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6시간에 걸친 기나긴 질주 끝에 루고(LUGO)행 기차는 드디어 저희의 산티아고 순례길 출발지인 사리아(SARRIA)에 도착했습니다. 아랍 에미리트의 아부다비와 두바이, 스페인 마드리드에 걸친 사전 걷기에 쌓인 피로는 순례길을 시작하는 도시에 들어선 설레임으로 온데 간데 없어 졌습니다. 저희가 타고온 루고행 기차에서 내린 수많은 순례인들. 시골역에 이 많은 사람들이 내렸으니 사리아 시내의 숙소는 꽉꽉차겠습니다. 대부분은 마드리드에서 기차를 탔지만 일부는 오우렌세(Ourense)에서 타기도 했습니다. 순례길을 혼자 길을 나선 사람도 일부 있었지만 친구들과 함께 온 일행들, 가족이나 친지들과 함께 온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이 사람들 중에 누군가는 순례길에서 또 만나겠지요? 역에 내리니 보슬비가 살금 살금..
마드리드 차마르틴(Madrid Chamartín)역에 올라오니 저희처럼 배낭을 메고 기차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꽤 있었습니다. 저희가 탈 기차는 13시 05분 루고(LOGO)행 기차입니다. 이 기차는 사연이 조금 있습니다. 한국에서 렌페를 통해 기차표를 예매 했는데 여행 출발하기 몇주전에 메일이 하나 날라 왔습니다. 공사 때문에 중간 구간을 버스로 이동한다는 내용이었죠. 표를 반환하고 비행기로 이동해야 하나? 하는 고민도 있었습니다. 기차를 예매 했는데 중간에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는 버스를 탄다니? 조금 황당했죠. 그렇지만 어떻게든 목적지인 사리아까지 데려다 준다니까 그냥 가기로 했습니다. 그랬더니 여행 출발 직전에 원래 일정대로 기차를 운행한다는 메일이 다시 날라 왔습니다. 다행이었죠. 그런데 기차를 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