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봄 산행은 준비가 쉽지 않네요. 동네 뒷산이 아니니 이동과 숙박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지리산 종주는 좀처럼 엄두를 내기가 어렵습니다. 처음에는 여하천 산장과 장터목에서 2박하는 계획을 세웠다가, 다음에는 연하천에서만 1박하고 세석을 거쳐 하산하는 계획을 세웠는데 그 마저도 산장 예약이 실패해서 결국 무박하는 계획으로 변경했습니다. 산장 예약은 매월 1~15일은 직전월 15일에 시작하고 16~31일은 해당월 1일에 예약을 시작하는데 이것을 깜박하고 하루 지난 16일에 예약 사이트에 들어 가보니 단 한 좌석도 남지 않았던 것입니다. ㅠㅠ 기차표도 보름전이면 이미 매진 사태입니다. 저희는 조치원역 서부 주차장에 자동차를 주차하고 구례구역까지 새벽 기차를 타는 것으로 여행을 시작합니다. 새벽 3시를 앞..
새해 첫 산행으로 지리산 천왕봉을 다녀왔습니다. 장터목 산장이나 세석 산장을 예약할 수 있었다면 무리하지 않는 산행일 수 있었지만 약간의 망설임 사이에 없어진 산장 예약은 2015년 12월 31일 백무동 계곡에 있는 숙소에서 여유있게 하룻밤을 묵고 여명이 터오기전에 산행을 시작하는 일정을 잡게 했습니다. 하긴 주말도 예약이 힘든데 연말은 예약이 얼마나 더 힘들까 싶습니다. 백무동 계곡에서 시작하여 장터목을 거쳐 천왕봉을 갔다가 같은 코스로 내려오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올라가며 만난 해맞이 등산객들은 한결같이 얼굴이 밝더군요. 어느해보다 날씨가 좋아 정말로 멋있는 해돋이를 보았다고 감격해하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아무튼 도착하자마자 찍은 백무동 계곡의 모습입니다. 깊은 계곡이지만 수량이 많았습니다..
첫째를 임신한 아내를 데리고(모시고) 지리산 노고단을 다녀온지도 가물 가물해질 만큼 시간이 흘렀네요.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영감을 받은 한 언론인의 열정과 노력 덕분에 제주 올레길이 열리고 걷기 열풍이 한창일 무렵 "지리산 둘레길"이란 이름으로 새롭게 재 탄생한 걷는 길을 한번은 가야지 가야지 했는데 드디어 그날이 오는가 봅니다. 사실 힘들게 뭐하러 그런 길을 걷는가? 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지리산 곳곳에 발자국을 남기며 젊은 시절을 지낸 필자에게는 "지리산 둘레길"이 경건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그래서 더욱 기대가 큰가 봅니다. 아름다운 풍경, 황홀한 단풍에 대한 기대보다 지리산의 품에 안기어 걷는 시간에 대한 기대입니다. 걷기 여행에 자동차를 끌고 가는 것이 영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기차표 매진, 애매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