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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르뷰(Bellevue) 케이블카 정류장에서 바라본 샤모니 계곡의 모습입니다. 동계 올림픽의 발상지 이기도 하고 산악 스포츠의 메카와도 같은 도시가 산 위에서 바라보니 작은 마을처럼 보입니다.

 

여름에는 넓은 목초지이지만 겨울에는 스키어들에게 환상적인 놀이터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TMB 걷기 내내 앞서거니 뒤서거니 했던 커플의 모습입니다. 케이블카를 같이 탔던 사람들은 군대로 치자면 군생활을 같이 시작한 동기와 같은 사람들입니다. TMB를 같이 시작한 것이니까요. 자연스럽게 며칠간 계속 얼굴을 보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있었지만 이 커플은 저희와 산행 속도도 방식도 비슷해서 첫날은 숙소만 다를 뿐 계속 만났습니다.

 

1801m 벨르뷰(Bellevue)에서 트리코 고개(Col de Tricot, 2120m)와 미아주 산장(Chalets du Miage, 1550m)을 향해서 걷습니다. 최종 목적지인 트휙 산장까지는 7.5Km 내외의 거리인데 옆지기의 체력도 문제고 저도 자신과의 치열한 싸움을 하는 시간일 듯합니다. 물론 환상적인 풍경을 누리는 호사가 있겠지만...... 공식 TMB 코스는 트리코 고개나 미아주 산장 표지 앞에 있는 "TMB" 마크가 있는 곳입니다. "TMB" 마크가 있는 곳을 따라가면 안전하게 걸을 수 있습니다.

벨르뷰 산악열차 정류장(Arrêt de Bellevue, 1785m)을 지나면 TMB 경로와 합류합니다. 약간의 내리막길을 걷습니다.

 

산악 열차 선로를 지나 만난 야생화들입니다. 7월의 알프스 걷기에서 손꼽는 즐거움이라면 이 야생화가 빠지지 않을 것입니다. 앞으로도 수없이 만날 것을 기대하며 걷기를 이어갑니다.

 

케이블카나 산악열차역에서 내려오는 길과 TMB 경로가 만나는 지점입니다.

 

TMB경로는 마치 임도처럼 잘 관리되고 있기 때문에 길을 잃을 일은 없습니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다니기 때문에 길이 선명할 수밖에 없는 것이겠지요. 길도 좋고 날도 좋고 발걸음 가볍게 본격적인 TMB 걷기를 시작합니다.

 

TMB 합류 지점부터 비오나세이 빙하 근처까지는 1,700m~1,800m 사이의 산허리를 큰 오르내림 없이 걷습니다.

 

정말 눈을 맑게 하는 전망이 이어집니다. 

 

사진 찍느라 가다 서다를 반복하지만 입에서 쏟아지는 탄성은 막을 수가 없습니다. 

 

아르(L'Are, 1,760m) 지역에 도착하면 만나게 되는 스프링 도어와 재미있는 안내판입니다. 스위스 발레(Valais) 주에서 온 에렝(Herens)이란 품종의 소를 여름이면 이곳에서 키우는데 사진은 찍어도 좋지만 만지지는 말아 달라는 경고 아닌 경고입니다. 반려견과 함께 걷고 있다면 꼭 목줄을 해야 하고, 소를 만지면 소가 바로 쫓아갈 수도 있다는 문구입니다. 실제로 이 소품종으로 스위스에서는  우리나라의 청도 소싸움처럼 소싸움을 하게 한답니다. 지나가면 문을 닫아 달라는 부탁도 있습니다.

 

아르 평원(Plat de l'Are, 1,775m)입니다. 소들이 풀이 뜯기에 참 좋은 공간입니다. 물론 사람들의 마음에도 평안을 가져다주는 평온한 공간입니다.

 

7월의 TMB는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모든 곳에서 소가 주요한 인물로 등장합니다. 때로는 실제 모습으로 때로는 워낭 소리로 때로는 쇠똥구리들이 좋아하는 똥으로 내 앞에 나타납니다. 경사진 언덕의 풀들도 모두 소의 먹이인데 소들이 그 큰 덩치에도 자연스럽게 언덕을 오르내리는 모습을 보면 그저 신기할 뿐입니다.

 

아르 평원(Plat de l'Are)을 지나 숲길을 걷다 보면 귓전에 강한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합니다. 빙하 계곡을 건너는 지점에 가까이 온 것입니다. 좌측 사진에서 보이는 맨땅이 지금은 녹았지만 비오나세이 빙하(glacier de Bionnassay)가 있던 자리입니다. 숲에서는 길을 잃지 말라고 누군가 쌓아 놓기 시작한 돌무더기가 이제는 탑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돌길이거나 숲길처럼 길의 흔적을 놓칠 가능성이 혹여라도 있는 곳에서는 이런 돌무더기가 많이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아찔한 출렁다리에 도착했습니다. 스틱은 손목에 감아 들고 정면을 주시하며 한 사람씩 건너는데 엄청난 물소리가 더해져서 그런지 스릴은 정말 최고였습니다. 4일 차에 이곳과 비슷한 코스를 지나게 되는데 출렁다리가 망가져 있어서 등산화를 계곡물에 적셔 가며 겨우 겨우 건너기도 했습니다. 그때는 그나마 물의 세기가 이곳보다는 약해서 다행이었습니다.

 

물의 양이며 경사도며 앞으로 이런 코스가 얼마나 더 있을까? 하며 TMB 초반에 만난 아찔함에 놀랐던 가슴을 추스릅니다. 그때의 아찔함을 짧은 동영상으로 남겨 봅니다.

 

 

 

수많은 바위와 암석을 흘러내린 빙하수도 결국은 바다로 흘러가겠지요! 출렁다리를 건너 흘러내려가는 계곡물을 바라보니 마치 싯다르타의 깨달음의 경지에 들어선 것과 같은 착각이 들기도 합니다. 빙하 계곡 출렁다리(Passerelle du Glacier, 1,720m)에서는 다른 등산로로 길이 갈라지므로 트리코 고개(Col de Tricot) 표지판을 따라 길을 잘 유지해야 합니다.

 

빙하 계곡 출렁다리를 지난 다음에는 잠시 배낭을 벗고 쉬어 가기로 했습니다. 배낭의 등판과 셔츠는 땀으로 흠뻑 젖었고, 신발과 모자도 땀이 한가득 이었지만, 어제의 아픔도 이겨내고 겁내지 않고 출렁다리도 잘 건넌 옆지기가 고마웠습니다. 숲 속에서 둘만이 즐기는 고요한 휴식도 좋았고요.

 

이곳에서 간단한 요기와 함께 어제 샤모니 슈퍼에서 구입한 요플레와 납작 복숭아를 먹었는데, 얼마나 꿀맛이었는지 지금도 생각하면 침이 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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