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여도 해변을 떠나 숲길로 들어간 남파랑길은 해안 숲길을 벗어나면 숲 사이로 이어지는 농로를 따라 유구항에 도착한다. 유구 방파제 이후로 잠시 숲길을 돌아 다시 해안으로 나오면 인근 펜션에서 하룻밤 휴식을 취했다가 해안길을 거쳐 평산항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삼여도 해안에서 시작한 거친 길은 언덕 위로 올라서면 끝나고 평이한 숲길이 이어진다. 삼여도 해변에서 들어온 것으로 보이는 갯바위 위의 낚시꾼들의 수다 소리가 고요한 숲을 울린다. 해무가 가득하여 먼바다가 보이지 않는 잔잔한 바다에서 낚시를 하면 호수에서 민물낚시를 하는 느낌이 들지 않을까? 하는 상상도 해본다. 잡초가 우거진 다랭이 밭을 지나면 넓은 숲길을 만나서 길을 이어간다. 어둑어둑해진 숲길을 말없이 걷는다. 저녁 6시가 지나는 시각, 숲길을..
하루 종일 해무와 숨바꼭질하는 가운데 남파랑길 43코스는 사촌 해수욕장에서 다시 짙은 해무 속에 잠긴다. 사촌 해수욕장을 떠나면 잠시 남면로 도로변을 걷지만 이내 해안 숲길로 들어가 삼여도 해안에 이른다. 약간은 험한 구간이므로 튼튼한 신발을 착용할 필요가 있다. 아름다운 모래해변을 가진 사촌 해수욕장은 깔끔한 해변도 인상적이었지만 울창한 송림 앞으로 크지 않은 도로가 지나는 것도 독특했다. 이렇게 좋은 해수욕장에 아직은 상업화의 물결이 출렁거리지 않고 있는 모습도 좋았다. 우람한 소나무들이 우거진 해안에서 신발을 벗고 잠시 휴식을 취한다. 유명 해수욕장과 비교할 것은 아니지만, 결코 작지 않은 사촌 해수욕장에도 해무를 뚫고 석양이 고개를 빼꼼히 내밀고 있다. 해수욕장 끝자락에서 바라본 사촌 해수욕장의 ..
항촌 마을에 도착한 남파랑길은 활처럼 휘어진 해변을 걸어 선구항으로 이동하고 마을 뒤편 작은 산을 넘어서 사촌 해수욕장에 닿는다. "항촌 마을로 오시다"라는 안내판에서 시선을 끄는 내용은 전국 최대의 감성돔 낚시터라는 소개와 "깨자갈 몽돌 연안"이라는 소개였다. 최고의 낚시감이라는 감성돔의 전국 최대 낚시터라니...... 문외한에게는 오호! 그렇구나 하는 반응이지만 해안으로는 캠핑카도 여럿이었고 바다로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는 분들도 여러분 계셨다. 사람이 아주 많은 것은 아니지만, 사람 구경도 할 수 없는 한적한 해변도 아닌,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활기찬 해변이었다. 안내판의 깨자갈 몽돌이라는 소개는 아주 작은 몽돌로 이루어진 해변이라는 말이다. 이곳은 모래 해변은 아니고 아주 작은 자갈과 조금 큰..
가천 다랭이 마을을 떠난 남파랑길 43코스는 잠시 도로변을 걷다가 도로변으로 즐비한 펜션들을 바라보며 선구리 마을 위로 이어지는 응봉산 아랫 자락의 숲길을 걸어 펜션 단지인 빛담촌에 이르고 도로를 가로질러 항촌 마을로 내려간다. 주말을 맞아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다랭이 지겟길 입구에서 남파랑길 43 코스를 시작한다. 사람에 치일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날이 더 풀려 상춘객들이 몰려들면 해초와 나물을 파는 동네 아주머니들은 장사가 더 잘될는지 모르겠다. 지게를 지고 모도 나르고 참도 나르던 다랭이 논의 지겟길은 이제 관광객들의 산책길이 되었다. 봄농사 준비로 분주했을 다랭이 마을은 카페와 산책하는 관광객들로 분주하다. 심지어 농사 준비로 바쁠 동네 어르신들은 마을 입구부터 촘촘하게 밀려 들어온 차량을 통제하..
봄바람이 불어오는 시기 이번 여정이 끝나면 남해도를 모두 돌고 경남 구간을 끝내고 이제 전남 구간에 진입한다. 남해로 가는 교통편이 여의치 않다 보니 이번에는 금요일 저녁에 막차로 먼저 진주로 내려가서 하룻밤 쉬고 다음날 첫차로 남해로 갈 계획을 세웠다. 진주에서 남해로 가는 동안 경유지가 많지만 가장 빨리 남해로 가는 방법이다. ■ 남파랑길 42코스(15.6km, 6시간) 남해 터미널에 도착하면 남해 바래길 탐방 안내 센터까지 이동해야 하는데 인근에 신전 마을 버스정류장이 있지만 하루에 한 번 가는 버스가 시간도 맞지 않으므로 상주, 미조선 501~504번 버스를 타고 금평 마을에서 버스를 내려 42코스 시작점까지 이동한다. 우리가 탈 수 있는 미조행 버스의 터미널 출발 시간은 07:25, 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