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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각사와 호넨인에서 개천을 따라 내려온 철학의 길이 끝나면 난젠지로 길을 이어 갑니다.
철학의 길 끝에는 이번 여행 주요 테마 중에 하나인 구마노(熊野) 고도 걷기와 연관성이 있는 신사인 구마노 냐쿠오지 신사(Kumano-Nyakuōji-Jinja Shrine, 熊野若王子神社, https://nyakuouji-jinja.amebaownd.com)로 가는 다리가 있습니다. 구마노 냐쿠오지 신사는 1160년에 세워진 신사로 구마노 고도 순례길의 교토 기점이었다고 합니다. 이곳에서 우회전하여 난젠지로 향합니다.
난젠지로 가는길에 기와를 보수하는 집을 만났습니다. 중국-한국-일본으로 이어지는 건축 기술의 전달 과정에서 세나라의 기와 지붕이 비슷하기는 하지만 지진이 잦고 비가 많이 오는 일본의 특성에 맞게 변화가 있었다고 합니다. 작업자의 작업 과정을 잠시 살펴 보니 평평한 판자 위에 흙을 이겨 바르고 기와를 단순하게 올리는 방식으로 보입니다.
난젠지(Nanzen-ji, 南禅寺) 표지판을 따라 계속 걷습니다. 걷다보면 동산 중고등학교(東山 中高等学校) 앞을 지납니다. 학교 앞에 붙어 있는 주변 안내 지도에도 난젠지와 저희가 방문하지는 않지만 에이칸도(永観堂)를 중심으로 지도를 표시했습니다.
노무라 미술관 건너편 산에서 내려오는 물이 경사도 때문인지 적은 수량에도 마치 폭포처럼 쏟아져 내려 옵니다. 이 수로를 따라가면 유명한 난젠지 수로각으로 이어지고 더 상류로 가면 정수장과 케아게(蹴上) 수력발전소까지 이어집니다. 일본 최초의 수력 발전소로 19세기 말에 터널을 뚫고 수로를 만들어 비와코(琵琶湖, びわこ)의 물을 끌어들여 발전을 해서 교토에 전차가 다니게 했답니다.
난젠지(Nanzen-ji, 南禅寺, http://www.nanzen.net/)의 경우 08:40~17:00에 경내는 무료 개방이지만 호조테이엔(方丈庭園), 산몬(三門) 2층, 난젠인(南禅院)은 요금을 받습니다. 산문 측면으로 경내에 진입해서 난젠지 수로각(水路閣)을 관람합니다.
난젠지 입구입니다. 대나무로 담장을 장식한 쪽으로 좌회전해서 가도 난젠지로 들어 갈수 있고 기와 지붕의 문을 통해서 길을 잡으면 난젠지 산몬(三門)으로 갈 수 있습니다.
난젠지의 산문 측면 통로를 통해서 난젠지 경내로 들어 갑니다.
난젠지 산몬 2층은 입장료를 내면 올라가서 관람할 수 있습니다. 사찰의 대문격인 산몬(三門)을 이렇게 거대하게 짓는 것은 선종계 사찰들의 한 특징이라고 합니다.
조용한 난젠지 경내는 걷기에 최적의 공간입니다.
난젠지 전문도장에 있는 종탑. 우리나라 사찰에 있는 종의 모습과는 어딘가 모르게 다릅니다.
난젠지에서 유료로 개방하는 공간들이 있기는 하지만 저희의 경우 그외의 무료 개방 공간들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잎이 내려 앉은 겨울이어도 천천히 산책하며 걷기에 좋았습니다. 난젠지 수로각으로 방향을 잡으며 걷습니다. 난젠지는 우리나라의 역사와도 연관되어 있는 사찰로 이곳에 있는 일체경(一切經)에 고려의 초조대장경과 팔만대장경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임진왜란때 약탈해 갔다는 주장이 있었지만 난젠지에서는 고려말에서 조선 초기에 일본의 승려들이 수집해 갔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이곳의 일체경(一切經)은 우리의 대장경을 비롯해서 송, 원대의 원판, 고려와 일본의 사경 등을 수집해서 한질의 대장경으로 완성한 것이라 합니다.
난젠지에 찾아 오는 사람들의 주요 사진 촬영 장소인 수로각입니다.
사람이 많지 않은 때임에도 서로들 사진을 남기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난젠지 수로각(水路閣)은 150여년전에 로마의 수도교를 본따서 지은 건축물로 동양 사찰에 어울리지 않는 독특함으로 이곳을 찾는 많은 이들이 사진으로 남기지만 이 건축물의 본질은 수로를 이어가기 위한 다리입니다. 난젠지 측면에서는 사찰을 두동강내는 흉물이었지만 건축 당시 권력이 불교를 탄압하는 시기라는 정치적 배경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건축물입니다. 19세기말 교토 인근에 있는 시가현에 위치한 일본 최대 호수인 비와코(琵琶湖, びわこ)의 물을 터널과 수로로 교토로 끌어와서 수력 발전을 하고 은각사와 난젠지 지역의 물부족 문제를 해결해준 수로입니다.
그런데, 일본 최대 호수인 비와코(琵琶湖, びわこ)와 교토 사이에는 산이 가로 막고 있는데 산을 뚫고 수로를 만들어 교토로 물을 끌어오는 토목공사의 시작은 사쿠로 다나베(田邊朔郞)라는 청년의 졸업 논문이 그 시작점이었다고 합니다. 도쿄로 수도를 이전하면서 쇠락해가는 교토를 살려낸 프로젝트가 24살의 청년의 머리에서 나왔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대대적인 토목 공사의 일환이었던 수로각이 지금도 실용적인 용도로도 사용하고 있을 뿐만아니라 유명 관광지가 되었으니 칭찬할만 합니다.
산몬으로 올라가는 입구의 모습. 유료 입장입니다.
난젠지를 나서면서 바라본 산몬의 모습입니다.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하니 건축물의 멋이 더합니다.
난젠지 중문(中門)을 통해서 난젠지를 나섭니다. 난젠지의 주차장은 이곳 중문 앞에 있습니다.
난젠지를 나서면 교토 시립 동물원과 오카자키 공원(OKAZAKI-KOEN, 岡崎公園), 헤이안 신궁(HEIAN-JINGU, 平安神宮) 방향으로 길을 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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