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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조성 관람을 끝낸 다음에는 교토 아트 센터까지 약 1.7Km(20분)를 걸어서 이동합니다. 교토 시내 골목길을 만나는 시간입니다.
니조성 긴 건너편에서 만난 귀여운 캐릭터 모양의 공사차단막 입니다. 일본은 공공 기관을 비롯해서 소방서 등등 곳곳에 만화 캐릭터를 적극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바다 건너 이웃 나라에서 왔지만 미소를 지으며 카메라에 한컷 남길 수 밖에 없는 광경이었습니다.
교토 아트 센터 가는 길에서 만난 골목길. 전봇대와 이리 저리 얽혀있는 전선줄은 우리네 주택가 풍경과 그리 달라 보이지 않습니다. 차이점이라면 도로 양쪽으로 자전거의 진행 방향을 안내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자동차도 다니지만 이 도로의 실제적인 주인은 자전거라는 증거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들어 기계식 주차장의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는데, 대부분의 원인은 정비 미흡과 안전 수칙 미준수입니다. 그런데 위의 사진처럼 마치 창고형 매장처럼 운영하는 기계식 주차장은 처음 봅니다. 주차장 가운데 승강 기능이 있는 운반기가 자동차를 적절한 위치에 이동시켜서 슬라이드 방식으로 주차시키는 승강기 슬라이드식 주차 장치인 모양입니다. 운반기에 차량을 올려두고 사람은 내리니 인명 사고가 일어날 일은 최소화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건물 1층에서 만난 자전거 주차장. 자전거 거치대가 있는 것도 아닌데 자연스럽게 잘 정리되어 있는 수많은 자전거의 모습에서 이들 생활에 뿌리 내린 자전거 문화가 부럽게 보이기도 했습니다.
골목길에 있는 한 아채 가게의 모습입니다. 교토는 도쿄나 오사카와 같은 대도시에 비해 생활 물가가 저렴하다고 하죠. 100엔 표지가 붙어 있는 양배추 앞으로 돌진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이곳도 어김없이 자전거 주차가 일상입니다. 지도 앱을 가지고 GPS를 따라 걸었으면 덜 헤맬텐데 종이 지도만으로 길을 찾으니 종종 헤매기도 합니다. 야채 가게 앞에 계셨던 경비 아저씨에게 지도를 인쇄한 종이를 가지고 길을 물으니 친절하게 알려 주셨습니다.
교토 아트 센터에 도착했습니다. 교토 아트 센터(Kyoto Art Center, 京都芸術センター, http://www.kac.or.jp/eng/)는 10:00~22:00에 무료 개방합니다.
여행을 출발하기 전에 저희의 방문 시기에 전시가 있기를 바랬는데 아깝게도 몇일전에 한 전시가 끝났고 다음 전시는 얼마간의 기간이 있어야 했습니다. 그래도 이곳은 방문할 가치가 있었습니다.
1층 입구에 카페가 있었는데 조금 쌀쌀한 날씨 때문이었는지 많은 이들이 카페 내부에서 담소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카페를 지나면 카페 바로 옆으로 문이 열려 있는 정보 센터와 작은 도서관도 있는데 정보 센터(Information room)에 가면 교토에서 열리는 다양한 공연과 전시, 이벤트 소식을 한꺼번에 손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1995년까지 초등학교로 사용되었던 건물을 아트 센터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우측 사진이 카페와 정보센터가 있는 남측 건물이고 좌측이 여러 스튜디오가 있는 북측 건물입니다. 두 건물 사이에 서쪽으로 강당이 있었습니다. 아주 작은 운동장과 건물이 옛 초등학교 시절의 학교를 떠올리게 했습니다. 서울의 용산 한복판에 있던 저의 학교도 교실 건물들로 둘러 쌓여 있는 작은 운동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직선으로 100미터 달리기 측정을 할 수 없는 학교였으니 ......
남측 건물 1층에 있는 정보 센터(Information room)의 모습입니다. 영화, 콘서트, 미술 전시등 다양한 이벤트에 대한 안내와 포스터를 자유롭게 가져 갈 수 있도록 잘 분류해서 놓아 두었습니다. 저희에게는 서점이나 도서관 못지 않은 흥미로운 공간이었습니다.
