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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 살다가 농촌에서 삶을 살아간지도 이제 10년 가까이가 흘러가네요. 처음 농사를 짓기 시작했을때나 지금이나 달라지지 않은 것 한가지는 "잡초는 싫다" 입니다. 내가 어렵게 심어놓은 작물의 성장을 방해하고 땅의 양분을 빼앗아 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올해 들어서는 생각이 많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논이며 밭이며 내가 의도하지 않은 모든 식물은 "잡초"라고 하는 생각에서 "이름이라도 알자", "잡초도 닭이 좋아하는 자원이다"로 변하더니 이름을 알고 정체를 알고나니 짜증의 대상, 일거리를 만드는 존재에서 고맙고, 반가운 "선물"이라는 생각까지 이르게 됩니다.

집주변 곳곳에 봄, 가을이면 무성하게 그 존재를 들이미는 잡초가 하나 있습니다. 덩굴 식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뻗어나는 줄기는 마치 덩굴 식물이 확장되는 것처럼 생명력이 대단합니다. 구글 이미지 검색("인터넷으로 꽃 이름 찾기 - 구글 이미지 검색" 참조)을 통해 알아낸 이름은 바로 "별꽃", 영문으로 chickweed, "Stellaria media", "common chickweed" 라고 합니다.

별꽃의 영문 이름을 chickweed라 부르는 것처럼 서양에서도 이름에 weed(잡초)를 붙일 정도로 성가신 잡초로 여기지만 알고보니 단순 잡초가 아니었습니다. 별꽃은 먹을 수 있는(Edible) 식물로 전체를 그대로 먹을 수도 있고 줄기가 걸리면 끝 부분의 새순을 잘라서 먹으면 된다 합니다. 영양가가 높은 식물로 비타민 A, B1, B2, B3, C, E와 함께 칼슘, 구리, 철, 마그네슘, 망간, 인, 칼륨, 셀레늄, 규소, 나트륨, 황 및 아연 뿐만아니라 필수 지방산도 포함하고 있다 합니다. 이렇게 좋은 것을 닭에게 주고 있었다니 다행이었다 싶기도 합니다.

제초제를 뿌리시는 어르신이 초기에 이 풀은 외국 잡초인 모양인데 독해! 하는 말씀에 그냥 나쁜 잡초! 이렇게만 여기고 있었는데 깨끗하게 자란 별꽃 새순을 샐러드로 먹어보아야 겠습니다. 제초제 쓰지 않고 풀을 뽑다보면 별꽃은 뿌리가 굵지 않지만 마치 스폰지처럼 가늘고 많은 뿌리가 흙을 깊지 않게 붙잡고 있었서 풀뽑기가 어렵지는 않습니다.

꽃잎은 10개인데 씨로 전파되기 때문에 바람에 날린 씨앗이 머물만한 곳이라면 어김없이 출현하는 것이 바로 별꽃입니다.

말려서 차를 마시기도 하고 약재로도 쓴다는 별꽃이 이 나라에서는 최악의 잡초로 여겨지고 그저 제초제의 폭압을 이겨내면서 근근히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으니 알고, 모르고의 차이가 큰것 같습니다.  최악의 잡초인줄 알았는데 별꽃은 참 유익한 식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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