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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역에서  니시혼간지를 거쳐 니조성(Nijō Castle, 二条城)까지는 약 4Km가 넘는 거리로 결코 짧지 않은 거리이지만 앞으로 걸을 거리도 상당하므로 걷기 워밍업겸 천천히 걷기로 했습니다. 숙소 사무실에 배낭을 맡겨 두었으니 걷기에 큰 부담이 없기 했습니다. 처음 접하는 교토 시가지를 통해서 이곳에 사는 사람들이 사는 풍경을 만나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니시혼간지(Nishi Hongan-ji, 西本願寺) 바로 옆에는 코쇼지(Koshoji Temple, 興正寺)가 있습니다. 코쇼지는 1876년에 세워진 사찰로 무료 입장입니다. 교토에 와서 처음 만나는 사찰인데 앞으로 만날 동서 혼간지도 그렇고 사찰은 사찰들 대로 , 신사는 신사들 대로 모두들 비슷 비슷 합니다. 우리나라와의 차이점이라면 시내 한복판에 남아 있는 것이 우리나라는 궁궐들 뿐이지만 교토는 대형 사찰들이 먼저라는 차이가 있어 보입니다. 강력한 숭유억불 정책 때문에 첩첩 산중으로 들어간 우리나라의 사찰들과 분위기가 다릅니다.



니시 혼간지 길건너에 있는 류코쿠 박물관(Ryukoku Museum, 龍谷ミュージアム)의 모습입니다. 불교 미술과 관련된 박물관으로 입장료는 500엔입니다.



문화재가 있는 거리라서 그런지 근처의 주택과 상가들은 나름 옛 모습을 보존하려고 하는 모양입니다.



길건너의 니시혼간지(Nishi Hongan-ji, 西本願寺, http://www.hongwanji.or.jp/) 입니다. 




니시혼간지는 05:50~17:30에 무료로 개방합니다. 1591년 토요토미 히데요시(Toyotomi Hideyoshi)의 아내가 남편을 기리며 세운 사찰로 니시혼간지는 서쪽, 히가시 혼간지는 동쪽의 본원이라는 의미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임진왜란을 일으킨 적장을 기리며 세운 사찰이니 썩 반갑지는 않은 장소이기는 합니다. 임진왜란 당시 우리나라의 수많은 사찰과 문화재를 불태웠음에도 이곳의 대형 사찰은 얌전하게 앉아 있어 세계 유산도 되고 일본의 국보 역할도 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옆지기는 씩씩거리며 분을 내기도 합니다.


니시혼간지 마당에 있는 나무의 모습에서 오랜 세월의 흔적과 함께 앙상한 가지에서 지금이 겨울이라는 것도 다시금 느끼게 됩니다.



우리나라의 사찰에서 만날 수 있는 아름다운 단청은 이곳의 사찰에서는 만날 수 없었습니다. 기둥도 사각형 일색으로 일본 사람들이 추구하는 미적 감각과 우리네 감성과는 확실히 차이가 있는 모양입니다. 단조로운 색상이 분위기를 엄숙하게 하는 부분은 있지만 색깔 때문인지 왠지 장례식장에 온것과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거대한 목조 건물이 오랜 세월을 지나오는 동안 꾸준한 복원작업이 있었겠지만 우리나라 건축 양식에서 보이는 배흘림 기둥을 보다가 이곳의 직사각형의 기둥을 보니 뭔가 미완성듯한 느낌까지 듭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물인 부석사 무량수전에 비하면 규모는 이곳이 엄청나게 크지만 아름다움은 우리것에 비할바가 아닙니다.



단조로운 단청과 기와 지붕 사이에서 그나마 지붕 측면의 장식이 미적 감각을 만날 수 있게 해줍니다.




재미있는 것은 빗물받이 였습니다. 거대한 건물인 만큼 지붕에서 흐르는 빗물이 잘 모이도록 지붕 양쪽으로 홈통을 설치하고 그 물이 경내를 수로를 따라 흐르도록 한 것입니다. 왠만하면 빗물 받이를 건물 옆쪽으로 배치할 텐데 건물 전면부에 마치 기둥처럼 배치한 것이 특이했습니다.



억새를 올린 일본 전통식 대문. 



니시 혼간지 앞을 흐르는 수로. 교토의 장마철이 5월~7월 사이라고 하니 그쯤이면 이 수로에도 물이 흐르겠죠?



니시 혼간지 북쪽에 있는 독특한 모양의 건물 태고루(本願寺 太鼓楼) 입니다. 큰 북이 있었다고 하네요. 



니시 혼간지에서 니조성 가는 길은 북쪽으로 쭉 직진하면 되는데 1번, 9번, 38번 도로가 만나는 커다란 교차로 에서는 횡단 보도 없이 육교를 통해서 길을 건너야 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학교 앞 큰길을 건너기 위해 매일 오르락 내리락 했던 육교의 추억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육교 위에서 바라본 교토 시내의 모습입니다.




넓직한 인도를 통해서 교토 시내를 걸으며 느낀점은 이 넓직한 인도의 주인은 자전거라는 것. 아이도, 학생도, 아줌마도, 할아버지도 교토 시민들에게 자전거는 필수처럼 보였습니다.



길을 걷다가 여행사 앞에서 우연하게 발견한 쿠르즈 세계 일주 상품 포스터. 찾아보니 피스보트 쿠르즈(https://pbcruise.com/ko)라고 한국어로도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일본 요코하마에서 출발하여 3개월간 세계 곳곳을 다니고 다시 요코하마로 돌아오는 상품인데 가격만 아니라면 눈길을 끄는 상품이었습니다. 한국어 안내가 있다는 것은 한국 사람들도 종종 탑승하는 모양입니다. 129만엔, 한국돈으로 1,300만원으로 세계일주라......일일이 일정 계획을 짤 필요가 없는 편한 여행일텐데 가격과 함께 배멀미가 걸리기는 하는 군요. 



일본의 우체국. 해외 여행가서 한국으로 엽서 쓰는 것도 걷기 여행의 한 묘미지요.



저희가 방문한 2019년 1월에는 곳곳에 선거 벽보가 붙어 있었습니다. 2019년은 12년만에 두선거(통일지방선거, 참의원 선거)가 겹치는 해라고 합니다.



보행보조기를 끌고 애견과 함께 산책에 나선 할머니들 사이로 길을 잡습니다. 역시 걷기는 힘들기는 하지만 많은 것을 선물로 건네줍니다.



길을 걷다가 멈추어 서서 옆지기와 함께 와아!하는 감탄사와 함께 내부를 힐끔 살펴보았다 신발 수리점입니다. 점포 앞에 올려 놓은 한짝의 신발 모형이 눈길을 사로 잡습니다.



쓰레기를 쌓아 놓은 것이나, 그 위에 불법 투기를 감시한다는 문구를 써놓은 모습은 한국이나, 일본이나 도시의 삶은 매 한가지라는 말이 튀어 나오게 합니다.




니조성가는 길에는 산조시장(sanjo)도 만날 수 있습니다. 오후 1시라 그런지 시장 골목이 한산합니다. 



외관으로 봐서는 이곳이 소방서인지 알 수 없었던 소방서 건물입니다.



소방서 게시판에 걸린 만화 캐릭터가 등장하는 포스터가 이곳이 일본 소방서인지를 선명하게 설명해 줍니다. 이제 니조성에 거의 도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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