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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천 강변 산책로를 통해서 동해시를 가로지르고 있는 해파랑길 33코스는 전천 공원에서 전천을 건너 철로변 길을 따라 동해역에 이른다.

 

전천변에는 위로 쭉쭉 뻗은 미루나무(양버들)가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어릴 적 도로변이나 하천변에 많이 있었던 미루나무는 포플러라고도 많이 부르던 나무로 양버들, 백양나무 등 서로 구별되는 나무들이 있지만 모두 사시나무속에 속한다고 한다. 빨리 자라는 만큼 나무가 물러서 젓가락, 도시락 등을 만드는데 많이 사용했었다. 일제 강점기 미국에 건너온 버드나무라고 미류나무라고 했다가 미루나무로 바뀌었다고 한다. 지금은 찬밥 취급받으며 많이 사라진 나무인데, 화력발전소나 가정용 연료로 사용하는 목재 펠렛이나 버섯 재배용으로 많은 수요가 있어서 중국에서 많은 양을 수입한다고 한다. "미루나무 꼭대기에 조각구름 걸려있네"하는 동요가 되뇌어진다.

 

전천 강변 산책길을 얼마나 걸었을까, 잠시 멈추어 서서 앞으로 갈길과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돌아보니 강 건너로 시멘트 공장이 있기는 하지만 아름다운 산책길이다. 

 

북평 고가교와 북평교 아래를 통해서 길을 이어간다. 이 지점에서 동해시 구미동에서 북평동으로 넘어간다. 지역의 이름인 북평이 "삼척 북쪽의 평야"라는 의미에서도 알 수 있듯이 원래 북평은 삼척에 속한 지역이었다. 그런데, 1980년 삼척군의 북평읍과 명주군의 묵호읍을 떼내어 동해시로 새롭게 만들어진 것이다. 

 

북평은 강원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전통 시장이 열리는 곳으로 3일, 8일에 장이 열리는 5일장이다. 강둑 너머에 있는 북평동 행정 복지 센터 인근과 전천변에서 장이 열린다.

 

물이 맑고 깊지 않아서 전천을 돌아다니는 큰 물고기들은 산책로에서도 그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였다. 멀리 보이는 철교 앞에서 전천을 건넌다.

 

동해시는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전천을 환경 친화적 생태 하천으로 변모시키는 작업을 수행했다. 그래서인지 상류로 올라 갈수록 수생 식물도 풍부하고 다양한 종의 물새들도 노닐고 있다.

 

바람개비 장식, 물레방아와 여러 편의 시설이 설치된 전천 시민 공원의 모습이다. 발전소 주변 지역 특별 지원금으로 조성된 것이라 한다. 유치원 선생님을 따라서 나란히 걷고 있는 꼬꼬마들의 모습에 빙그레 미소가 지어진다. 아주 어린 자식을 키울 때를 돌아보면 이런 일 저런 일 신경 써야 할 일도 많고 힘들었지만 그때가 좋았다 싶다.

 

전천 시민 공원 앞에서 돌다리를 통해서 전천을 건넌다.

 

돌다리를 건너는 것이 맞지만 돌다리 위에 철제 플레임이 깔려 있어 모든 사람들이 안전하게 강을 건널 수 있도록 했다.

 

돌다리로 전천을 건너서 바라보니 상류 쪽도 하류 쪽도 풍부한 수생 식물들과 여울 등 아름다운 생태 하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전천 북쪽 강변에는 연두 연두 한 버드나무가 봄이 왔음을 알리고 있다.

 

버드나무에는 앙증맞은 꽃이 피었다. 조금 있으면 솜털에 매달린 씨앗을 바람을 통해 눈처럼 날릴 것이다. 꽃가루 알레르기를 걱정하는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버드나무의 솜털 같은 씨앗이 꽃가루인지 알고 오해하지만 꽃가루도 아니고 민들레 씨앗처럼 바람에 날아가게 해주는 역할을 할 뿐이다. 실상 꽃가루 알레르기의 주범은 버드나무 씨앗이 날아다닐 무렵이면 한창인 눈에 보이지 않는 송화가루와 참나무 꽃가루인 것이다.  

