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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상 해수욕장을 지난 해파랑길은 망상 오토캠핑 리조트 앞에서 도로로 나가서 7번 국도변을 걷는다. 동해시 망상동에서 강릉시 옥계면으로 넘어간다. 7번 국도를 따라 걷다가 옥계 산업 단지로 이어지는 옥천 대교를 통해서 주수천을 건너고 광포교로 낙풍천을 건너 우회전하면 34코스의 종점인 한국 여성 수련원이 위치한 옥계 해변에 도착한다.

 

망상 해수욕장 끝자락에는 망상 오토캠핑 리조트가 자리하고 있다. 오토캠핑장에 리조트를 붙여서 고급스러운 이미지만 추가했나 싶었지만, 해파랑길을 걸으면서 살짝 구경할 수 있는 오토캠핑 리조트는 리조트라는 이름답게 오토캠핑장도 있지만 양옥의 이국스러운 마을도 있고 해변 한옥 마을도 있다. 동해시에서 관리하는 시설이다. 가격에 맞게 예약할 수 있다면 바로 앞에 전용 해변도 있고  좋겠는데! 하는 생각이 드는 곳이었다.

 

망상 오토캠핑 리조트 앞에서 좌회전하면 동해선 철로 아래를 지나서 7번 국도변으로 길을 이어갈 수 있다. 자전거길과 함께하는 길이다.

 

7번 국도변에서 바라본 망상 오토캠핑 리조트의 모습이다. 한옥으로 지어진 숙소들이 모여 있는 해변 한옥 마을도 있고 양옥으로 지어진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내는 숙소들도 있었다. 숙소 근처 주차장으로는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놓은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거의 독채로 사용할 수 있는 숙소에 바로 앞으로는 고운 모래사장이 펼쳐진 바다가 있으니 지방 자치 단체가 운영하는 시설 모델로는 관리만 잘한다면 좋아 보였다.

 

리조트가 있는 곳 위로는 동해선 철로, 7번 국도, 동해 고속도로가 나란히 길을 이어가는데 맨 위에는 동해 고속도로의 삼척 방향 동해 휴게소가 자리하고 있었다. 휴게소에 들른 사람들이 우리를 바라보는 것인지, 우리가 그들을 바라보는 것인지 모를 상황이지만 서로 원경으로 바라보니 상상은 나름이다.

 

이제 길은 동해시 망상동에서 강릉시 옥계면으로 넘어간다. 

 

강릉시 최남단의 간이 해수욕장인 도직 해수욕장으로 가는 도직 교차로도 만난다. 도직 해변은 길이 곧다고 붙여진 이름인데 대진, 노봉, 망상, 기곡 해수욕장에 이어지는 긴 모래 해변의 가장 북쪽에 있는 해변이다.

 

멀리 옥계항의 방파제가 보인다. 삼척항, 동해항, 묵호항에 이어 강릉시 옥계항도 시멘트 공장이 사용하는 항구가 있는 곳이다.

 

자전거 보행자 겸용 도로라는 표지처럼 7번 국도를 따라 걷는 이 길은 주말을 맞이해서 다양한 부류의 라이더들이 우리를 스쳐 지나갔다. 옥계 읍내로 진입하는 지점의 오르막에서 에너지 넘치게 페달을 밟는 이들도 있었지만, 일행의 끝자락에서 있는 힘을 모두 짜내는 듯한 이들도 있었다. 나이가 많고 적은 것과 라이더의 에너지는 전혀 상관이 없는 듯 보였다. 체력과 요령의 조화, 소위 라이딩 짬밥이 보여주는 현상이 아닌가 싶기도 했다.

 

언덕에서 바라보면 긴 모래 해변의 모습. 가깝게는 강릉의 도직 해수욕장이고, 망상 오토캠핑 리조트 이용객들만 사용하는 기곡 해수욕장, 그다음이 망상 해수욕장이고 노봉 해변과 대진 해변으로 이어진다. 수많은 방파제 건설과 개발에도 불구하고 이 해변들이 잘 보존되면 참 좋겠다는 바람을 남기며 길을 이어간다.

 

옥계항 방파제가  길을 맞이하는 지점에는 좌측으로는 동해 고속도로 속초 방면의 옥계 휴게소가 자리하고 있고 우측 해안으로는 캠퍼들과 낚시꾼들만 보이는 작은 도직항이 자리하고 있다.

 

7번 국도를 따라서 시멘트 공장을 지나는 길, 멀리 들판 너머로 옥계 산업단지가 눈에 들어온다.

 

7번 국도와 동해선, 동해 고속도로는 북쪽으로 옥계 읍내를 거쳐서 강릉 시내를 향해서 함께 올라가지만, 해파랑길과 자전거길은 우측으로 꺾어서 옥계 산업단지 방향으로 진행한다.

