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항에서 해파랑길 26코스의 종점인 죽변항 입구까지는 평탄한 해안길을 걷는 무난한 길이다. 골장항과 봉평 해수욕장을 거쳐서 죽변항에 이른다. 대나리항을 지나 양정항으로 가는 길은 좌측으로는 경사도 심한 바위산을 우측으로는 흐린 날씨에 해안으로 무섭게 몰아치는 파도를 보는 걷는 길이다. 서늘하게 떨어지는 보슬비는 덤이다. 겨울이 가기 싫은지 늦겨울 내리는 비는 손이 시리게 한다. 산으로는 지난번 울진 산불의 상흔이 엄청나다. 산불로 바닥은 시커멓게 불탔지만 이곳의 나무들은 어느 정도 살아남은 듯하다. 이번에 내리는 비로 잔불도 모두 없어지겠지만 겨울비가 살아남은 나무들이 힘을 내는 영양제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양정항에 도착했다. 방파제가 있지만 항구 내부도 파도로 출렁거린다. 비가 내리는 날인데도 항구에..
부구 삼거리에 차를 세워두고 울진군청까지 버스로 이동한 우리는 지난번 여정의 남대천 천변길에 이어서 해파랑길 26코스를 걷는다. 연호 공원을 지나 대나리항으로 가는 길이 약간 오르막이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평탄한 포장길이다. 부구 1리 버스 정류장에서 6시 30분 버스를 타니 오전 7시에 울진군청에 도착할 수 있었다. 버스를 내리니 비가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한다. 작은 우산을 챙기기는 했지만 약하게 내리는 비를 맞으며 걷기에는 우비가 낫지 않을까 싶어 편의점에서 우비를 하나 구해 입었다. 눈이 섞여서 내리는 서늘한 날씨에 얇은 우비가 조금은 보온 역할을 해주기도 했다. 연호에서 내려오는 실개천을 건너서 읍내리의 공세항길을 걷는다. 아파트 단지 앞 공세항길을 지나면 연호 공원으로 갈 수 있는 건널목을 만날..
해파랑길 25코스를 모두 걸은 다음에는 26코스를 이어서 걷는다. 왕피천을 따라서 이전에는 엑스포 공원으로 불렸던 왕피천 공원 옆길을 걷는다. 오늘은 인도교인 은어 다리까지 걷고 나머지 구간은 다음 여행 때 마저 걷는다. 울진 터미널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영덕으로 이동하여 영덕 터미널 인근에 주차해둔 자동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간다. 해파랑길 26코스는 왕피천을 건너는 수산교를 걷는 것으로 시작한다. 왕이 피신한 곳이라고 왕피리라는 이름이 붙은 마을을 지나서 구불구불 내려오는 왕피천은 실제 발원지는 600미터의 높은 분지로 이루어진 경북 영양군 수비면 일원이다. 이 지역에서는 장수포천이라는 이름으로 흐르고 왕피리를 지나면서 왕피천이 된다. 왕피리의 유래에 대해서는 고려말 공민왕이 홍건적을 피해 왕피리에 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