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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군 하점면의 간척지 둑방길을 따라서 북쪽으로 올라온 서해랑길은 창후항을 출발하여 서해랑길 걷기의 마지막 코스를 시작한다. 창후로 도로 인근을 따라서 북쪽으로 이동하는 길은 강화군의 북쪽 끝자락인 양사면으로 진입한다. 교동대교 직전에서 우회전하여 수로를 따라서 동쪽으로 이동하는 길은 송산삼거리에서 마을길로 진입하여 서사로 도로를 따라 교산리를 지난다. 강화교산교회를 지나서 작은 고개를 하나 넘으면 양사면 읍내이고 이곳에서 성덕산 오르기를 시작한다. 215미터의 정상부를 지나면 이후로는 강화평화전망대까지 완만한 내리막 길이 이어진다.

 

이른 새벽부터 서둘러 102코스를 걸은 덕택에 창후항에 오전 9시에 도착하여 여유 있게 백반으로 아침 식사도 할 수 있었다. 이슬이 마르지 않은 풀밭을 걸어서 신발은 물에 빠진 것처럼 젖어 버렸지만 여유롭게 아침식사를 하고 서해랑길 마지막 코스를 걸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어제부터 몸 컨디션일 좋지 않았던 옆지기도 나름 잘 걷고 있다. 옆지기 님이 좋아하시는 반찬 가짓수 많은 백반도 나름 만족스러운 모양이다. 가격은 싸지 않았지만 오이냉국에 생선까지 훌륭한 식사였다.

 

황복으로 유명하다는 창후항에서 황복은 맛보지 못했지만 생수까지 챙겨주신 주인아주머니의 친절함을 뒤로하고 서해랑길 마지막 코스인 103코스 걷기를 시작한다.

 

창후로 도로를 따라 걷다가 무태돈대가 있는 작은 길로 들어가서 길을 이어간다.

 

강화도와 교동도 사이를 지키던 무태돈대를 지나가는 길 멀리 해안으로 교동대교가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해안 마을길을 걷던 길은 잠시 창후로 도로로 나갔다가 다시 해안길로 들어간다. 오전 10시를 바라보는 시각, 오전 시간이지만 구름 한 점 없는 하늘로 쏟아지는 태양은 우리를 조금도 봐주지 않는다. 우산으로 해를 가려보지만 숨이 턱턱 막히는 날씨를 피할 공간이 없다. 길은 강화군 하점면에서 양사면으로 진입한다.

 

해안길에서 잠시 스치는 나무 그늘이 너무 아쉽다. 우리는 얼마간 그늘 한점 없는 간척지 논길을 가로질러가야 하기 때문이다. 싱싱하게 이삭을 준비하는 벼에게는 좋은 날씨이겠지만...... 

 

북쪽으로 올라가던 길은 교동도로 넘어가는 교동대교로 가지 전에 우회전하여 수로를 따라서 동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한다. 

 

수로를 따라 동쪽으로 이동하는 길은 수로를 건너서 수로 건너편에서 인화리 농로 걷기를 계속한다. 폭염 속에서 들판 걷기는 거의 죽음의 경로가 아닌가 싶다. 산행이 쉬운 것은 아니지만 숲 속 걷기가 얼마나 좋았는지 돌아보게 된다. 정오 이전에 성덕산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하는 마음이 조급해진다.

 

길은 송산삼거리에서 인화로 도로를 가로질러서 서사길 도로를 걷는다. 삼거리 인근에 편의점이 있어서 에어컨 바람을 쐬며 몸도 식히고 쉬어 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는데 작은 편의점이라 내부에는 휴식 공간이 없었다. 더워도 편의점 외부에 잠시 시원한 음료를 마시며 휴식을 취했고 길을 이어간다.

 

서사로 도로를 따라서 조용한 마을길을 걸어간다. 폭염 때문인지 밖에 나와 계신 분들도 찾기 어려웠다.

 

하얀 꽃을 만개한 나무수국이 여름을 제대로 즐기고 있다.

 

서사로 도로 주변으로는 모두들 폭염을 피하고 있는지 인적이 없다. 자전거 도로와 인도가 잘 마련되어 있어서 폭염만 아니라면 걷기에 좋은 길이다.

 

서사 체험 학습장 앞을 지나니 도로 표지판에 오늘의 종점인 평화 전망대가 등장했다. 아직 갈길은 멀지만 끝이 보인다고 해도 될지 모르겠다.

 

폭염 속 걷기를 안전하게 이어갈 수 있는 묘책은 따로 없다. 쉴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며 쉬어주고 물을 꾸준하게 공급하는 것이 최선이다. 아무도 없는 교산리 마을 회관 근처 정자에 누워 더위를 잠시 피해 본다. 한번 누우면 일어날 생각이 없는 옆지기 덕분에 한참을 쉬었다.

 

수로를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서 강화교산교회 앞을 지난다. 강화도 지역의 최초 선상 세례 지라고 한다. 19세기말 제물포교회에 부임한 존스 선교사가 강화도로 들어오려고 했으나 지역의 양반들은 서양 오랑캐를 받아들이면 집을 불태우겠다고까지 했다고 한다. 그래서 세례를 받으려 분을 배로 모시고 가서 선상 세례를 받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길은 교회 앞을 지나 우측으로 돌아서 작은 고개를 하나 넘어가야 한다.

