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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메이라 비치 레지던스 2, Jumeirah Beach Residence 2" 정류장에서 트램을 내린 저희는 본격적으로 The Walk JBR과 JBR 비치 걷기를 시작합니다. 언뜻 보면 인천 송도나 부산 해운대의 고층 아파트들 사이를 걷는 느낌입니다. 빌딩 그늘로 걸으면 그나마 괜찮지만 역시 날씨는 후텁지근합니다.
주메이라 비치 레지던스, 줄여서 JBR은 2002년부터 2010년까지 우리나라 돈으로 약 2조 원가량이 투입되어 개발한 주거 지역입니다. 우리나라의 송도 신도시가 40조 원의 민간 자본을 투입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민간 도시 개발 프로젝트이니만큼 자금과 크기면에서 송도 신도시와 JBR을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이곳의 생성 배경을 살펴보면 송도와 결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JBR 프로젝트에서는 일부 호텔 건물을 포함하여 40동의 빌딩을 세웠는데 고급 펜트하우스부터 일반 아파트까지 1만 5천 명이 넘는 인구를 수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The Walk JBR은 1.7킬로미터에 이르는 길로 자연스럽게 해변과 이어지면서 광장과 다양한 식당, 가게, 놀거리, 액티비티들이 펼쳐지는 곳입니다. 멀리 힐튼 호텔 근처까지 이어집니다.
저희는 The Walk JBR에 있는 KFC에서 브런치를 먹기로 했습니다. 이곳의 주소는 "Amwaj 4، The Walk, JBR - Dubai"로 주소에도 The Walk, JBR이 들어가 있습니다. 동양계로 보이는 여직원에게 먼치박스(Munchbox)라는 세트 메뉴를 시켰는데 물어볼게 뭐가 그렇게 많은지 그녀의 발음이 잘 들리지 않았습니다. 내 영어실력이 모자란지 직원의 발음이 이상한 건지 어렵게 주문을 하긴 했습니다. 하긴 패스트푸드점에 익숙지 않은 터라 한국에서도 직원들 앞에 서서 뭔가를 묻기 시작하면 당황스럽기는 합니다. 한 세트에 18 디르함이니 우리 돈으로 약 6천대이니 아주 비싼 것은 아니지만 싼 것도 아니지요. 참고로 두바이에 거주하는 사람들 중에 외국인의 비율은 80%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그들 중에 상당수는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필리핀 출신입니다. 이들이 두바이 드림을 가지고 이곳에 왔지만 실상 비싼 물가 때문에 많은 수입을 가져가기는 어렵다고 합니다.
KFC에서 시원하고 여유 있게 브런치를 즐긴 저희는 JBR 비치를 향해서 나갑니다. 이곳 사람들의 부의 수준 때문일까요? 가게 주변을 장식하고 있는 조각들도 럭셔리합니다.
JBR 비치는 공중 화장실을 비롯해서 깔끔하게 정리된 주변 환경이 사람들이 즐겨 찾을만한 핫 플레이스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한국의 가을 날씨를 즐길 수 있다는 11월에서 3월까지의 두바이 성수기에는 이곳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라고 합니다. 두바이에서 가장 큰 오픈 비치이니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장소입니다. 바다 건너편 블루 워터 섬에는 2020년 개장 예정인 세계 최대의 대관람차 Ain Dubai가 외형은 거의 갖추어가고 있는 모습입니다.
실제로 비행을 하는 헬기도 아니고 단순 전시 헬기도 아닌 가상현실 놀이기구입니다. 3D 영상과 4D 효과를 통해 두바이를 체험할 수 있는 헬리콥터 시뮬레이터라고 합니다.
뜨거운 여름이라 한산하지만 해변은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습니다. 이따금씩 수영을 즐기는 사람이 있기는 했습니다.
커피나 음료수 가격이 비싸지만 성수기와 같은 좋은 날씨 속에서라면 한잔 시켜 놓고 분위기를 즐길만한 공간이 넉넉하게 있습니다.
인형들을 사방에 걸어놓아 놀이동산에 온 것과 같은 느낌을 주는 게임 부스. 1년 중 비가 내리는 날이 10~15일이라는 두바이라서 비 맞을 염려 없이 저렇게 만든 것이겠지요?
광장 근처에서 만난 독특한 연못. 한쪽으로는 나무를 배치해 놓고 아주 낮은 깊이의 물이 밖으로 흐르는 구조였습니다.
처음에는 물이 있는 통로인가? 하는 착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벽으로 물이 고루 흘러내리는 독특한 조형물이었습니다.
힐튼 호텔 근처에서 The Walk JBR은 끝이 납니다. 이 근처에서 우회전하여 트램역으로 향합니다.
JBR에 도착할 때는 JBR2 트램역에서 내렸지만 이번에는 "Jumeirah Beach Residence 1"에서 트램을 타고 마리나 몰로 향합니다. 1일권을 끊어 놓았으니 뜨거운 태양 아래서 걷기를 최소화하는 방법은 에어컨이 빵빵하게 나오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The Walk에는 도로에도 아스팔트가 아닌 파리처럼 돌길을 깔아 놓았습니다.
트램역까지 길지 않은 거리를 걷지만 워낙 날씨가 덥다 보니 조금만 걸어도 몸에는 땀이 배입니다. 가끔 만나는 빌딩 그늘이 반가운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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