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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치원역에서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3시간 40분여를 달려 목포역에 도착했습니다. 기차가 대전과 광주를 지나면서부터는 사람들이 줄어들기보다 등산복을 입은 사람들이 늘어났습니다. 모두들 밤배를 타고 제주도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인 모양이었습니다. 

 

 

목포역에 내린 시각이 깊은 밤이다보니 택시나 버스로 여객선 터미널까지 이동할 계획이 아니라면 터미널까지 걸으실 분은 처음에 방향을 잘 잡아야 합니다. 역전 건너편에 파출소가 있는데 파출소를 찾아서 방향을 잡거나 유달산이나 여객선터미널 표지판을 따라서 걸으면 됩니다.

 

걷다 보면 "목포 연안 여객선 터미널"을 만날 수도 있는데 여기에서 제주 가는 배를 찾으면 헤맬 수밖에 없고요 위의 그림처럼 조금 더 내려가면 만날 수 있는 목포-제주 카페리 터미널(목포항 국제 여객 터미널)을 찾아야 합니다. 저희가 걷다 보니 연안 여객선 터미널 앞에서 헤매고 있는 커플이 있었습니다.

 

인터넷에서 배표를 예매했더라도 매표소에서 예매확인서와 신분증을 제출하고 발권을 해야 합니다. 저희는 1인실 하나와 일반실 하나를 예매했는데 직원은 일반실은 혼잡하니 1인실에서 같이 계실 수 있으면 같이 계셔도 좋다고 안내해 주더군요. 흐흐 저희의 의도도 바로 그것이었는데 말입니다.

 

금요일 밤, 아니 00:30이니 토요일 새벽 출발도 주말 요금이라 조금 비싸지만 교통비와 숙박비를 같이 지불한다 생각하면 저렴한 편이지요. 1인실 하나, 일반실 하나 해서 99,000원에 구매했습니다.

 

발권 후에는 티켓과 신분증을 확인하고 바로 배에 승선할 수 있었습니다. 00시 30분 출발이지만 22:00부터 미리 승선할 수 있습니다. 

 

저희가 타고갈 산타루치노호입니다. 산타루치노호는 1996년에 일본에서 건조된 1만 5천 톤급의 초대형 여객선으로 건조된 지 20년이 지난 배를 2015년 중고로 구매하여 수리 및 개조 후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으로 넘어 오면서 일본에서 운영할 당시의 정원보다 2배가량 정원이 늘어났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나름 검사를 통과했다고 합니다.

 

이 배가 도입된 주요 동기 중에 하나가 바로 세월호 때문에 화물 적체 현상이 심각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배에 실린 대형 트럭들을 보니 이 배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됩니다. 부디 과적으로 인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철저한 점검과 관리가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배의 구조를 안내하고 있는 안내판의 모습입니다. 배의 아래쪽에는 차량들을 싣고 3층부터 5층까지 객실들을 배치하고 있는 형태입니다. 1인실은 4층에 있으니 일반실보다 흔들림도 덜하고 좋았습니다.

 

갑판에 올라 주변 풍경을 돌아 봅니다. 매일 오전에 제주로 출발하는 또 다른 배인 퀸메리호도 보입니다. 2018년부터 운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자정에 가까운 시각, 목포의 야경이 여행의 설레임으로 다가옵니다. 멀리 목포대교도 보입니다. 이 초대형 선박도 저 다리 아래를 통과해서 제주로 갑니다.

 

출항을 앞둔 분주한 시간이지만 간판에서 바라보는 항구의 풍경은 고요하기만 합니다. 배 양측에 동글동글 매달려 있는 것은 가까이 가서 살펴보니 비상용 구명보트였습니다. 

 

1인실 내부로 들어 왔습니다. 두 사람이 있기에 충분했습니다.

 

작은 탁자와 의자, 거울이 있고 바로 옆으로 침대가 있는 형태입니다. 화장실과 욕실은 없었고요. 슬리퍼를 가져올까 했었는데 가져왔다면 조금 더 편하지 않았을까 싶었습니다.

 

1인실이었지만 TV도 있어서 간식을 먹으면서 둘이서 도란도란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도 있었습니다. 바로 옆 방의 1인실이 2층 침대고 저희는 1층이었지만 옆방의 소음이 들리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출입문 바깥에서 들리는 소음이 문제이기는 했습니다. 넓지는 않았지만 둘이서 한침대에 누워서 편안하게 잠을 자며 제주로 건너갈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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