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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 시내를 벗어난 해파랑길 32코스는 이제 중반을 넘어선다. 삼척로 자전거 도로를 따라 걸으며 시작한 32코스는 오십천을 벗 삼아 걸었고 삼척항 뒷산에 오른 해파랑길은 이제는 봉수대길을 걸어 광진항에 이른다. "집 주변 길"이라는 의미의 오랍드리 산소길의 1코스인 봉수대길 일부와 겹치는 구간이다. 해파랑길은 삼척항 뒤편으로 올라오지만, 오랍드리 산소길 1코스는 7번 국도 너머의 봉황산 산림욕장 입구에서 시작한다.
삼척항 뒤편의 산은 온통 텃밭 천지였다. 삼척항 쪽은 나릿길을 따라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으니 작은 텃밭 마련하기가 녹록지 않았을 것이고 얼마간의 푸성귀라도 먹을라 치면 작은 언덕을 올라 이 사람 저 사람이 화전을 일구었으리라......
길옆 묘지에 꽃을 피운 할미꽃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꽃 전체가 솜털로 덮여있고 초롱처럼 허리를 굽힌 꽃 모양 때문에 할미꽃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봉수대 길은 좌측으로는 7번 국도, 우측으로는 동해 바다와 함께 가는 길이지만 눈에 들어오는 것은 나무와 하늘뿐인 한적하고 깔끔한 최고의 산책로였다.
거칠지 않은 산책길, 우람한 소나무, 예쁜 쉼터까지 삼척 오랍드리 산소길이라는 이름에 굳이 O2 산소를 붙인 이유를 이해할만한 길이다.
삼척 오랍드리 산소길 1코스가 올라오는 지점. 산 아래 유성 아파트 옆에 있는 교회 인근에서 길이 시작된다. 해파랑길은 가지 않지만 7번 국도를 육교로 건너서 송신탑이 있는 봉황산 자락과 연결된다.
얼마간 자동차도 다닐 수 있는 포장길을 걸었지만 갈림길에서 본격적으로 숲길로 진입한다. 삼척 오랍드리 산소길 1코스인 "봉수대길" 표지판도 만난다.
솔숲길을 걷다 보면 139미터 삼각점봉에 있는 쉼터를 만난다.
소나무 숲 속에서 피어난 봄의 전령사 진달래. 어떻게 소나무 숲에서 생존할 수 있지? 하는 의아심도 있었지만 강한 햇볕을 견디지 못하는 반음지 식물이라 것을 알게 되면 아하! 하고 깨닫게 된다. 양달이 아니면 여전히 쌀쌀한 기온이지만 연분홍 진달래가 꽃을 피웠으니 봄은 봄이다. 참으로 정이 가는 꽃이다.
걷기 좋은 숲 속 길, 참 좋다! 를 연발하며 앞으로 나아간다.
솔숲길의 진달래는 보고 또 보아도 참 좋다. 봄이 왔음을 알리는 진달래, 개나리, 벚꽃까지 모두 잎보다 꽃을 먼저 피운다. 진달래를 올린 화전이 생각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ㅎㅎ
소나무 숲을 거쳐 봉우리에 오르면 봉수대에서 돌무더기가 있는 국난 극복 유적지를 만난다. 봉수대는 성종 때 설치하여 인조 때까지 운용했다고 한다. 작은 산이지만 광진항을 품고 있는 이곳은 광진산이다.
오랍드리 산소길은 구름다리를 건너서 종합 운동장 방면으로 길을 이어가지만 해파랑길은 구름다리 우측의 샛길로 빠져서 광진항을 향해 나아간다.
구름다리 우측의 샛길로 내려오면 7번 국도와 광진항을 연결하는 광진길 도로를 만나서 삼척 해변 방면으로 길을 이어간다.
광진길 언덕에서 바라본 마을 전경이다. 반대편으로 언덕을 넘으면 바로 7번 국도와 만난다. 주소로는 삼척시 교동에 해당한다.
우리 부부가 이번 여정에서 이틀간 묵었던 삼척 수 펜션과 펜션에서 바라본 마을 풍경이다. 멀리 바다도 보인다. 해파랑길 옆에 있어서 숙소에 배낭을 벗어두고 나머지 길을 걸었다. 숙소에 짐을 놓고 나머지 길을 걷는 특이한 경험을 했던 기회였다.
해파랑길은 좁은 광진길 도로를 따라가지 않고 마을길을 통해서 마을 초입까지 이른다.
광진길은 해안을 감싸며 이어지는 새천년도로와 만나는데 주민들이 광진항으로 갈 때 사용하는 통로가 아닌 위의 새천년도로로 올라가서 도로를 건너 데크 산책로로 올라간다. 정지선은 있지만 횡단보도가 따로 없으니 조심해서 건너야 한다.
광진항을 보니 삼척 바다는 참 맑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다.
아담한 광진항은 낚시꾼들의 천국이었다. 어선은 거의 없고 해녀분들이 물질하는 정도가 전부이니 광진항은 낚시꾼과 놀러 온 관광객들의 차지가 된 것이 당연한 것 아니가 싶기도 하다. 이 동네에서 한 달 살기 해도 좋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던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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