 

작은 고개를 넘어서면 고개 아래로 양사면 읍내가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양사면 읍내라고 하지만 강화군 가장 끝자락이란 그런지 조용하다. 원래는 서사면과 북사면이 있었는데 두 개면을 통합하여 양사면이 되었다고 한다. 우리가 한참 걸어온 서사로라는 도로 이름은 서사면에서 유래한 모양이다. 서사로, 서사 체험장 이름들을 접하며 서사시가 생각났고 무슨 문학과 연관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도 했었다. 

 

길은 양사 파출소를 지나서 좌회전하여 성덕산 등산로로 진입한다. 바위 이름 3개가 나란히 안내되어 있는데, 이 바위들을 지나다 보면 어느덧 성덕산 정상부도 지난다.

 

우측으로 양산면 면사무소를 두고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다. 아주 급한 산길은 아니지만 정상부까지 완만한 오르막이 쉬지 않고 이어진다.

 

숲길로 들어와서 태양을 피할 수 있다고 안심했건만, 나무 사이를 뚫고 내려오는 빛이 너무 많다. 숲길이지만 양산을 들면 온도가 조금 내려간다.

 

쉼 없이 이어지는 오르막길, 묵묵히 걷다가 옆지기가 시야에 들어오기를 기다리는 시간이 자연스럽게 휴식 시간이 되고 있다.

 

첫 번째 바위인 선녀바위를 통과한다. 웃픈 전설인데 선녀가 마을에 사는 잘생기고 듬직한 청년에 반해 아이를 갖게 되었는데 옥황상제가 이를 알고 선녀와 총각, 아이까지 모두를 바위로 만들어 버렸다는 전설이다. ㅠㅠ

 

두 번째 바위인 장군 바위 표식 등장했다. 바위라고 모든 바위에 이름을 붙인 것은 아닌 모양이다. 어떤 이야기를 붙여도 그럴법한 모양새가 있어야 한다. 

 

215미터 성덕산 정상부를 지나면 큰 고비는 모두 지난 셈이다. 별악봉 가는 길에 암벽 구간에 살짝 오르막이 있을 뿐 이후로는 능선과 완만한 내리막 길이 이어진다.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마지막 바위인 두꺼비 바위를 지나서 능선길을 이어간다.

 

숲길바닥으로 비추이는 햇빛을 보면, 지금이 봄이나 가을이었다면 하는 상상을 해본다. 참으로 걷기 좋은 산길이 아니었을까! 하는 상상을 하게 된다. 

 

폭염 속의 높은 온도만 아니라면 성덕산의 능선길은 오밀조밀한 휴식 시설과 함께 정말 훌륭한 숲길이라는 생각이 든다.

 

성덕산 능선길은 별악봉으로 이어진다.

 

잔잔하던 숲길은 점차 암벽 지대로 바뀌기 시작한다. 보통 산이름에 "악"자가 들어가면 거친 암봉이 있기 마련인데, 별악봉으로 가는 길이라고 하니 조금이 긴장이 된다.

 

철계단을 통해 오르는 암벽 지대는 다행히 길게 이어지지는 않는다.

 

거친 숨을 몰아 쉬며 철계단을 오르고 나면 암봉 위에서 탁 트인 전망이 우리를 맞아 준다.

 

남쪽으로는 봉천산과 성덕산 사이의 계곡에 자리한 덕하리의 포근한 모습이 보이고 북쪽으로 바다가 시야에 들어온다.

 

평화전망대 표식을 따라 이동하면 훌륭한 전망을 가지고 있는 별악봉 정자를 만나게 된다.

 

북한의 황해도 개풍군이 지척으로 보이는 곳이다. 감회가 새롭다.

 

별악봉을 지난 길은 본격적으로 하산길에 나선다.

 

평화전망대 표지판만 보고 가면 중간 군부대에 길이 막혀서 더 이상 갈 수 없으므로 하산 길에서 서해랑길 리본을 주의해서 따라가야 정상적인 하산길로 갈 수 있다.

 

하산길은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는 까닭인지 넘어진 나무도 있고 접경지역이라 그런지 약간의 긴장감도 있다.

 

오래지 않은 하산길 끝에 드디어 민가를 만났다. 오랜 시간 걸었던 1,800Km의 긴 여정이 끝을 보이고 있다.

 

산을 내려오니 인근에 해병대 병사들이 지키고 있는 검문소도 있고 버스 정류장에서 쉬고 있는 해병대 병사들이 우리를 보며 인사를 건네준다. 그런데 아뿔싸! 강화 평화 전망대는 제적봉에 위치하고 있어서 종점으로 가려면 다시 오르막길을 올라야 했다. ㅠㅠ

 

전망대 바로 아래에 있는 남북 1.8 평화센터 건물 옥상에서 건너편의 북한 땅을 살펴보고 내려와 서해랑길의 긴 여정을 모두 마무리한다. 한편으로는 서해랑길의 모든 여정을 완료했다는 시원함도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해파랑길, 남파랑길, 서해랑길을 모두 걸었으니 또 이런 길이 있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아무튼 사고 없이 안전하게 모든 길을 걸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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