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 살다보면 가장 많이 접하는 동물중 하나가 바로 거미입니다. 머리-가슴-배로 나뉘어 지고 세쌍의 다리와 날개가 있는 곤충과는 달리 거미는 머리-배로만으로 나뉘며 다리가 네쌍이고 날지 못한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거미줄이 있는줄 모르고 걷다가 거미줄이 몸에라도 붙게되면 느낌도 좋지 않고 잘 떨어지지도 않아서 짜증도 나지만 농부의 입장에서 보면 해충이라기 보다는 익충입니다. 배설물과 거미줄로 집 주변이 지저분해지는 단점만 아니라면 여러 해충을 잡아주니 더 적극적으로 키워도 좋지 않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지난 가을 찍어 놓아던 거미줄 사진입니다. 거미줄에 맺힌 빗방울이 중년 여성의 목에 두른 보석 꾸러미처럼 보입니다. 바람 한점없이 안개가 자욱이 낄때면 더 고운 거미줄의 모습이 연출되는데 그 때를 기다리..
하지를 앞둔 시기 앞뜰에는 백합의 향기로 가득하다. 딸아이가 심었다고 했는데 도무지 그 이름을 알수가 없다. "나팔 백합" 이라는 강한 주장이 있었으나 수많은 백합의 품종과 사진들 앞에 이름이 무엇인지 특정하는 것을 포기하고 말았다. 다만 백합의 한 종류 정도는 인정할 수 있을것 같다. 꽃이 핀지 얼마되지 않았을 때는 참 단아했는데, 벌인지 나비인지 모르겠으나 방문자가 있은 다음에는 꽃잎이 전투를 한번 치른 느낌이다. 작년에 이어서 2년째 꽃을 피우고 있는데 무화과 나무의 등쌀에 올해도 잘 버티고 내년에도 매혹적인 향기를 내뿜을지 자뭇 기대가 된다. 글을 보시는 분들중에 꽃의 정확한 품종을 아신다면 댓글로 달아주세요!
5월이 끝나고 6월이 시작하는 초여름은 논에는 모내기가 끝나고 밭에는 고추도 심고 한해의 중요한 농사가 시작하는 한창 바쁜 시기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겨울을 이겨낸 식물들이 다음을 기약하면서 자신의 자손을 열심히 생산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보리, 밀, 양파, 마늘을 비롯해서 쪽파와 대파까지 혹독한 겨울을 이겨낸 작물들이 열매로 알뿌리로 꽃과 씨앗으로 자손을 퍼트리기 위한 마지막 몸부림을 하고 있는 때입니다.올해는 아주 특별한 꽃 손님을 맞았습니다. "달래" 입니다. 대파 끝에 꽃이 피고 그곳에 검은색 씨앗이 맺히듯이 긴 줄기 끝에 꽃이 달렸습니다. 앞으로 또 어떤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줄지 모르겠으나 처음 만나는 아름다움 만큼 매력적인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초여름의 바람에 흔들리는 달래 줄기와 꽃의 청취..
이슬은 대기중의 수증기가 응결되어 생기는 것으로 바람이 불지 않는 이른 새벽 풀잎이나 거미줄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일단 응결된 수증기는 물이니까 물의 표면 장력이 있을 것이고 서로 모여서 동글 동글 맺히게 되죠. 자욱하게 안개라도 낀 아침이면 곳곳에서 다양한 이슬 작품들을 만나 볼 수 있습니다. 솜털 같은 미세한 이슬부터 조금만 더 있으면 땅으로 떨어질것 같은 그야말로 닭똥같은 이슬까지 사람의 마음을 휘어잡는 이슬 전시장입니다. 잠시 감상해 보죠...... 그런데, 이슬이 아름다운 것은 이슬이 맺히는 배경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허공에 그 존재를 더욱 또렷하게 보여주는 거미줄한 겨울 추위를 이겨내고 힘차게 푸른 잎을 길러내는 보리새벽부터 밭을 돌보는 농부의 눈썹 바람이 많이 불거나 습도가 낮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