부터 망상까지 동해시 해안선을 따라 24.4Km에 이르는 길로 "해 뜨는 수평선"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옹벽이 있는 언덕 집들과 동해 바다를 배경으로 드라마도 촬영했었다고 한다.

 

계단 옆 모서리 길에 닦 맞는 그림을 생동감 있게 그려 놓았다. 좀처럼 지루할 틈이 없는 등대오름길이다.

 

실제 재래식 화장실이었을 것 같은 공간에 만들어 놓은 "똥 누는 아이"라는 작품. 커다란 나무 두 개를 걸쳐놓은 변기통 위에 조심스럽게 올라가, 한 손에는 화장지로 사용할 신문지나 달력을 꾸깃꾸깃 쥐어 잡고 쭈그리고 앉아 힘을 쓰던 어린 시절 추억이 머리를 스쳐 지나간다.

 

1963년에 세워진 묵호 등대에 도착했다. 묵호에서 가장 높은 곳인 만큼 끝내주는 전망을 가진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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