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궈화(國華) 골프 클럽을 지나면서 잠시 신베이시로 넘어갔던 타이베이 대종주 1코스는 다시 타이베이시 구간으로 들어가서 산허리를 따라 이어지는 평탄한 산책로를 얼마간 걷는다. 산 아래로 타이베이시를 내려다볼 수 있는 구간이다. 산 아래에서 올라오는 다른 등산로와 만나는 시점부터는 도로를 만날 때까지 약 1백 미터의 급격한 오르막을 올라야 한다. 샤칭판 트레일(下青礐步道)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오르막 끝에는 네팔 산중 마을을 떠올릴만한 마을을 만나기도 한다. 도로를 (復興三路, Fuxingsan Road) 만나면 도로를 따라서 마을을 가로지르며 칭티엔궁(清天宮)을 거쳐서 칭수이궁(清水宮)에 이른다. 면천산(面天山) 등산이 시작되는 곳이다.

 

타이베이 대종주 표지판을 만났다. 여정을 시작했던 MRT꽌두역부터 4.7Km 지점이고 타이베이 대종주 1코스 종점인 얼지핑(二子坪)까지는 7.3Km 정도가 남았다. 아직도 갈길이 멀다.

 

산허리를 따라 이어지는 평탄한 산책로가 시작된다. 도로를 걷고 숲길은 충의산 정도였던 지금까지는 걷기 하는 사람들을 보지 못했었는데 이곳에 오니 운동 나오신 현지인들을 만나게 된다. "니하호" 인사를 수줍게 건네 보지만 왠지 서로 어색한 느낌이다.

 

출발할 때 물을 미리 준비하기는 했지만 11월 말임에도 이곳은 선선한 봄 날씨이고 오르막을 오르다 보니 물을 보충해야 했다. 다행히 휴게소 표지판을 발견해서 물을 구입할 수 있었는데, 번역기와 몸짓으로 휴게소 어르신에게 물을 구입했다고 한다. 물을 구입한 아들에게도 새로운 경험이었을 것 같다.

 

우리가 처음으로 앉아서 삼각 김밥을 먹으며 휴식 시간을 가졌던 곳이다. 길 옆으로는 수로에  맑은 물이  흐르고 전면으로는 타이베이시가 내려다 보이는 곳이었다.

 

타이베이시를 가로지르며 바다로 나가는 단수이강과 함께 시내 전경을 볼 수 있었다. 이곳은 시내 외곽이라서 산 아래로 농지가 보이기도 하지만 먼 거리에 있는 시내 인근은 온통 빌딩들로 가득하다. 참고로 대만은 우리나라처럼 산지가 많은 편이기는 하지만 따뜻한 날씨 덕분에 쌀농사를 1년에 두 번 하는 2 기작이 가능하다고 한다.

 

잠시 휴식 시간을 가졌던 우리는 잘 정비된 산책로를 따라서 길을 이어간다. 맑은 수로와 산 아래 전망을 즐기면 걷는 길이다.

 

샤칭판 트레일(下青礐步道)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 이 길은 다른 등산로와 만나는 지점부터 조금은 급한 오르막을 오르며 고도를 약 1백 미터 올려야 한다. 표지판에 칭티엔궁(清天宮)도 등장했다.

 

급격한 오르막길에서는 산 경사를 깎아서 밭을 만들고 집을 지은 마을을 만난다.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로 가는 길에 접했던 네팔의 산중 마을을 보는 느낌이다.

 

길에서 만난 거대한 지렁이가 반갑다. 한국의 11월 말에는 추위 때문에 거의 볼 수 없는 생명체인데 따스한 이곳 날씨가 실간이 난다. 춥지 않은지 지렁이가 외출을 나오셨다.

 

산중 마을을 가로지르며 이곳 사람들의 사는 모습을 살짝 엿본다. 우리나라에서는 전기 계량기가 상당 부분 전자식 디지털 계량기로 바뀌었지만 이곳에서 아날로그 기계식 계량기를 오랜만에 본다. 마을 골목길은 대부분 계단이다. 칭티엔궁(清天宮) 표식을 따라 길을 이어간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계단 마을길은 숨을 거칠게 만든다.

