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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시간 오전 10시 40분 아부다비의 오전 시간 온도는 장난이 아닙니다. 숨이 턱턱 막힙니다. 여신 물을 마셔 대지만 내리쬐는 태양을 당해낼 재간은 없었습니다. 몇 킬로미터를 걸은 피로에 더위가 겹치니 그늘과 의자만 찾게 되었습니다. 이때 생각나는 것이 중동 건설 현장에서 일하셨던 분들이었습니다. 이런 더위의 한 복판에서 나의 가정을 위해서 일하셨던 분들을 떠올리니 그들의 수고가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튼 40도를 넘는 열사의 땅에서도 푸른 풀이 있는 공원은 존재합니다. 물론 식물들에게 공급되는 물은 재활용수이고(화장실을 비롯해서 곳곳에 먹지 못하는 물임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물을 공급하는 파이프가 깔려 있는 덕택이죠. 우리네 공원에 있는 식물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지만 이 공원이 20년, 30년 후에도 존재하고 나무들이 울창할 정도가 된다면 사람들에게 에어컨이 주는 시원함과는 또 다른 상쾌함을 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그때는 필자도 노인의 반열에 들어서 있을 텐데 다시 이곳에 발을 디딜 수 있을까요?



공원에서 바라본 아부다비 투자청(Abu Dhabi Investment Authority, ADIA Tower, http://www.adia.ae/En/home.aspx) 빌딩의 모습 입니다. 그늘을 가진 벤치에서 한참을 쉬었습니다. 더위에 녹초가 되어 뻘개진 옆지기가 계속 비상 신호를 보냅니다. 그늘에 있는 벤치라고는 하지만 주위 온도가 워낙 높다 보니 쉬는게 쉬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아부다비의 낮 시간은 실내가 정답입니다.



공원은 코니쉬 거리(Abu Dhabi Corniche Road)와 유난히 밝은색의 모래를 가진 해변과 함께 남쪽으로 길게 이어집니다.



랜드마크 타워 앞에서 시작한 공원은 코니쉬 거리(Abu Dhabi Corniche Road)를 따라서 남쪽으로 이어지면서 패밀리 정원(Family Garden)까지 넉넉한 녹지를 제공해 주기는 하지만 이 온도에 적응한 식물들과는 달리 먼 이국땅에서온 배낭족은 지금까지 만나 보지 못한 다른 차원의 더위에 쩔쩔매고 있습니다.



공원 중간에 위치한 스케이트 공원(Skate park). 뜨거운 대낮에는 이곳 사람들도 바깥 출입을 자제하는 모양입니다. 평일이라 더 그런지 한 사람도 없네요. 주말에 시원한 시간이 되면 사람들이 하나, 둘 모이겠지요?



조금 더 가면 패밀리 워터 파크입니다. 크지 않지만 아이들에게도 좋은 공간이 되겠네요.



패밀리 공원 주차장이 위치한 곳을 기준으로 공원이 크게 양쪽으로 나뉘는데 그 지점에서 지하 보도를 통해서 바로 옆 대로를 지날 수 있습니다. 마리나 몰로 가는 버스를 타려면 이 지하 보도를 통과해서 건너편에서 버스를 타야 하니까요. 패밀리 공원이라는 이름 그대로 저녁 시간에 공원에 방문한다면 퇴근하고 나온 사람들, 아이와 같이 나온 부모등 이곳 사람들의 모습을 더욱 많이 만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타일로 깔끔하게 장식한 지하보도. 지하보도라 역시 이곳은 시원한데 이곳에서 기도하지 말라는 아부다비와 같은 중동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경고 표지도 있었습니다. 



지하보도를 통해서 대로를 건너 반대편인 코니쉬 거리(Abu Dhabi Corniche Road) 쪽으로 나오면 만나게 되는 모습입니다. 작은 분수를 틀어 놓았지만 시원함은 1도 느낄 수 없는 시간입니다. 빨리 실내로 들어가야 한다는 조급함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코니쉬 거리(Abu Dhabi Corniche Road)는 쉐라톤 호텔에서 힐튼 호텔까지 6Km에 이르는 해변 대로로 주위로 다양한 공원들이 조성되어 있어서 저녁 선선한 시간대에는 자전거 타는 사람들, 산책하는 사람들로 북적일 듯 싶습니다. 



옆지기는 더위에 지쳐 거의 KO직전이라 버스 정류장 근처 그늘에 앉아 있도록 하고 미안하지만 저는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게 하는 풍경들을 보느라 이곳 저곳을 기웃 거리기 시작했습니다. 그 첫번째 주인공은 버스 정류장 가로수로 심기워진 이름 모를 나무 였습니다. 울창한 잎으로 그늘도 선사해 주지만 나무에 핀 꽃과 열매가 정말 이쁩니다. 이런 풍경을 그냥 스쳐 지나갈 수는 없는 법이죠. 버스를 기다리며 이곳 저곳을 더 다녀 봅니다.



호텔의 정원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깔끔하게 다듬어 놓은 나무들. 밤 시대에는 은은한 나무 아래 조명과 빌딩의 불빛들, 그리고 하늘빛이 어우러져 이곳을 걷는 재미도 상당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에 방문한다면 밤 시간에 이곳에 오리라 메모해 둡니다.



코니쉬 거리를 따라서 두개의 큰 해변이 있는데 사진은 위쪽에 위치한 아부다비 비치입니다. 넓은 모래 해변에는 띄엄띄엄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퇴약볕에 앉아 있었습니다. 대낮이라 찾는 사람들은 없지만 이 분들에게는 엄연한 급여를 받는 직무일 것입니다. UAE 인구중에 80% 이상이 외국인이고 상당수 외국인 근로자들이 이곳 경제를 이끌어 가는 현실이 한편으로 씁쓸하고 다른 한편으로 긍정적이다 싶기도 합니다.



모래 해변에서 마리나 몰 방향을 바라본 모습입니다. 빨리 실내로 들어가야 겠다는 생각이 굴뚝같습니다. 여기는 공공 해변이지만 아래쪽으로 내려가면 코니쉬 해변과 유료인 패밀리 비치도 있습니다. 유료니까 시설의 차이가 있겠지요? 이곳에서 마리나몰행 063번 버스를 타고 마리나몰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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