옆지기가 피식! 웃음을 머금었던 조각상입니다. 초등학교를 등교하며 하교하며 매일 지나칠 아이들에게 일을 하면서도 공부하는 본을 받으라는 고리타분한 훈계를 하는 것으로 치부하고 넘겼을 조각상이었습니다. 저도 옆지기도 그런 마음이었던것 같습니다. 이 조각상 바로 앞에 탁자와 의자가 마련되어 있어 남은 간식을 먹으며 쉬었는데 알고 보니 어른에게도 깊은 의미를 주는 부신독서(負薪讀書)라는 고사와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부신은 땔나무 등짐을 진다는 의미로 부신독서는 땔나무를 진 상태로 걸어가며 책을 읽었다는 한나라 때의 주매신의 이야기입니다.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던 주매신은 가난에도 불구하고 아버지에게서 뛰어난 인물이 되려면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는 가르침을 받았다고 합니다. 명석한 머리는 아니었지만 아버지의 가르침에 따라 책을 열심히 읽었는데 나무를 하면서 나무에 책을 걸어두고 읽기도 했고, 걸으면서 책을 읽다가 길을 잃기도 했답니다. 그렇지만 가난한 형편에도 불구하고 공부에만 몰두하는 그의 모습은 아내의 원망을 불러 왔고 더이상 참지 못했던 그의 아내는 마흔 중반에 그를 버리고 다른 남자에게로 가버렸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주매신은 책을 놓치 않았고 그 결과 지천명의 나이인 쉰 무렵에는 주변 사람들이 그를 한무제에게 천거할 정도로 학식이 쌓였고 그의 학식을 알아본 한무제는 그를 중용하여 나중에는 시중(侍中)의 자리까지 올랐다고 합니다. 그가 고향으로 태수의 직책을 가지고 부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그곳의 관리들은 백성들을 동원해서 환영식을 준비했는데 그 백성들 중에는 주매신의 예전 아내와 새남편이 있었던 것입니다. 주매신은 부임 행차 중에 이들을 발견하자 관사로 데려다가 귀한 손님처럼 융숭하게 대접해 주었는데, 이전 아내가 자신을 자책하며 용서를 구하자 그 앞에서 물을 쏟은 뒤 그 물을 다시 담을 수 있다면 재결합 하겠다고 말했다 합니다. 이 이야기를 접하면서 책을 놓치 말아야한다는 교훈과 함께 개인적으로는 50이란 나이도 결코 많지 않은 나이라는 깨달음을 얻습니다. 끊임없는 배움에 대한 결심을 해봅니다.
교토 아트 센터를 떠나 다음 여정을 이어가는데, 흐린 날씨에 바깥에서 도시락도 먹고 쉬다보니 한기가 밀려 왔습니다. 어디 따뜻한 곳에 가서 몸이라도 녹이자 하는 마음을 편의점을 찾았는데, 걷기 중심의 배낭 여행자에게는 저렴한 비용으로 쉴 수 있는 명당과 같은 곳이었습니다.
100엔으로 커피 한잔사서 작은 탁자와 의자가 있는 곳에 들어와 커피도 마시고 USB 충전도 하는 그리고 몸도 녹이는, 부가적으로 교토 시민들의 삶도 만날 수 있는 행운과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스마트폰의 밧데리는 사진찍고 GPS 확인하느라 거의 다 써버렸고 이런 상황을 예상하지 못한 까닭에 보조 밧데리는 배낭에 넣어 둔체로 숙소 사무실에 맡겨두어서 어떻게 해야 하나? 당황 스러운 상황이었는데 일본 편의점에서 행운을 얻었습니다.
일본 편의점의 풍경은 역시 한국과는 달랐습니다. 저희 자리 오른쪽에서는 백발이 조금 섞인 중년의 아저씨가 조용히 코를 골며 단잠에 빠져 있었고, 좌측에는 밀크티를 마시며 태브릿에 충전기를 꽂은 상태로 게임에 열중이 학생, 뒤쪽으로는 청바지에 짙은 립스틱을 바른 일본인 처녀들이 즉석 음식을 먹으며 수다 삼매경입니다. 근처에 있는 만화 잡지 가판대에는 퇴근하는 길인 것으로 보이는 직장인 예닐곱명이 가방을 둘러 멘체로 만화 잡지 가판대 주위에서 만화를 읽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이제 충전도 어느 정도 되었고 몸도 녹였으니 다음 여정인 니시키 시장을 향해 출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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