 

11월 말이지만 이곳의 텃밭은 푸성귀가 가득하다. 우리는 잘 키우지 않는 고수를 보니 신기할 따름이다.

 

계단길을 얼마나 올라왔을까? 머리 위로 도로의 난간이 보이기 시작한다. 경사 급한 계단길에서 잠시 숨을 고르며 산 아래를 둘러본다. 단수이강과 강 건너편 빌딩 숲이 이곳이 타이베이에서 멀지 않은 곳임을 일깨워 준다.

 

샤칭판 트레일(下青礐步道) 표지석을 보면서 억! 소리가 낼 수밖에 없었던 계단길을 마무리하고 도로로 접어든다.

 

아주 화창한 날씨는 아니지만 걷기에는 아주 좋은 날씨이다. 산 허리를 따라 이어지는 부흥3로(復興三路, Fuxingsan Road) 도로를 걸으며 산 아래 풍경을 감상한다.

 

산행 초반에는 대만 해협 방면의 바다도 조금 볼 수 있었지만, 이제는 동쪽으로도 서쪽으로도 단수이강과 빌딩숲이 주 전경이다.

 

산 곳곳에는 계단식 농지로 가득하다. 길은 깊은 계곡을 가로질러 본격적으로 마을 안으로 들어간다.

 

마을 속으로 들어가면 깨달은 점은 집집마다 스테인리스 물탱크를 설치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독특한 풍경이다. 상수도의 수입이 강한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그림이지만 도시화가 한국보다 먼저 진행되었던 대만은 도시에서도 시골에서도 이런 스테인리스 물탱크는 아주 흔한 풍경이다.

 

마을 골목길을 가로질러 나가니 칭티엔궁(清天宮)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홍콩이나 마카오에서 많이 보았던 사원들과 비슷한 분위기를 풍긴다. 화려한 지붕을 가진 사원보다 건물 주위를 둘러싼 나무들이 이곳의 긴 역사를 말해주는 것 같다.

 

칭티엔궁(清天宮) 앞에서 검은 개 한 마리가 기지개를 켜고, 가스 배달차가 가스통 배달에 분주한 평화로운 곳이다. 아들은 화장실도 다녀왔는데 외부에 손 씻는 수돗가도 있다고 한다. 대만의 공중화장실은 보통 외부에 손을 씻을 수 있는 수돗가를 둔다. 필자는 나무 아래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었는데 시내버스가 사원 앞에서 한 무리의 사람들을 내려 주었다. 대부분 등산복을 입은 사람들이었는데 이곳이 등산로 입구이기 때문이다.

 

사원 앞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우리는 등산로를 따라서 다시 길을 나선다. 또다시 계단이다. 타이베이 대종주 1코스는 계단과의 전쟁이다. 칭티엔궁(清天宮) 사원 바로 위쪽에 있는 칭수이궁(清水宮) 사원 앞을 지난다. 면천산 표식도 등장하고 1코스 종점인 얼지핑(二子坪)은 2.9Km가 남았다고 한다.

 

계단의 경사가 급할수록 잠시 뒤돌아 보면 시야로 들어오는 풍경은 좋은 법이다. 이곳도 계단 뒤로 거침없는 풍경을 선사하는 곳이다. 잠시 산에 가려 볼 수 없었던 대만 해협 쪽 바다도 시야에 들어온다.

 

계단을 따라 독특한 인형을 지붕에 올려놓은 칭수이궁(清水宮) 사원을 지난다. 우리나라 사찰들도 그렇지만 참 전망 좋은 곳에 사원을 지어 놓았다. 대만은 불교와 도교 계열의 종교가 70 퍼센트에 육박한다고 한다. 

 

끝이 나지 않을 것 같은 계단을 보면 지금도 억 소리가 난다. 다행인 점은 무릎이 좋지 않으니 내리막 계단이 아니고 오르막이어서 다행이고, 잠시 숨을 돌리며 멀리 바다라도 볼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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