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풍 신천 바다 목장을 지난 올레길은 한동안 양식장 단지 앞을 걷습니다. 커다란 양식장이 삭막할 법도 한데 길 화단에는 가자니아(Gazania rigens)가 한창입니다. 노란 가자니아는 올레길 곳곳에서 만날 수 있고 봄부터 9월까지 오랜 시간 꽃을 볼 수 있는 식물이라고 합니다. 훈장 국화, 보물화(Treasure flower)라고도 불리며 남아프리카가 원산지라 합니다. 길을 걷다가 멀리 양식장들이 보이는 정자에서 점심을 먹으며 쉬어 가기로 했습니다. 어제 저녁 출발 직전에 급하게 말았던 김밥을 먹으며 얼마 남지 않은 3코스 마무리에 대한 기대와 머나먼 4코스 종점에 대한 막연함을 달래 봅니다. 양식장에 설치된 엄청난 크기의 파이프와 검은 지붕, 해안가에 검은 돌무더기들이 삭막할 법도 하지만 길가 화단..
올레 3코스는 신산 포구와 농개를 지나서 주어동 포구에 이릅니다. 해변길을 걷다가 해안가 돌길로 인도하는 올레길을 만나면 가끔은 그냥 좋은 길로 갈까? 하는 게으름 병이 도집니다. 검은 현무암을 배경으로 초록, 노랑, 흰색이 제주의 봄을 한폭의 그림에 담아 놓았습니다. 바람에 하늘 거리는 하얀꽃은 유채꽃과 함께 제주의 봄을 장식하는 갯무라고 하는 제주 야생 무의 꽃입니다. 한동안 환해장성로를 걷는데 갑자기 커다란 개 한 마리가 저희에게 다가왔습니다. 그것도 꼬리를 흔들며 친근감을 표시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은 위압감을 풍기며 천천히 다가왔습니다. 목줄 없는 커다란 개가 다가오자 저는 집에 있는 개에게 하듯이 손바닥을 내보이며 "안돼! 그만!" 했는데 갑자기 옆지기가 "아니야!" 하면서 저를 말렸습니다. 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