 

새 모양의 가로등을 설치한 옥천 대교를 넘어서면 옥계 산업 단지로 들어선다. 이곳의 역사는 삼국시대를 지나 한사군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국사 교과서에도 나오지 않는 상세한 지역 역사가 남아 있는 곳이다. 옥계면이라는 이름은 옥천 우계에서 따온 것인데 우곡을 옥당이라 부르다가 옥성, 옥천으로 부르기도 했고 우곡을 신라 때부터 우계현이라 지칭했다고 한다. 옥계 산업단지로 건너가는 다리의 이름이 옥천 대교인데 구슬 옥자를 빗대어 이름도 둥근돌에 새겨 넣었다.

 

옥천 대교는 옥계면을 가로질러 옥계 산업단지 양쪽으로 흐르는 양대 하천 중의 하나인 주수천을 건넌다. 1천 미터가 넘는 산에서 발원한 주수천은 옥계 중학교 인근에서 남양천과 합류해서 동해로 나가는 수량이 상당히 풍부한 강이다.

 

산업단지에 진입하고 주위에 공장들이 있기는 하지만 인도에 핀 벚꽃과 가로수 자리에 생명력을 뽐내고 있는 살갈퀴를 보니 산업단지라기보다는 시골 작은 공장 인근을 지나는 느낌이다. 옥계 산업단지가 위치한 이곳은 주수천과 낙풍천이 동해를 앞두고 만나는 지점으로 마치 큰 하천의 삼각주에 세워진 공업단지와 같은 느낌을 받는다. 비철금속 특화 산업단지라고 한다. 

 

포스코 주도로 이곳에 비철금속 특화 산업단지를 세웠지만, 2천 년대 초반 포스코가 이곳에서 벌이려 했던 마그네슘 제련 사업은 그들의 의도대로 진행되지 못했다고 한다. 주요 원인은 마그네슘에 대한 수요 예측 실패와 생산 과정의 오염 물질 배출이었다. 2012년 이곳에 연 1만 톤 규모의 마그네슘 제련 공장을 준공했지만 다음 해 페놀 유출 사고가 발생했고, 2016년 제련 공장은 가동을 중단하고 대체 사업을 찾게 되었다. 이후 전남 순천에 공장에 투자를 이어갔지만 이 또한 얼마 가지 않아 매각하게 되는데 이는 세계적인 수요 예측 실패에 기인한 것이었다. 무게가 알루미늄의 3분의 2, 철의 4분의 1에 불과할 정도로 가벼운 금속으로 강도와 열전도율이 뛰어나고 전자파 차단 기능도 있지만 제품 생산이 어렵고 부식에 따른 후처리 문제와 중국과의 가격 경쟁력에 밀리는 등 여러 요인으로 예측을 실패하여 사업을 접게 되었다고 한다. 인근 석회석 광산에서 나오는 돌로마이트 원석을 제련하는 것이었는데, 국내 자원을 활용하는 좋은 기회였는데, 오염 물질 배출 없이 잘하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멘트 공장에서 사용하는 광산을 같이 사용하는 좋은 모델이었는데......

 

옥계 산업단지를 휘감고 돌아가는 또 다른 하천인 낙풍천을 광포교를 통해서 건넌다. 낙풍천 상류에는 옥계면 들판의 젖줄 역할을 하는 옥계저수지가 있다. 낙풍천은 저수지 아래로 낙풍리와 현내리 사이의 넓은 평야 지대가 거쳐서 내려온 물이다.

 

광포교에서 우측으로 꺾어지면 옥계 해변 입구에 이른다. 길은 옥계 해수욕장으로 나가지 않고 바로 좌회전하여 금진 솔밭길을 따라 솔숲길 안으로 들어간다.

 

높다란 솔숲 사이로 오후의 햇살이 살금살금 들어오고,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는 인상적인 산책길이었다. 공중 화장실이 닫혀있는 게 흠이었지만, 여기에 사시는 분들은 얼마나 좋을까! 하는 감탄을 연발하는 공간이었다. 우리는 이곳에서 신발도 벗어 젖히고 한참을 쉬었다.

 

우리가 감탄하며 걸었던 길이 옥계 산림욕장이라는 것은 숲길을 벗어나고야 알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도 정말 좋은 숲길이었다.

 

숲길 끝에서 한국 여성 수련원을 만나며 해파랑길 34코스를 마무리한다.

 

여성 수련원 앞에서 좌회전하여 숲길을 빠져나가며 금진항을 향해 해파랑길 35코스를 시작하는데 이제는 강릉 바우길이 그 길을 함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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