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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리를 지난 해파랑길 29코스는 검봉산 자연 휴양림 입구를 지나서 조금은 가파른 고개를 지난다. 땀을 내야 하고 가파르기는 하지만 포장된 길을 걷고 2백 미터가 넘지 않으므로 무난한 길이다. 임원리에서 장호리로 넘어가고 용화 레일 바이크 정류장이 있는 용화리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검봉산 자연 휴양림은 다리를 건너서 진입할 수 있다. 춘천 강촌에도 530미터의 검봉산이 있는데 국립 검봉산 자연 휴양림은 692미터 삼척 검봉산에만 있다. 숙박 시설과 양영장도 있다. 춘천 검봉산도 삼척 검봉산도 산 봉우리 모양이 칼을 꽂아 놓은 것처럼 보여서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예전에는 이 산을 "칼 코뎅이"라 불렀다고 한다.

 

용화로 넘어가는 고개로 가는 길은 대부분 포장길이라 여유 있게 걷기에 좋은 길이다. 넓은 길이 있지만 차도 사람도 거의 만나기 어려운 곳이므로 더욱 유유자적하게 걸을 수 있었다.

 

아직 봄이 오지 않았고 날씨도 흐려서 온통 칙칙한 색깔인데 자그마한 노란 산수유 꽃이 눈을 맑게 한다. 반가움에 눈이 커진다.

 

잠시 비포장길이 있기는 하지만 계곡 깊숙하게 위치한 전원주택들 덕분에 편한 길을 걷는다.

 

눈을 상쾌하게 하는 또 다른 존재가 있다면 졸졸졸 소리를 내며 흐르는 계곡물이다. 이곳은 임원천의 상류로 물이 정말 맑았다.

 

계곡 사이의 길을 걷다 보면 검봉산으로 이어지는 등산로와 장호리로 가는 임도의 갈림길이 나오는데 이 지점부터는 고개를 넘어 장호리까지 민가를 만날 수 없다.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르기 시작한다. 옆지기는 오르막에서 점점 더 뒤처지기 시작하지만 나름 오르막을 걷는 맛이 있다. 거친 산행이 아니라 아주 힘든 것도 아니고 오르막이라서 땀도 나고 에너지를 소모하며 조금씩 나아가는 성취감이 있다.

 

드디어 고개 정상이 보인다. 어디서도 만날 수 없는 독특한 길이다.

 

고개 정상에는 명품 소나무 한그루가 자태를 뽐내고 있다.

 

고개에 올라서니 장호리 앞바다가 눈에 들어온다. 이제는 쭉 내리막 길이다. 발걸음만 떼도 앞으로 전진하는 우리 같은 저질 체력을 가진 이들에게는 행복한 길이다.

 

튼튼한 철골과 돌로 만든 사방댐이 이채롭다. 집중호우가 내려서 나무와 토사가 하류로 한꺼번에 내려가 큰 피해를 내는 것을 예방하는 목적이 있다. 나무를 막는 것이 주 목적인 사방댐도 있지만 이 사방댐은 물과 토사를 막아 주는 역할이다.

 

내리막길이 끝나면 용화천을 좌로 우로 건너면서 길을 이어간다. 길을 내려오면 처음으로 만나는 민가가 하나 있는데, 흥미로운 것은 정체가 펜션이고 이름하여 천국 펜션이다. 가족 단위로 독채 전체를 사용하는 펜션이라고 한다. 고개를 올라갈 때 만난 산수유가 고개 아래에서도 인사를 건넨다.

 

해파랑길은 동해선 철로 아래를 지나서 길을 이어간다. 철로 아래를 지나서 직진하면 7번 국도를 국도 아래 굴다리로 지날 수 있는데 이길로 가면 장호 해변으로 갈 수 있지만 해파랑길은 굴다리로 가지 않고 좌회전하여 하수 처리장 앞을 지나간다.

 

하수처리장 앞을 지나 7번 국도 용화 1교 아래를 지나면서 용화리로 들어선다. 이제는 29코스 종점까지 넓어진 용화천과 함께 간다.

 

산을 내려오니 넓은 평야가 이어진다. 해파랑길을 걸으며 삼척이 참 큰 도시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용화교를 지나서 우회전하여 용화천을 따라 길을 이어간다. 

 

용화천을 따라 얼마간 걸으면 아담한 장호 초등학교를 만날 수 있다. 개교한 지 80년이 넘는 유서 깊은 학교다.

 

해파랑길 29코스의 종점은 용화천 천변을 걷다 만나는 삼척로 도로 건너편이지만 스탬프 함은 조용한 초등학교 옆 하천변에 있다. 해파랑길 걸으며 진눈깨비를 맞았던 경험을 주었던 이번 여정을 모두 끝내고 집으로 돌아간다. 한 코스 한 코스 목적지에 자동차를 주차하고 버스로 시작 지점으로 이동했던 것도 처음이었다. 자동차에 문제가 있어 동해까지 이동하여 문제를 해결하고 집으로 무사히 돌아갈 수 있었던 것도 오래 기억에 남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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