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섬&섬 길 무지개길 2구간과 함께했던 남파랑길 24코스는 1-1구간과 함께하다가 쌍근 마을 이후에는 해안선을 걸어서 탑포 마을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무지개길 2구간 이후 1구간은 가던 임도를 통해서 탑포리 안쪽 숲 속으로 깊이 아홉산재까지 들어가지만 남파랑길은 해안의 쌍근 마을로 향하는 무지개길 1-1 구간과 함께한다. 쌍근 마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내리막길을 이어간다. 나무들 사이로 쌍근 마을의 방파제가 보이는 것이 쌍근 마을이 지척인 모양이다. 쌍근 마을 포진지는 일제 강점기에 일본군이 설치한 포진지 흔적을 말하는 것으로 일본군은 지세포 앞바다의 동백으로 유명한 지심도도 탄약고와 포진지로 헤쳐 놓았었다고 한다. 요즘 세태를 보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역사를 잊지 맙시다"라는 문구가 무색하다...
남파랑길 24코스는 저구항을 떠나 왕조산(414미터) 자락의 임도를 걷는 어렵지 않은 코스다. 25코스 시작점을 알리는 표식을 떠나 조용한 분위기가 감도는 저구항 인근의 숙소에서 하룻밤 쉬어간다. 워낙 조용한 동네라서 그럴까? 면소재지임에도 불구하고 마트는 문을 닫았고 동네 작은 구멍가게에서 간단한 물품을 구입하여 숙소로 들어간다. 가게 여주인은 우리의 옷차림을 보고는 남파랑길 걷냐고 묻는다. 왠지 반가운 느낌이었다. 어제의 숙소는 가온 아라 스파 펜션이었다. 스파라는 이름답지 않게 물이 부족했던 것을 제외하면 나쁘지 않은 숙소였다. 다음날 아침, 따스한 햇살에 비추이는 동백을 보며 상쾌한 하루를 시작한다. 고요한 아침 바다를 만날 수 있는 저구항으로 나오니 한창 공사 중인 거제 섬&섬길 무지개길 안내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