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 시내를 벗어난 해파랑길 32코스는 이제 중반을 넘어선다. 삼척로 자전거 도로를 따라 걸으며 시작한 32코스는 오십천을 벗 삼아 걸었고 삼척항 뒷산에 오른 해파랑길은 이제는 봉수대길을 걸어 광진항에 이른다. "집 주변 길"이라는 의미의 오랍드리 산소길의 1코스인 봉수대길 일부와 겹치는 구간이다. 해파랑길은 삼척항 뒤편으로 올라오지만, 오랍드리 산소길 1코스는 7번 국도 너머의 봉황산 산림욕장 입구에서 시작한다. 삼척항 뒤편의 산은 온통 텃밭 천지였다. 삼척항 쪽은 나릿길을 따라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으니 작은 텃밭 마련하기가 녹록지 않았을 것이고 얼마간의 푸성귀라도 먹을라 치면 작은 언덕을 올라 이 사람 저 사람이 화전을 일구었으리라...... 길옆 묘지에 꽃을 피운 할미꽃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
한재 고개를 넘어선 해파랑길 32코스는 내리막길로 오분동으로 내려오면 오십천의 아름다운 천변길을 걸어 삼척 문화 예술 회관에 도착한다. 문화회관 앞 남산 전망대 길은 잠시 오르막을 올라야 한다. 오분 해변의 수많은 펜션들을 벗 삼아 한재 고갯길을 내려오면 오분 교차로 앞에서 마을길로 들어선다. 자전거를 타고 한재를 향해서 올라가는 라이더를 보니 오르막 초반인데도 힘들어 보인다. 그렇지만, 이 오르막 끝에서 만나게 될 아름다운 풍경은 그에게 선물이 될 것이다. 잠시 하늘을 올려다보니 비행기 한대가 비행운이라고도 하는 하얀 꼬리 구름을 만들면서 남쪽으로 날아가고 있다. 강원도에는 영서의 원주공항과 영동의 양양 공항이 있으니 양양공항에서 출발한 비행기인 모양이다. 양양 공항에서는 현재 매일 두 차례 이상 제주..
해파랑길 30코스, 31코스가 짧게 가벼운 길이었다면 32코스는 23Km에 이르는 조금 긴 여정이다. 삼척 시내를 휘감아 걷는 여정이다. 시작은 명사십리를 가진 맹방 해변에서 시작한다. 맹방 해변을 벗어나면 삼척로를 따라서 한재 고개를 넘는다. 해파랑길 32코스의 시작은 맹방 해변이다. 해변 한쪽 끝에는 덕봉산 해안 생태 탐방로가 있다. 50여 미터의 아담한 크기의 덕봉산은 대동여지도에서는 섬으로 표시되어 있지만 지금은 작은 다리로 걸어서 들어갈 수 있다. 마읍천 하구에 떡하니 버티고 서서 세월을 이겨낸 덕봉산은 60년대 무장 공비 침투 사건 때문에 2021년까지만 해도 출입금지였다고 한다. 사람의 발길이 없었으니 그만큼 자연환경은 잘 보존되지 않았을까 싶다. 이곳 맹방 해수욕장에서도 강 반대편 덕산 해..
해파랑길 31코스는 동해 바다를 뒤로 내륙 안쪽으로 들어간다. 마읍천과 함께하는 길이다. 궁촌리는 고려 마지막 왕인 공양왕의 능이 있는 곳이다. 비운의 역사가 스며 있는 곳, 궁촌리 뒤편의 고개 이름이 사래재인데 원래 이름은 살해재였다. 공양왕이 살해된 곳이라고 한다. 새로운 왕조를 위해 왕 씨 일가가 죽임을 당한 상황은 시선에 따라 다양한 시각을 바라볼 수 있지만 명분이 무엇이라도 누군가의 죽음만큼은 그 누구에게도 자유로울 수 없는 것 아닌가 싶다. 삼척로 도로변을 걷지만 바람에 휘날리는 해파랑길 리본처럼 널찍한 자전가 도로를 걷는 여유가 있다. 사래재를 넘으면 궁촌리에서 동막리로 이어지면서 완만한 내리막길이 해안까지 이어진다. 건설 중인 동해선 철교 아래를 지나간다. 이른 봄 벚꽃이 한창인 이 계절에..
해파랑길 29코스는 비화 삼거리를 지나면 임원항까지는 내리막길을 걷고 임원항을 지나면 임원천을 따라 검봉산 자락으로 올라가는 아름다운 데크 산책로를 걷는다. 비화항으로 내려가는 길은 산자락 사이 계곡으로 길을 잡아간다. 멀리 계곡 사이로 보이는 수평선이 운치가 있다. 도로 옆 자작나무 숲을 보니 하얀 수피도 아름답지만 결혼식의 화촉이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옆지기와 같이 걷는 길이라서? 임원항으로 가는 길은 도로변을 걷기는 하지만 널찍한 자전거길에 완만한 내리막으로 이런 길만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상상을 하게 한다. 임원항으로 이어지는 삼척로는 얼마간 7번 국도와 길을 같이 한다. 29코스 7Km 지점 길 옆으로 임원항의 방파제가 보이기 시작한다. 아직 절반을 걷지 못했다. 임원항 앞바다에는 동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