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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인도 첸나이 여행은 주재원인 아우가 준비해준 차량과 기사 덕분에 이동에 대한 부담 없이 첸나이 이곳저곳을 편하게 다닐 수 있었다. 국내 브랜드의 승용차에 기름만 넣어가며 다녔고 어디 갈지는 미리 인쇄한 지도를 기사에게 주어서 해당 위치에서 주차하고 있다가 다시 만나거나, 아니면 기다리다가 전화로 특정 장소로 오도록 알려주어 다시 만나는 식이었다. 인도하면 영국의 식민지였던 탓에 영어 소통에는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남인도의 최대 도시인 첸나이가 속하는 타밀나두주는 대다수가 타밀족이기 때문에 공식 언어도 타밀어라고 한다. 영어를 할 수 있는 사람도 그리 많지 않다고 한다. 다행히 영어를 할 수 있는 기사를 소개해 주어서 소통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스물한살의 젊은 청년 카르나. 깔끔한 복장에 슬리퍼까지 스마트폰에는 모터사이클을 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자신의 사진을 대문에 걸어둔 친구다. 가끔씩 시크한 목소리로 통화하는 여자 친구도 있는 모양이었다. 자신과 같은 나이의 딸과 아들이 있다고 했더니 조금 놀라는 눈치다. 위의 사진은 첸나이 시내로 가면서 저곳이 자신이 다녔던 대학이라고 알려준 파차이야파 대학(Pachaiyappa's College)의 모습이다. 1842년에 세워진 첸나이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 중의 하나라고 한다. 현재는 마드라스 대학의 일부로 운영되는 모양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평소에는 모터사이클을 라이딩하지만 아직 직장을 얻지는 못한 인도 청년이었다. 

 

첸나이 시내로 가는길. 출근 시간이나 퇴근 시간을 가리지 않고 거의 항상 막힌다고 생각하면 된다. 동생이 미리 길을 가이드했더라면 막히지 않는 우회로도 갈 수 있었겠지만 이 젊은 기사 양반은 오로지 스마트폰의 내비게이션 앱이 가르쳐 주는 대로 움직였다. 차량에 거치대도 없는데 어떻게 내비게이션을 보면서 운전할까 궁금했는데 알고 보니 그냥 다리 사이에 두고 운전하는 것이었다. 길을 잘 모르는 기사였던 것이다. 그래도 하는 수 없지 않은가? 그만 믿고 다닐 뿐이었다. 꽉꽉 막히는 첸나이 교통 속에서 이 젊은 친구는 승용차를 마치 모터사이클 운전하듯이 제 맘대로 운전했다. 천천히 가자고 해보아야 그때뿐이고 첸나이 시내에서 운전하는 것은 거의 묘기에 가까워 보였다. 참 독특한 운전 문화이니 동생의 경우에도 자신이 운전을 할 수도 있지만 웬만하면 기사를 시킨다고 했다. 모터사이클과 릭샤, 크럭과 승용차가 한데 섞인 광란의 도로라고 해야 맞을 듯하다. 게다가 신호 체계마저 거의 없고 제 맘대로여서 유턴이라도 있는 곳이면 난리도 아니다.

 

인도의 기름값은 결코 싸지 않았는데 경유 1리터당 68.32루피였으니 인도가 산유국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와 큰차이가 없는 가격이다. 아무튼 젊은 인도 청년과의 짧은 만남은 인도의 현실을 간접적으로 만날 수 있는 계기가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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