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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을 키우면서 다음 세대를 이어가는 재미는 계란을 얻는 즐거움에 비할바가 아닙니다. 암닭이 3주간 품는 자연 부화의 경우에는 사람이 편한 측면이 있습니다. 알을 굴리는 전란도 필요없고 온도나 습도를 맞추어 줄 필요도 없습니다. 병아리로 나온 다음 어느 정도 클때 까지의 육추 과정도 필요 없습니다. 어미가 알아서 해주니까요. 자연부화도 공간이 넓어서 암닭만 혼자 있는 경우라면 신경쓸 일이 없는데 다른 암닭과 같이 키우는 경우에는 다른 암닭이 알을 품고 있는 닭옆에다가 알을 계속 낳기 때문에 품기 시작할 무렵에 표시를 해두었다가 표시 안된 알이 생기면 끄집어 내야 합니다. 

그런데, 매년 잘 이어오던 자연부화를 작년에는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암닭이 알을 품기는 했는데 한마리의 병아리도 나오질 못했습니다. 닭을 잡아서 속을 살펴보니 몸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았습니다. 수닭이 시켜서 알을 품기는 했는데 몸 상태가 좋지 않으니 제대로 품지를 못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만든 종이 박스 인공부화기의 모습이 아래의 그림입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인공부화기 키트를 구입하고 종이 박스에 각목을 대어 온도조절기를 고정시키는 정도로 간단하게 제작했습니다.

원리는 간단합니다. 위의 그림에서 코일처럼 감겨있는 것이 온도 센서로 연결되어 있는 것인데 내부에 부착한 온도 센서의 정보에 따라서 다이얼로 설정한 온도보다 낮으면 백열전구를 켜고 높으면 백열 전구를 끄는 방식입니다. 


제가 구입한 키트는 백열 전구를 2개 켤 수 있는데, 저는 규모가 작아 한개만 연결했고 가운데 작은 전구는 온도와 관계없이 항상 불이 들어오는 것으로 병아리가 나오는 21일 시점에 켜줍니다. 습도 유지를 위해서 유리병에 물을 담아서 종이 박스 안에 두는 것으로 대신했습니다.


알은 되도록 길쭉한 것보다는 동글동글한것 위주로 골랐습니다(암닭일 확률을 높이려고) 알을 집어 넣고(입란) 굴려주는 작업을 위해서 알에다가 펜으로 동그라미를 그려줍니다. 굴려 줄때 한번은 표시한 곳이 아래로 가도록 하고 다음번에는 표시한 곳이 위로 가도록 굴려줍니다. 위의 사진에서 상자 벽에 붙어 있는 것이 온도 센서인데 혹여나 기기 이상등을 에방하기 위해서 다른 온도기도 추가로 배치했습니다.

인공 부화를 통해서 나온 병아리의 경우 육추과정도 사람이 일일이 살펴야 하고 매일 3~4회 알을 뒤집어 주어야 하는 등 손이 많이 가지만 장점이라면 부화과정이 명확하고, 의외로 병아리들끼리 싸우는 것이 덜하다는 점입니다. 자연부화로 나온 닭들은 어릴 때 부터 서로 쪼아서 어떤 닭은 한쪽 눈이 실명이 되고 벼슬이 남아나질 않을 정도였는데 인공부화를 거친 닭들은 개인적인 느낌일지는 모르겠지만 서로 싸우는 것이 덜했습니다. 닭장에 평화가 있었습니다.

3주의 시간이 짧지도 길지도 않지만 올해는 병아리가 몇마리나 나올른지......벌써부터 설렘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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