 

해파랑길은 삼척선 철교 앞에서 우회전하여 철길 우측에서 철길을 따라 쭉 올라간다. 이제부터는 동해시 송정동으로 들어간다. 꺾어지는 지점에는 초록정이라는 이름을 가진 동해시 국궁장을 통과한다.

 

시멘트 공장으로 가는 컨베이어 벨트 아래와 정선으로 이어지는 42번 국도 아래를 차례로 지나간다. 머리를 숙이고 조심스럽게 지나가야 하는 컨베이어 벨트는 동해항에서 삼화동 시멘트 공장까지 전천 강변을 따라 설치된 8Km에 이르는 엄청난 길이의 시멘트 수송용 컨베이어 벨트이다. 

 

철길을 따라 동해역으로 향하는 길. 텃밭에도 흙길 잡초에도 봄이 오고 있다.

 

해파랑길은 철길과 LS 전선 동해 공장 사이 샛길로 이어진다. LS 전선 동해 공장은 해저 케이블 전문 생산 공장으로 생산 공정을 살짝 볼 수도 있었다. 지금 한창 건설 중이고 2023년 완공 예정인 새 공장에는 172미터의 전력 케이블 생산 타워(VCV타워)도 들어선다고 한다. 63 빌딩 높이라고 하니 동해시의 랜드마크가 될 것 같다. 필자는 지나가면서 이곳에 고층 주상복합 빌딩을 짓는 모양이지! 하는 상상을 했었는데 첨단 공장이었던 것이다. 해상 풍력 발전이 늘어나면서 해저 케이블에 대한 수요도 많은 모양이다.

 

요즘은 보기 힘든 철도 건널목도 만난다. 기차가 오면 땡땡 땡땡하는 소리와 함께 차단기가 내려가고 건널목 지킴이 아저씨가 나오셔서 깃발을 흔들며 기차에 이상 없다는 신호를 보내던 추억이 새록새록하다. 어릴 적 땡땡거리라 부르던......

 

철로 담장에 붙어서 가는 길 흙길도 정겹다. 이곳에서는 무수히 밟혔을 민들레가 벌서 노란 꽃을 피웠다.

 

이곳에서는 노란 민들레와 하얀 민들레가 친구처럼 터를 잡았다. 하얀 민들레가 토종이고 약효도 좋다고 하지만 의외로 만나기 쉽지 않다. 반면 노란 민들레는 서양 민들레라고 하는데 언제 우리나라에 들어왔는지 모르겠지만 워낙 친숙하다 보니  이제 민들레 하면 노란 민들레가 떠오를 정도다. 노란 민들레도 외래종이라고 구박할 필요가 없다. 쓴맛을 조금 제거하면 나물로 훌륭한 재료다.

 

동해역에 정차하고 있는 강릉과 동해 간을 운행하고 있는 누리로 열차도 회색의 시멘트 화차도 보인다. 시멘트 한포를 들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무지하게 무겁다. 보기와 달리 밀도가 높아 상당적으로 무겁기 때문에 아무 생각 없이 들었다가 며칠 동안 허리 때문에 고생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시멘트를 대량으로 운반하기는 시멘트 화차로 옮기는 것이 최상이지 않나 싶다. 

 

드디어 동해역에 도착했다. 역사 앞 교차로에는 소나무 한그루가 고고하게 서있다.

 

옆지기가 동해역 화장실에 간 사이 내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동해역 화분에 심긴 아네모네 꽃이다. 미나리아재비과의 식물로 봄이면 커다란 꽃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자주색, 붉은색, 흰색, 노란색 등 다양한 색상을 낸다고 한다.

 

때마침 점심시간이라 도시락이 있기는 했지만 도시락은 나중에 먹고 동해역 앞에서 휴식 시간도 갖고 식사를 해결하고 길을 이어가기로 했다. 가족이 운영하는 중국집이었는데 깔끔하고 맛도 좋았다. 짜장과 짬뽕밥을 시켰는데 만족한 식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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