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량면에 들어서서 갯벌 관찰장을 지나는 남파랑길은 장산마을을 지나면서 얼마간 일출로 도로를 따라 걷는다. 불무골을 지나면서 길은 도로를 벗어나 해안길을 걷는다. 해안길을 통해서 우명마을을 지나고 화포항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둑방길에서 만난 갯벌 관찰장 표식. 철부식 페인트로 녹슨 빈티지 효과를 주어 주변 환경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다. 누군가는 왜 이렇게 녹슬게 방치한 거야!라고 오해할 수도 있을법하다. 철부식 페인트를 사용하면 쇠가 아니더라도 유리, 플라스틱, 목재, 석재 등 다양한 표면에 녹슨 철의 효과를 줄 수 있다. 순천 별량면 해안은 순천만을 사이에 두고 여수와 마주하고 있다. 여수의 앵무산 자락이 남북으로 길게 펼쳐져 있다. 길은 장산마을에 들어서면서 둑방길을 벗어나 마을길을 걷는다. 마을길..
순천만 갈대 군락지를 지난 남파랑길 61코스는 순천 동천을 건너자마자 좌회전하여 순천만 습지 둑방길을 걷는다. 순천만 갈대 군락지를 가로지르는 데크길을 걷다 보면 갈대숲에 사는 작은 게 들의 움직임에도 눈길이 가고 새롭게 돋아나고 있는 푸른 잎의 갈대에도 시선이 머문다. 우리가 지나왔던 용산 방면으로도 순천만 습지 공원 방면으로 절경이 펼쳐진다. 갈대밭이 이런 훌륭한 공원으로 변모할 것이라고는 이 지역 주민들도 상상하지 못한 일이었을 것이다. 사람의 꾸준한 관리가 없다면 볼 수 없는 그림이기는 하다. 사람의 손으로 만든 엄청나게 거대한 정원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다. 물론 갈대밭의 주인은 자연이지만 사람이 숟가락 하나 얹고 주인인양 행세하는 모양새다. 망둥어 다리라 이름 붙인 이곳도 가을 갈대를 베어 놓..
남파랑길을 걸으며 가장 황당했던 코스. 별다른 공지도 없었는데 길도 막히고 우회로도 없었다. 순천만 습지를 앞두고 용산 전망대를 거쳐 순천만 갈대 군락지로 가야 하는데 용산 전망대로 가는 데크 계단은 입구를 꼼짝 못 하게 막아 두었다. 주위를 둘러보다가 산 아래 해안을 따라가는 길을 발견하고 가다 보니 갈길이 아니었다. 더구나 만조 때라 길은 더 찾기 어려웠고 어찌어찌 원래의 길로 합류할 수 있었지만 다시 생각해도 갈길이 아니었다. 해변 갈대숲까지 물이 가득 들어온 농주리 해변을 걷고 있는 남파랑길은 멀리 전망대가 있는 용산을 보면서 걷는다. 용산을 앞둔 농주리 해변에는 해당화도 심어 놓았다. 붉은 해당화를 감상하며 즐거워할 때만 해도 앞으로 우리에게 닥칠 황당한 미래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우리가 방문..
와온항을 떠난 남파랑길은 순천만 정원에 대한 기대를 안고 순천만의 해안길을 따라 북쪽으로 이동한다. 순천시 가장 남쪽의 상내리를 떠나 농주리 해변을 걷는다. 이른 아침 와온항 앞바다는 밀물 때인지 물이 가득하다. 갯벌 대신 첨벙거리는 바닷물을 보며 하루의 여정을 시작한다. 와온마을 앞바다에 작은 사기도라는 무인도가 하나 보이는데 섬의 별칭이 재미있다. 솔섬이라는 별칭도 있는데 어민들이 조업을 하다가 화장실로 사용했다고 똥섬이라는 별칭도 붙여놓았다. 마을 앞을 지나는데 담벼락을 장식한 독특한 개조심 경고가 아침을 미소로 시작하게 해 준다. 이제 길은 도로를 벗어나 와온 공원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이후로는 자동차 없는 길을 걷다가 코스 종점 인근에서야 도로를 만난다. 물이 가득 들어온 바다를 보는 느낌과 ..
작년 가을부터 시작한 남파랑길 걷기가 이제 해가 바뀌어 봄의 절정을 맞이하고 있다. 농번기도 앞두고 있고 바쁜 일도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걷기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지난번에 처음 이용한 서대전역을 통한 기차 이동을 이번에도 사용하려고 한다. 돌아보면 지리산 둘레길 걷기를 위해 이용했던 기차를 타고 구례구를 지나쳐 종점인 여수 엑스포역까지 가는 방법이다. 집으로 돌아올 때는 순천역을 통해서 서대전으로 이동한다. 지난번에 알아둔 서대전역 인근 무료 공영 주차장에("남파랑길 48~54코스 걷기 계획 세우기" 참조) 자동차를 세워두고 막차로 여수로 이동한다. 퇴근 이후 시간을 감안하면 열차 후보가 많지 않다. 여수역에 도착하면 55코스 시작점인 여수 해양 공원으로 가는 길에 있는 "여수 인 모텔"에서 몇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