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가산 정상을 지나면 강동 사랑길의 부부 사랑길을 따라 제전항으로 내려가서 정자항에서 9코스를 마무리한다. "해양남과 육양녀"라는 이름의 장소. 보통 낮에는 바다에서 육지로 해풍이 불고, 밤에는 육지에서 바다로 육풍이 부는데, 산 능선인 이곳에서 자연스레 바다 바람과 육지 바람이 만나는 곳이란 이야기를 만들어 낸 모양이다. 이곳은 강동 사랑길 중의 4구간인 부부의 길과 3구간인 연인의 길이 좌우로 갈라지는 지점이다. 옥녀봉으로 가면 3구간, 강동 축구장 쪽으로 가면 4구간이다. 중간 아래로 내려가면 3구간과 4구간이 같이 가는 길이다. 이름하여 옹녀로와 강쇠로. 해파랑길은 이 길을 따라 내려간다. 19금 영화에서나 나왔던 주인공의 이름으로 길이름을 붙이다니, 옹녀로, 강쇠로 뭐야! 지자체가 짓궂은가? 하..
울산시 동구에서 북구로 진입한 해파랑길은 어물항, 당사항을 거쳐서 우가산을 오른다. 9코스의 마지막 고비이다. 우가산을 오르는 길에서는 2002년 월드컵 당시 터키 팀의 훈련장이었던 강동 축구장도 지난다. 구암 마을에서 당사 마을까지 이어진 강동 누리길 산책로를 걷는 시간은 발아래로 몽돌 해변의 환상적인 소리를 감상하며 걸을 수 있는 길이었다. 물고기 모양의 등대를 설치한 어물항의 모습이다. 이곳의 지명인 어물(於勿)동의 역사는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가고 이두식 표기라는 것으로 미루어보면 훨씬 이전부터 어물이라 불린 모양이다. 어물동이란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물고기 모양 등대가 상징하듯 "어물", 즉 물고기가 많이 잡혀서 그런 모양이다고 상상을 했지만 알고 보니 마을 서쪽의 산세가 길게 늘어져 있는 모..
봉대산에서 내려온 해파랑길은 주전 해변을 걷는다. 주전 해변을 지나면 울산 동구 주전동에서 북구 어물동으로 넘어가게 된다. 봉대산을 내려오면 만나는 것은 주전 가족 휴양지 캠핑장이다. 캠핑에는 겨울이 없는 모양이다. 캠핑장 앞으로는 작지만 해수욕이 가능한 작은 몽돌 해안이 있다. 해안 중앙으로는 주천천이 내려온다. 해파랑길을 걷다 보면 바람맞으며 동해 바다에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는 분들이 부러워지곤 한다. 딴생각 없이 낚시를 던지고 멍하니 수평선을 바라보는 맛은 상상만 해도 즐겁다. 동네 분들이 시리 바위라 부르는 곳에는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시루 모양이라고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조형물은 제를 지내던 제당을 허물고 그 자리에 제당 사진과 이야기가 있는 조형물을 세운 것이라 한다. 주전항으로 가는 길에..
해파랑길 9코스는 남목 생활 공원 끝에 있는 등산로 입구를 통해 봉대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남목마성 근처를 지난 다음부터는 능선을 타고 완만한 길을 걷다가 내리막 길을 통해 주전 해변으로 내려간다. 봉대산 정산까지는 가지 않는다. 남목 생활 공원 끝에 있는 등산로 입구를 통해 봉대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주전 몽돌 해변까지 5.3Km를 가면 오늘 걸어야 하는 거리의 절반 정도에 이른다. 남목 역사 누리길의 남목마성 표지판. 제주 올레길의 제주 조랑말을 형상화한 간세 표지판과 많이 닮았다. 색상과 함께 머리를 뒤로 하고 꼬리를 붙인 정도의 차이점이 있다. 처음에는 쾌적한 계단 산책길을 통해서 급격히 고도를 높인다. 아주 높은 산은 아니지만 오르막을 오르다 보면 자연스레 몸에 땀이 베인다. 오르막 길을 오른 ..
오늘은 해파랑길 9코스인 일산 해변에서 정자항까지 19Km 그리고 정자항에서 숙소가 있는 정자 해변까지 2Km 내외를 더 걸어서 총 21Km 내외를 걸어야 한다. 높지는 않지만 중간에 봉대산과 우가산을 넘어가야 하기 때문에 만만하게 볼 코스가 아니다. 아무렴 어쩌랴, 오늘도 화창한 날씨 덕분에 지금이 겨울이라는 것을 잊을 정도이다. 깔끔한 일산 해수욕장의 모래밭도 매력적이다. 아마도 조선소 크레인이 보이는 해수욕장은 이곳이 유일하지 않을까 싶다. 일산 해수욕장에서 바라본 대왕암 공원의 출렁다리. 어제는 늦기도 했지만 방어진항 쪽에서 공원 둘레길을 통해서 공원으로 진입했으므로 일방 통행인 출렁다리를 거쳐서 올 수는 없었다. 아무래도 올해까지만 시범운영으로 무료이고 내년부터는 유료일 텐데 조금은 아쉽다.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