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으로 거제도 걷기에 들어선 남파랑길 15코스는 해안선을 따라 북동쪽으로 이동하며 청포 마을, 청곡 마을, 지석 마을, 사근 마을을 거쳐 사등면사무소 앞에서 코스를 마무리한다. 후포항을 지나면 해안길은 막골 안으로 들어간다. 막골 이후로는 해안로가 이어지지 않기 때문에 숲 속 오솔길을 통해서 청포 마을로 넘어간다. 12월 중순이지만 거제도는 여전히 가을 분위기가 가득하다. 마을 사람들이 오갔을 오솔길은 따스한 가을 햇살이 더해져서 최고의 산책길이었다. 싱그러운 숲냄새와 숲을 비집고 들어오는 반짝이는 햇살, 가을을 증명하듯 바닥을 뒹구는 낙엽, 오감을 깨우는 숲길이다. 언덕을 넘어서니 야트막한 산들이 마을을 감싸고 있어서 포근한 느낌을 전해주는 청곡리의 청포 마을이 눈에 들어온다. 구석 골짜기에 위치한..
통영 원평리에 도착한 남파랑길 15코스는 신 거제대교를 넘어서 우리나라 제2의 섬인 거제도로 진입한다. 거제도로 들어갈 때는 신 거제대교를 넘어가고 거제도를 나오는 남파랑길 27코스 때는 구 거제대교를 넘는 방식이다. 원평 초등학교를 기준으로 좌우로 적촌 마을과 죽촌 마을로 나뉘는데 원평리 죽촌 마을을 지나는 길에서 우리는 죽촌 마을 회관 1층에 자리 잡은 "매일 족발"에서 족발을 포장해서 숙소로 이동했다. 여행을 다니다 보면 평소에는 하지 않던 외식이나 군것질에 너그러워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죽촌은 말 그대로 대나무가 많이 자생했던 곳이라서 붙은 이름이다. 밤개 마을 입구에서 언덕을 내려가면 자그마한 밤개 마을 포구를 만난다. 밤나무가 많았다고 붙은 이름으로 율포라고도 부른다고 한다. 잔잔한 밤개마..
통영 시내로 들어온 남파랑길 15코스는 거제도로 넘어가기 위해 용남면 장문리, 삼화리를 거쳐서 원평리로 넘어간다. 해안 도로를 따라 걷는 구간이다. 장문리 앞바다에 걸린 남파랑길 15코스 시작점 표식을 보면서 여정을 시작한다. 얕은 해변에서는 오리들이 평화로운 한 때를 보내고 있다. 예전부터 물만 있으면 오리가 깨끗한 것을 알고 있었지만 최근에 TV에서 집오리를 반려 동물로 키우는 분들을 보고는 혹하는 생각이 들고 있다. 집오리들은 저 오리들처럼 자유롭게 날지 못하는 까닭에 반려 동물이 되었다는 생각을 해보면 집오리들이 딱한 생각도 든다. 장문리 기호 마을을 지나는데 이곳의 텃밭에 있는 푸성귀들은 12월 중순인데도 시퍼렇다. 이에 비하면 우리가 사는 동네는 동토의 땅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기호 마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