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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영 관광지에서 출발하는 서해랑길 13코스는 청룡산을 넘는 것으로 시작한다. 1백 미터가 넘지 않는 작은 산이다. 산을 내려오면 충무마을을 지나고 옛 충무사 터를 거쳐서 18번 국도 아래를 통과한다. 우수영여객선터미널을 지나서 우수영 문화마을을 관통하면 이번 여행의 종착지인 명량대첩비에 이른다. 13코스 나머지는 다음 여행에서 이어간다.

 

강강술래기념비 앞에서 시작하는 서해랑길 13코스는 도로를 따라 올라가다가 우회전하여 우수영 유스호스텔 측면의 샛길을 통해 건물 뒤쪽으로 이동한다.

 

우수영 유스호스텔 건물 뒤쪽으로 도로로 나오면 전망대 방면 표식을 따라 좌회전하여 도로를 걷다가 안골길 삼거리에서 우측 오르막길로 우회전하여 오르막길을 오르기 시작한다.

 

중간에 우회전하는 전망대 표식이 있지만 길은 전망대로 가지 않고 좌회전하여 청룡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눈이 남아 있는 계단을 조금 오르다 보면 금방 쉼터 정자에 닿는다.

 

정자가 있는 곳이 청룡산 정상은 아니고 능선을 따라 등산로를 조금 더 걸어야 한다.

 

청룡산 정상으로 향하는 능선길에서 북쪽으로는 우수영마을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낮은 산이기는 하지만 평지보다는 온도가 낮은 까닭인지 이곳에는 눈이 여전하다.

 

오르막길을 마저 올라서 청룡산 정상부에 오르니 주변 해안선이 보이고, 나무들 사이로 진도대교도 보이지만 산이 높지 않아 그리 좋은 시야가 확보되지는 않는다.

 

암반 지대를 지나면 하산길에 접어든다. 낙엽과 눈길이 함께하는 길이다. 

 

작은 대나무숲이 산길 입구에서 대문 역할을 하고 있다. 대나무 숲 대문을 지나면 충무마을 마을길로 들어선다.

 

마을길로 들어선 길은 충무사연리지 표식을 따라 충무마을을 가로지른다.

 

충무마을을 지나면 18번 국도를 만나서 바로 국도 아래로 통과해서 우수영마을로 갈 수 있지만 서해랑길은 옛 충무사터로 향한다.

 

옛 충무사 터는 국도 앞에서 우회전하여 산길을 조금 올라야 한다.

 

이곳에 있던 충무사는 1964년에 해체하여 지금의 동외리로 이전했다. 조선 숙종 당시 세워졌던 명량대첩비가 원래 있던 자리는 동외리였다고 한다. 일제 강점기에 동외리에 있던 명량대첩비를 일제가 서울로 옮겨 버렸는데 해방 후 1950년 산고 끝에 해남으로 돌아왔지만 원래 위치가 아니라 이곳 학동리였다고 한다. 이후 명량대첩비가 원래 자리를 찾아가면서 충무사도 함께 옮겨간 것이다. 대신 이곳에는 여러 비석들과 연리지 나무가 남았다.

 

옛 충무사터에서 내려오면 18번 국도를 통과하여 우수영 마을로 향한다. 국도를 통과하면 우수영항과 잔잔한 바다가 우리를 맞는다.

 

해변으로 데크길이 설치되어 있었지만, 눈이 쌓여 있어서 눈이 녹은 도로를 따라서 우수영 문화마을로 길을 잡는다.

 

우수영 문화 마을은 서상리, 동외리, 선두리 일원에 조성된 마을로 2015년부터 3년간의 작업이 있었다고 한다. 서해랑길이 지나는 곳만 보아도 지붕 없는 미술관이라는 말이 실감 난다.

 

도시에서는 돈바람과 재개발의 폭풍이 몰아치고, 농어촌에서는 빈집과 폐가가 늘어나는 현실 속에서 옛 모습을 지켜가면서 마을을 가꾸려는 노력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아기자기한 소품으로 장식한 마당, 작은 벽면에서 만나는 어릴 적 추억, 걸음 속도는 이미 미술관의 작품을 보며 걷는 속도와 다름없다. 바구니 아래에 쌀을 뿌려놓고 기다리고 있다가 줄을 당겨 참새를 잡던 모습에 발걸음이 멈춘다.

 

이순신 장군이 지은 진중음(陣中吟)이라는 한시의 일부도 만난다.

誓海魚龍動 서해어룡동, 바다에 맹세하니 어룡도 감동하고
盟山草木知 맹산초목지, 산에다 다짐하니 초목도 알아듣네
讐夷如盡滅 수이여진멸, 오랑캐들을 완전히 멸할 수 있다면
雖死不爲辭 수사불위사, 비록 죽더라도 여한이 없네

복덕방도 갤러리였다. 지금이야 서해랑길을 걸으며 스쳐지나 가지만 시간을 두고 천천히 둘러 볼만한 마을이다.

 

어찌하다 보니 명량대첩비를 뒤에서 앞으로 빙 둘러보게 되었다. 커다란 암반 위에 세워진 모습이 진도 벽파진에서 만났던 이충무공벽파진전첩비와 비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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